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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광고’ 아버지의 친자식, 몰로코

중앙일보

입력 2021.08.21 16:25

팩플레터 95호, 2021. 05. 20 

Today's Interview
‘유튜브 광고’의 아버지가 키웠다, 유니콘 '몰로코'

안녕하세요, 여러분! 🙆
추천 광고가 나오면 눌러보는 편이세요? 광고는 무조건 싫다 쪽이신가요? 아니면, 취향 저격 광고는 즐기는 편이신가요?😆 오늘은 모바일 앱 개발사들에 돈 벌어다주는 광고 기술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기업)에 이른 스타트업 창업자와 인터뷰를 전해 드립니다. 안익진 몰로코 대표정원엽 기자가 만났습니다. 안 대표는 '트래픽만 많고 돈은 못 벌던' 유튜브를 기사회생시킨 주역이기도 합니다. 오늘 인터뷰엔 안 대표가 시장을 포착한 대목, 중소 앱개발사와 협업하는 그의 사명감 등 깊고 깊은 얘기가 담겨있습니다. 한번 보시죠!

팩플레터 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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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상상이 안되지만, 한때 유튜브는 돈 안 되는 서비스였다. 그런 유튜브를 환골탈태 시킨 건 추천광고 알고리즘🧬.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광고를 추천해주고, 보기 싫은 광고는 건너뛰게 만드는 기능을 추가한 덕에 유튜브는 연 197억달러(22조원, 2020년기준)짜리 비즈니스 플랫폼이 됐다.

유튜브 알고리즘을 만든 한국인이 있다. 어릴 적 스티브 잡스를 동경했던 그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97학번) 졸업 후 펜실베이니아대 석사,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박사를 거쳐 구글러가 됐다. 그러다 2013년 가을, 한창 성장하던 구글캠퍼스를 떠나 창업에 나선다. ‘실리콘밸리 스피릿’ 넘치는 이 개발자, 그래서 성공했을까.

올해 5월, 기업가치 1조원을 넘긴 몰로코(Moloco)의 창업자 안익진 대표의 이야기다. 지난 17일 잠깐 한국을 찾은 안 대표를 서울 신사역 근처 몰로코 한국 사무실에서 만났다.

창업의 시작_유튜브와 구글 

몰로코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술로 사용자에게 적합한 온라인 광고를 자동 집행하는 회사다. 광고를 태울 공간이 있는 회사, 거기다 광고하고 싶은 회사, 그 광고를 좋아할 소비자를 연결하는 게 몰로코다. 안 대표가 2013년 10월 오라클 출신의 박세혁 공동창업자와 함께 유튜브 본사가 있던 산마테오(현재 본사는 레드우드시티)에 설립했다.

왜 ‘온라인 광고’ 시장에 도전했나.
“한국의 판도라TV 기억하시는지? 세계 최초(2004년)의 동영상 공유사이트였다. 세계 최초였지만 수익화의 벽을 못 넘고 사라졌다. 유튜브에서 일하며 만들었던 광고모델과 광고기술이 기존 콘텐츠 시스템을 뒤엎고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걸 지켜봤다. 애드테크(ad-tech)가 플랫폼을 성장시키고 지속가능케 하는 핵심이란 걸 깨달았다.”

안 대표는 구글의 유튜브 인수(2006년 10월) 초기인 2008년 구글에 입사했다. 유튜브 수익화를 담당하며 머신러닝에 기반한 추천 광고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유튜브형 광고모델’의 아버지인 셈이다.

유튜브 광고 기술이 이렇게 세상을 바꿀 거라고, (설마) 예상했나.
“전혀. 그때는 유튜브가 다 죽게 생겼으니 어떻게든 살려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젠 유튜브가 구글 매출의 10% 이상(2021년 1분기 알파벳 매출 554억달러, 유튜브 매출 60억달러)을 책임지더라. 처음에 우리가 만든 알고리즘으로 광고를 팔아오라는데,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사용자가 보기 싫은 광고는 건너뛸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에 돈 내고 광고할 광고주가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로 보니, 광고 효과가 있었다. 그때부터 광고주들이 먼저 찾아왔다. 게다가 콘텐츠 제작자도 수익을 얻고, 플랫폼도 성장했다. 광고 프로그램의 혁신이었다.”

그런데 왜 구글을 나왔는지.
“유튜브 다음으로 구글 안드로이드 분석팀에서 일했는데, 모바일 시장서 ‘넥스트 유튜브’ 같은 플랫폼이 속속 생겼다. 사용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수익화 방법, 즉 광고 매출을 가진 플랫폼이 거의 없더라. 그때 ‘앞으로 모바일 기업을 위한 광고 엔진 기술이 꼭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창업을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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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나는 광고, 머신러닝이 바꿀까? 

자랑할만한 스펙에도 투자자들은 시큰둥했다. 임파서블푸드(대체육)나 화성 탐사 같은 ‘문샷(Moon Shot)’ 도전에 비해 ‘광고’ 기술은 평범 그 자체였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이미 정답을 찾은듯한(=시장을 장악할) 광고 시장에서 스타트업이 살아남을 수나 있을지 의심하는 시선이 많았다. 그렇지만 안 대표는 모바일 데이터를 활용하면 기술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몰로코의 경쟁력은 뭔가.
“글로벌 모바일 광고시장에서 90% 이상의 인벤토리에 광고를 내보낼 인프라를 갖췄다. 실시간으로 앱에 접근하는 사용자를 분석해 광고주에게 연결해 주는 기술(오픈 RTB·Real Time Bidding)이 핵심이다. 1초에 200만개 앱에서 광고 넣어달라는 요청이 오고 실시간으로 광고주와 연결한다. 현재 몰로코를 통해 광고를 파는 모바일앱은 550만개 이상, 몰로코를 통해 광고를 접하는 소비자는 매달 100억명 이상이다.”

소비자들은 광고를 '짜증나는 것'으로 여기는 편인데.
“지금은 사용자 데이터가 너무 많다보니, 적절히 잘 활용하는 게 더 중요해졌다. 한국 사람이라면 인터넷, 미디어 지면이 광고 때문에 얼마나 지저분했는지 알고 있을 거다. 잘못된 애드테크의 폐해다. 그렇다고 광고를 모두 없애야 하는 건 아니다. 좋은 광고 기술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발견(Discovery experience)하게 해주고, 플랫폼 기업의 성장 발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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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유니콘은 '브랜드'가 아니다 

올해 미국에선 한국인 창업자가 이끄는 스타트업들이 유니콘이 됐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기업용 채팅 응용프로그램(API)을 서비스하는 센드버드(Sendbird)와 헬스케어기업 눔(Noom), 그리고 몰로코가 주인공이다.

유니콘이 되고 보니, 어떤가.
“한 단계 성장했다고 인정받은 건 감사하지만 내실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실리콘밸리 출신’이라는 걸 브랜드처럼 쓰는 기업들도 많지만, 별 의미 없다. 비즈니스는 실력으로 승부해야 하고, 한국계 유니콘도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한다. 미국에서 창업해 유니콘이 된 이스라엘계 기업은 내가 아는 곳만 20곳 이상이다.”

매출은 어떤가.
“최근 3년간 약 2.7배씩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도 성장 속도가 좋다. 작년에 매출 2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목표는 5000억원이다. 무난히 달성할 걸로 본다. 흑자 전환한진 꽤 오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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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분기점을 꼽는다면.
“몰로코에 성장 가속도가 붙은 건 스타트업들과 일하면서였다. 대기업과 일하는 게 도움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는 달랐다. 스타트업 광고주들과는 일의 속도가 빨랐고, 성취감도 컸다. 국내에선 배달의 민족, 비트망고(퍼즐 게임 회사), 111%(게임 랜덤다이스 제작사), 메스프레소(AI 수학앱 콴다), 스푼라디오 같은 기업이 기억에 남는다. 초창기부터 함께 했고, 그들이 글로벌로 뻗어나가는 걸 보며 보람도 느꼈다.”

창업 후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사람들이 떠나고 팀이 흔들리던 때였다. 실리콘밸리 특성상 스페셜리스트는 보통 2년 정도 자기 분야만 맡아서 일하고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 야구로 치면 중간 계투, 마무리 투수가 각자 자기 일만 책임지는 식이다. 떠나는 걸 지켜보며 감정적으로 아쉽기도 했다. 지금은 조직이 안정됐고, 훌륭한 분들이 계속 합류하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 틱톡과 나란히 

광고는 성과가 숫자로 드러나는 시장이다. 제3의 기관이 주관하는 각종 광고 퍼포먼스 순위에서 몰로코는 2018년부터 구글애드, 페이스북, 스냅챗, 틱톡, 트위터, 애플 등 글로벌 플랫폼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세계 7위 광고 네트워크라고?
“맞다. 한국계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 공략법을 고민했는데 답은 숫자였다. 광고 성과는 정량적으로 측정되니, 숫자만 좋으면 상대를 설득하기 좋다. 2018년 정도부터 각종 광고 퍼포먼스 측정에서 글로벌 순위권에 들었다. 마케팅업계서 가장 공신력 있는 싱귤러 ROI인덱스에서 7위에 올랐다. 6위까지는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트릴리언 기업(조 단위 순이익, 매출 기업)이다. 그들과 우리의 가장 큰 차이는 파트너 고객사(앱)들과 우리가 가진 기술을 나눈다는 점이다.”

기술을 나눈다?
“광고는 데이터를 가진 쪽과, 기술을 가진 쪽이 함께 비즈니스하는 것이다. 둘 다 다가진 게 구글, 페이스북이다. 최근엔 아마존의 광고 비즈니스가 커졌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데이터는 갖고 있지만 머신러닝 기반 광고기술이 없다. 초창기 유튜브도 데이터만 있었을 뿐 기술이 없어 구글에 팔렸고, 같은 이유로 인스타그램도 페이스북에 팔릴 수 밖에 없었다. ‘데이터를 갖고서도, 살아 남으려면 플랫폼에 흡수되는 길밖에 없나?’ 이게 내 창업의 출발점이었고, 몰로코는 그 기술을 개발해 앱 개발사들과 나누고 있다.”

주고 받는 게 사업인데, 몰로코는 앱 데이터를 받는 건가.
“우리 투자자 중 일부도 ‘기술을 제공하니 고객사 데이터를 다 받아와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결론은 ‘아니다’였다. 고객사 핵심 데이터를 가져올 수도 없는 일이고, 우리의 머신러닝 기술을 플랫폼에 통째 내줄 수도 없다. 이 딜레마는 클라우드로 풀었다. 고객사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두고 보호하면서, 저희 기술을 클라우드 기반 모듈화해서 고객사의 환경에 맞출 수 있게 됐다. 넷플릭스가 잘 된다고 해서,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배 아파하진 않을 거다. 저희도 그런 기술 축으로서 세상에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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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의 미래_독점은 발전하지 못한다 

애플·구글이 고객 데이터수집 정책을 엄격히 바꿨다. 광고 시장엔 타격 아닌가.  
“사용자 개인정보 존중이란 대의에는 100% 동의한다. 하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애플은 데이터 수집 자체가 문제라고 하는데, 사용자 입장에서 보자. ‘내 유튜브 추천이 부정확해지고 나와 안 맞는 광고로 도배되는 게 좋은 경험이냐’고 되물을 수 있다. 데이터 자체보다, 소수의 플랫폼이 데이터를 독점하는 게 문제다.”

소수 플랫폼의 데이터 독점, 구체적으로 뭐가 걱정되나.  
“(돈 벌 수 있는) 광고 기술을 소수 회사만 쥐고 있고, 중소 플랫폼들이 이들 회사에 흡수되기 때문이다. 유튜브가 구글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면 프라이버시 문제는 줄어들 것이다. 구글 검색 결과가 유튜브까지 따라오니 문제가 된다. 플랫폼 거대화가 심해진 원인이다. 누군가가 (광고) 기술을 제공하지 않으면 거대 플랫폼에 작은 기업이 결합되는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다.”

국내에서도 플랫폼 기업의 스타트업 M&A가 늘었다.  
“한국에서도 작은 규모로 일어나고 있다. 명함 관리해주는 ‘리멤버’(드라마앤컴퍼니)도 독자적으로 잘 할 수 있었을텐데 (네이버에) 통합 되지 않았나. 그런 회사들에게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광고 기술을 전해주고, 지속가능한 플랫폼으로 클 수 있게 돕는 게 우리 일이다. 특정 플랫폼으로 데이터가 집중되지 않으면,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풀릴 수 있다.

광고 기반의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BM)이 종식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광고와 구독, 과금 등이 혼재된 하이브리드 모델이 대세가 될 것이다. 사용자마다 소비 방식에 차이가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쓰는데, 게임엔 전혀 결제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광고를 볼테니 서비스를 무료로 쓰겠다는 사람도 많다. 한동안은 넷플릭스형 구독모델이 답이라고들 했지만, 지금은 광고지원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동영상서비스업체(OTT)들이 요샌 ‘애드 서포티드 TV’(광고 시청 선택에 따라 가격이 할인되는 모델)를 강조하는 추세다. 광고 볼 때의 경험은 기술이 계속 개선할 수 있다.”

몰로코의 미래_기술 임팩트 

데이터를 가진 중소 플랫폼이 광고로 돈 벌게 하겠단 목표, 어디까지 이룬 건가.
“이제 시작이다. 이커머스, 딜리버리, 게임, 콘텐츠 등 버티컬 시장에서 데이터를 가진 모바일 플랫폼들이 구글·페이스북 같은 실리콘밸리 기업과 경쟁하려면 데이터 활용이 중요하다. 비즈니스 머신러닝이 해결할 영역이고, 몰로코는 광고에서 그걸 하고 있다. 광고 외에도 데이터에 기반한 각종 비즈니스 영역에 머신러닝을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세계 최대 광고기업인 구글, 페이스북과 경쟁햐야 하는데.
“머신러닝이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들고 돈을 벌게 되면 인력·팀·기술에 재투자하고, 점점 경쟁자보다 앞서게 된다. 이런 선순환을 구글·페이스북이 보여줬고, 아마존도 비슷한 전략을 이커머스에서 성공시켰다. 몰로코도 현재 회사의 1/4을 데이터 과학자와 머신러닝 엔지니어로 채우며 그런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 큰 기업과 비교해봐도 이 정도 기술팀을 가진 곳은 드물다.”

앞으로 목표는.
“성장 과정에서 2가지 목표를 잡았다. 하나는 모바일 퍼포먼스 광고 시장에서 세계 1위로 자리매김하는 것, 다른 하나의 목표는 머신러닝에 기반한 (또다른) 혁신적인 상품을 내놓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달성되는 시점이라면 상장(IPO)도 할 예정이다.”

한국의 스타트업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은 한국에서 사업한 스타트업 중에서도 10조원짜리 유니콘이 나온다. 실리콘밸리와 국내 차이는 줄었고, 한국의 투자환경도 좋아졌다. 하지만 기술에 대한 선도적 투자 측면에선 실리콘밸리가 앞서 있다. 한국에서도 선도적 기술 중심으로 다음 세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과감하게 이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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