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GM, 전기차 볼트 2조 들여 리콜…LG, "원인 조사 후 일부 부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GM 쉐보레 전기차 볼트 EV에 적용된 LG에너지솔루션 고전압 배터리 이미지. 사진 GM

GM 쉐보레 전기차 볼트 EV에 적용된 LG에너지솔루션 고전압 배터리 이미지. 사진 GM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쉐보레 전기차 볼트(Bolt)에 대해 추가 리콜을 실시한다고 20일(현지시각) 밝혔다. 2020~2022년식 볼트 EV 7만3000대가 대상으로, 리콜 비용만 10억 달러(1조1830억원)로 예상된다. GM은 이미 2017~2019년 판매한 볼트 EV 6만9000여대에 대해서도 약 8억 달러(9460억원)를 들여 리콜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볼트 EV의 리콜 대상은 14만여대에 달하게 됐고, 18억달러(약2조1300억원)에 이르는 리콜비용 중 배터리를 공급한 LG의 분담금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GM-LG, "협력해 원인조사 중" 

GM은 이번 리콜를 두고 구체적인 사유를 공개하진 않았다. 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 LG는 GM과 협력해 원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LG측은 “고객사와 함께 리콜 조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GM,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3사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원인 조사의 결과에 따라 분담 비율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LG가 GM에 공급한 건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가 각각 배터리셀과 배터리모듈을 공급했다. 배터리모듈은 배터리셀을 외부 충격과 열·진동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일정하게 묶어 프레임 형태로 만든 배터리 조립체다. 전기차에는 배터리모듈을 결합해 만든 배터리팩이 장착된다. 향후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배터리 결함 원인을 확인하면 GM·LG에너지솔루션·LG전자 3자 간 리콜 비용 분담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미국 버몬트주에서 충전하던 GM 볼트 EV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전기차 전문지 일렉트렉(Electrek)에 따르면 이 차량은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진행된 소트프웨어 리콜을 끝냈다. 사진 일렉트렉

지난 7월 미국 버몬트주에서 충전하던 GM 볼트 EV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전기차 전문지 일렉트렉(Electrek)에 따르면 이 차량은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진행된 소트프웨어 리콜을 끝냈다. 사진 일렉트렉

LG, 리콜 충당금 다시 쌓아야

이에 앞서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0일, 2분기 실적 정정 공시를 통해 2346억원(LG전자)과 910억원(LG에너지솔루션)의 충당금을 각각 실적에 반영했다. GM이 발표한 2017~2019년 볼트 EV 판매분 6만9000여대에 대한 리콜 비용(약 8억 달러·9460억원)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GM은 이번에 발표한 볼트 EV 리콜까지 포함해 모두 18억 달러(2조1300억원)의 리콜 비용 중 상당 부분을 LG에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GM은 “LG에 리콜 비용 배상 약속을 받아낼 방침”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이에따라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올해 연말 기업공개(IPO)를 앞둔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리콜 지뢰밭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IPO 흥행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연말부터 현대 코나 일렉트릭(EV) 리콜(7000억원)을 진행 중이다. 이와 별도로 올해 상반기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를 교체하는 리콜(4000억원)을 실시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다시 수천 억원에서 조원대의 비용이 들어갈 수 있는 볼트 리콜 사태가 불거진 것이다. 결국 LG에너지 솔루션이 국내외에서 부담해야할 배터리 품질과 관련한 손실이 2조원을 넘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리콜 비용은 손실로 처리해야 하는 만큼 기업공개 과정에선 악재”라며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맞아 품질 관련 이슈를 최소화하는 게 배터리 기업 앞에 놓인 과제”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