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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닫은 학교, 취업난…어려운 살림에도 학원 지출은 ‘껑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팍팍한 살림살이에도 가계는 학원비 지출을 크게 늘렸다.

2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한 달 평균 14만9886원을 교육비로 썼다. 지난 1년 사이 31.1% 급증했다. 사교육비 지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다.

지난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이 오가고 있다. 뉴스1

지난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이 오가고 있다. 뉴스1

전체 가구는 학원ㆍ보습비로만 월평균 13만6966원을 지출했다. 전년 동기 대비 27.6% 증가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직전인 2019년 4분기(13만6357원) 수준을 회복했다. 학원ㆍ보습비 지출 대부분은 자녀(학생) 대상이다. 2분기 가구당 평균 학생 학원 교육비로 12만2842원을 지출했는데, 1년 전과 견줘 26.6% 증가했다.

학원발 집단 감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학원비 지출은 늘어나는 양상이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학원 대상 영업 금지 조치가 덜했던 영향이 크다.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시행되고 있는 수도권에서도 현재 학원은 밤 10시 이전까지 영업이 가능하다.

지역에 따라, 방역 상황에 따라 들쑥날쑥한 학교 운영이 학원 쏠림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장기간 이뤄지고 있는 온라인 원격 수업 탓에 학력 격차를 우려한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학원에 다시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에도 직장을 나가야 하는 부모가 많다는 점도 돌봄 공백에 따른 학원 의존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이 기간 정규 교육 지출도 학교 수업 재개 영향으로 42.4% 늘긴 했지만 금액 자체(2분기 8625원)가 크지 않다. 초ㆍ중ㆍ고 공교육 대부분이 무상으로 이뤄져 전체 총 교육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8%에 불과하다.

성인 대상 학원비 지출도 증가했다. 2분기 가구당 평균 1만4125원을 썼는데 전년 대비 37.9% 증가했다. 영업을 재개한 학원이 많았던 데다 코로나19로 취직이 어려워지며 어학, 공무원 시험, 각종 자격증, 직업 훈련 등 성인 대상 학원 수요도 덩달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에도 학원비 지출은 늘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코로나19에도 학원비 지출은 늘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코로나19 위기가 길어지며 가계 살림살이는 어려워졌다. 올 2분기 가구당 평균 소득은 428만7000원으로 0.7% 줄었다. 2분기를 기준으로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가계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힘든 상황이지만 교육비 지출은 도리어 늘리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위기 속에 주류 소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분기 가구는 술을 사는데 한 달 평균 1만6996원을 썼다. 1년 전과 비교해 7.2%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감염 위험 탓에 주점을 가지 않고 혼자 술을 즐기는 ‘혼술족’, 집에서 술을 마시는 ‘집술족’이 늘면서 주류 지출은 꾸준히 증가세다. 반면 2분기 담배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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