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하‧김혜수‧최강희·심은경…한국 호러퀸 최강자는 [배우 언니]

22일 팟캐스트 '배우 언니'(https://www.joongang.co.kr/jpod/episode/649) 납량 특집에선 여름밤 '순삭'하는 6편의 한국 공포 영화 속 호러퀸 최강자들을 이야기합니다. [사진 배우 언니]

1999년 서울, 잔혹한 토막살인사건이 발생합니다. 첫 사체는 팔, 두 번째는 몸통이 없어진 채 발견되죠. 세 번째 희생자의 애인 채수연이 유일한 단서가 됩니다. 배우 심은하가 주연 맡아 한국형 하드고어 스릴러의 시작을 알린 영화 ‘텔 미 썸딩’(1999)입니다. 근친상간‧가정폭력‧동성애 등 당시론 파격 그 자체였던 영화에서 채수연이 감춰온 비밀은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죠.

[배우 언니] #납량 특집 한국 공포 언니 6 #원한 품은 소복 귀신의 진화 #한국형 안티 히어로의 맏언니들

'텔 미 썸딩' 심은하 [사진 시네마서비스]

평론서 『공포영화, 한국 사회의 거울』에서 영화 연구자 오세섭은 “여성 캐릭터 중심의 공포영화는 여귀(女鬼)의 전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썼습니다. 소복 입은 여자 귀신이 원한을 풀어달라며 나타나는 ‘월하의 공동묘지’식 복수극은 시대와 함께 진화하며 더욱 비정하고 적극적인 호러퀸들을 탄생시켰습니다.

젊은 식모를 데려온 남편으로 인해 ‘완벽한 가정’이 깨질지 모른다는 불안, 입시지옥과 부당체벌로 인한 10대들의 고통, 맹목적인 믿음이 빚어낸 슬프고 끔찍한 비극까지. 한국 공포영화 속 호러퀸들은 맨정신으론 못다 한 원한의 해결사였죠. 한국형 안티 히어로의 원조 격이라 할 만합니다. 감옥 같은 폭력과 욕망의 순환고리 속에서 끝내 벗어나지 못한 또 다른 그녀들은 존재 그 자체로 사회적 비극의 증거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영화 호러퀸 최강 맏언니는

팟캐스트 ‘배우 언니’가 22일 공개한 ‘납량 특집 여름밤 ‘순삭’ 한국 공포 언니 6’에선 한국영화 호러퀸 최강자들을 돌아봤습니다.

기묘한 배우 심은경을 발굴한 영화 ‘불신지옥’(2009)부터 김혜수가 180도 변신한 ‘분홍신’(2005), 그리운 배우 장진영의 지독한 아파트 공포 ‘소름’(2001), 여고 교사의 학생 성추행 장면이 귀신 점프 컷만큼 소름 끼친 ‘여고괴담’(1998), 심은하의 토막시체 퍼즐 추리극 ‘텔 미 썸딩’, 배우 고(故) 김영애의 끊어질 듯한 신경쇠약 연기가 돋보인 모던 클래식 ‘깊은 밤 갑자기’(1981)….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모은영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와 함께 한 사심 가득 담은 본격 수다 방송, 배우 언니 납량 특집은 중앙일보 플랫폼 J팟 ‘배우 언니’ 페이지(https://www.joongang.co.kr/jpod/episode/649)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써니' 이전에 ‘불신지옥’(사진) 심은경 있었다 [사진 쇼박스]

김혜수의 무한 변신 ‘분홍신’(사진) [사진 쇼박스]

다시없을 아파트 공포 ‘소름’(사진) 장진영 [사진 브에나비스타인터내셔널코리아]

한국형 안티 히어로 원조 ‘여고괴담’(사진) 김규리‧최강희‧이미연‧박진희... [사진 씨네2000]

토막시체 퍼즐 맞추기 ‘텔 미 썸딩’(사진) 하드고어 호러퀸 심은하 [사진 시네마서비스]

남편이 나비 대신 채집해온 열아홉 소녀, 그에 맞선 아내 ‘깊은 밤 갑자기’(사진) 김영애 [사진 한국영상자료원]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