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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는 무신 사업해?

중앙일보

입력 2021.08.21 15:35

업데이트 2021.09.01 18:53

팩플레터 85호, 2021. 04. 27

Today's Topic 무신사는 무신 사업해?

팩플레터 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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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팩플레터 박수련입니다. 지난주에 ‘유니콘 실적분석 1, 2탄’ 재밌게 보셨나요? 팩플 구독자님들께 ‘궁금한 유니콘’을 하나만 꼽아달라고 했더니, 1위가 무신사(59.2%)였습니다. 국내 최대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죠. 마침 지난달 무신사 기업가치가 2.5조원을 찍었단 소식이 있었습니다. 다음달엔 서울 홍대입구역 쪽에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도 연다고 하고요.

무신사가 궁금한 건 벤처투자업계도 마찬가지인가 봐요. 몇 달 전에 만난 한 투자자가 이런 얘길 하더라구요. ‘무신사의 실체가 궁금한데, 검증할 만한 정보가 별로 없더라.’ 그도 그럴 것이, 무신사 창업자는 기업의 비전과 전략을 소개하는 인터뷰도 거의 안 했습니다. 플랫폼보단 입점 브랜드를 앞세우겠다는 취지라는데… 글쎄요.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공청회에서도 무신사가 언급될 만큼, 지켜보는 눈이 이제 많아졌습니다. 무신사는 어떤 기업인지, 리스크는 무엇인지 오늘 레터에서 저희와 함께 살펴보시죠. 김정민・심서현 기자가 꼼꼼히 분석했습니다. 오늘도 팩플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 목차
1. 버티컬 커머스, 이게 무신 소리?

2. 커뮤니티 커머스, 이건 또 무신 소리?
3. 그래서 무신사는 무신 사업하는데?
4. 무신사의 독주, 무신 비결?
5. 왜 무신사랑 해?
6. 규제, 소송은 무신 소리야?

1. 버티컬 커머스, 이게 무신 소리?

유니콘 기업 무신사가 올해 3월 1300억원을 추가 투자받으며 기업가치 2조 5000억원을 인정받았다. 5700개 브랜드가 입점한 ‘패션 버티컬 커머스’ 무신사,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걸까.

패션 버티컬 대장 : 국내 온라인 유통은 3세대로 나뉜다. 네이버·쿠팡 등 가격 경쟁 위주의 1세대 코모디티(Commodity), 컬리·쓱 같이 식품·신선배송의 2세대 그로서리(Grocery), 패션·뷰티 같은 분야를 좁고 깊게 파는 3세대 버티컬(Vertical). 버티컬 커머스는 ‘많은 브랜드’를 다루면서도 ‘일관된 스타일’을 판다는 특징이 있다(김연희 BCG 아태 유통부문 대표). 그 대표 주자가 바로 무신사.

거래액 1.2조, 잘나가네 : 지난해 매출 3319억원, 영업이익 456억원. 거래액은 1조 2000억원으로, 5년 전(2016년 1990억원)의 6배. 월 평균 400만 명이 무신사를 찾는다.

점유율 2%, 아직 배고프다 : 무신사는 “50조 규모 국내 패션시장에서 우리 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는 입장. 해외 진출보다는 국내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 높이겠다는 목표다. 그래서 여성 패션도 시작. 2016년 여성 패션 브랜드 ‘우신사’를 론칭해 여성 사용자 비중을 전체의 40%까지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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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커뮤니티 커머스, 이건 또 무신 소리?

버티컬, 한우물만 판다고 성공하는 건 아니다. 버티컬 커머스엔 ‘사용자 커뮤니티’가 필수. 소비자가 오래 머물며 놀고 싶은 커뮤니티 플랫폼이라면, 커머스를 붙이기 딱 좋다. 마침, 무신사의 태생은 패피들의 커뮤니티다.

자발적 커뮤니티의 힘 : 무신사는 2001년 고3 학생이던 조만호(현재 무신사 대표)가 만든 프리챌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 많은 곳’에서 시작했다. 2005년 패션 웹진 ‘무신사 매거진’이 됐고, 물건도 파는 ‘스토어’는 2009년 시작했다. 先커뮤니티, 後커머스.

1020 놀이터 : 800만 무신사 회원 중 70%는 30세 미만, 90%는 40세 미만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무신사와 함께 자란 ‘무신사 키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버티컬 플랫폼은 물건 사러 가는 곳(구매 전 탐색)이 아니라, 취향 맞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트렌드를 확인하러 가는 곳(지속적 탐색)이 되고 있다”며 “젊은 소비자들은 온라인 여론을 주도하며 다른 세대의 구매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구매력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피드백은 곧 사업기회 : 소비자 참여가 활발한 커뮤니티에서는 ‘피와 살이 되는’ 피드백이 나온다. 최근 무신사에 1300억원을 넣은 세콰이어캐피탈과 IMM인베스트먼트는 투자 이유로 ①여성 패션 분야 성장 ②한정판 스니커즈 전용 앱(솔드아웃), ③고가 클래식 브랜드 판매(셀렉트) 등을 꼽았다고. 그런데 이 셋 모두 CS 요청 등 무신사 사용자들이 낸 의견에서 시작됐다.

👥 커뮤니티 커머스, 가격 대신 취향💕
● 커뮤니티의 힘은 아이디어스(수공예품), 마이리얼트립(여행), 오늘의집(인테리어) 등 다른 버티컬 커머스의 성장 동력이기도 했다. 3개사 모두 코로나 와중에도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아이디어스 300억원(지난해 6월 유치, 누적 510억원), 마이리얼트립 432억원(지난해 7월, 누적 824억원), 오늘의집 770억원(지난해 11월, 누적 880억원).

● 버티컬 커머스에 투자한 벤처투자사 임원은 “이곳의 소비자들은 다른 유저의 사진과 콘텐츠를 구경하며 오래 머무는 패턴을 보인다”며 “가격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상품과 취향을 파는 커뮤니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 그래서 무신사는 무신 사업하는데?

패션 커머스를 표방하는 곳은 많지만 사업모델은 미묘하게 다르다. 대표적인 두 곳 무신사와 지그재그를 비교해보자. 무신사가 백화점 편집숍 같은 ‘프리미엄 취향’을 강조한다면, 지그재그는 AI가 사용자 취향에 맞게 추천해주는 ‘기술’을 강조한다. 비즈니스 모델도 여기서 갈린다.

입점 수수료 vs 광고 : 무신사는 입점사에 물류・마케팅 전반을 지원한다. 입점 브랜드가 신상을 내놓으면 온・오프라인에 떠들썩하게 광고하고, 브랜드 베스트셀러를 파악해 기획전을 열어주는 식. 그 대가로 무신사가 입점 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율은 20% 중후반대. 지난해 무신사 전체 매출 중 37%(1228억원)가 이 수수료 수입. 무신사는 물건을 직매입해 직접 팔기도 하지만, 이 비중은 공개하지 않는다.

반면, 카카오가 인수하는 지그재그는 전국 패션 소호몰 4000여곳의 상품을 모아 사용자에게 맞춤형 추천해주는 게 핵심. 돈은 주로 앱 내 광고로 번다. 입점사 수수료는 소비자가 지그재그의 결제시스템(Z결제)을 쓰는 경우에만 결제액의 5.5%(PG사 수수료 포함)를 수수료로 뗀다고. 지그재그 전체 거래액(2020년 약 7500억원)의 80%는 Z결제로 이뤄진다.

내복도 만드는 무신사 PB : 무신사의 100% 자회사인 ‘위클리웨어’가 슬랙스, 블레이저 같은 기본 의류를 ‘무신사 스탠다드’라는 자체브랜드(PB)로 생산해 무신사에서 판다. 위클리웨어의 지난해 매출은 1100억원, 2019년 대비 76% 증가했다.

패션VC 두고 투자도 : 무신사의 종속기업 중에는 투자자문사 무신사파트너스(2018년 설립)가 있다. 입점사에 물류, 고객대응, 경영 컨설팅, 상품군 확대, 법률 자문 등을 지원한다. 안다르, 앤더슨벨, 내셔널지오그래픽 같은 브랜드에 투자도 한다. 일종의 ‘패션 벤처캐피탈(VC)’인 셈. 지난해에는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100억원 규모의 뷰티·패션 펀드도 결성했다(무신사가 51% 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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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무신사의 독주, 무신 비결?

여성 패션 커머스는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 등 여러 주자가 있지만 남성 패션은 ‘무신사 독주 체제’다. 무신사의 월사용자(MAU)는 400만 명으로, 29CM(240만)나 W컨셉(30만)을 압도한다. 비결이 뭔지 살펴보니.

덕후의 사업 : ‘스트릿 패션 덕후’였던 조만호 대표. 그는 디자이너 개성이 담긴 개인 브랜드를 선호했고, 강남 가로수길을 돌며 ‘일반인 패피’들의 스냅사진을 찍었다. 사진들은 무신사를 패션 커뮤니티로 만든 ‘무신사 매거진’의 기반이 됐다. 이름난 디자이너들도 대기업에 흡수되고 ‘인터넷 쇼핑’은 이름없는 동대문 물건 취급받던 2000년대, 무신사는 다른 길을 택했다.

루키들의 무대 :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과 함께 컸다. 글로벌 MZ들의 브랜드가 된 앤더슨벨을 비롯해 커버낫(연 매출 600억원), 디스이즈네버댓(연 매출 200억원), 쿠어(연 매출 120억원) 등이 무신사와 함께 큰 시그니처 브랜드.

무신사x브랜드 전략 : 무신사가 ‘디자이너 브랜드’에 집중한 건 수익성을 끌어올린 공신으로 꼽힌다. 보통 동대문 옷을 온라인서 파는 사업은 마진이 박한 편. 생산・유통비용이 판매가의 70~80% 선이다. 그러나 무신사가 전략적으로 키운 디자이너 브랜드는 ‘부르는 게 값’. 가격보단 가치로 어필해 소비자 선택을 끌어낸단 의미. 한 VC업계 관계자는 “오리지널 브랜드는 디자인・생산・유통을 브랜드가 통제할 수 있어, 마진율이 높은 편”이라며 “동대문 기반인 다른 커머스 플랫폼과 무신사의 수익률은 출발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5. 왜 무신사랑 해?

‘다 무신사랑 해.’ 2021년 무신사가 내건 슬로건이다. ①고객이 찾는 아이템, 스타일, 브랜드가 무신사에 다 있고 ② 협업하겠다는 파트너가 넘치는 기업이라는, 자신감의 표출이다.

“마케팅? 도와줄게” : 무신사 직원 500명 중 절반 이상(55%)이 콘텐츠와 마케팅에 매달려 있다. 이들이 무신사에 입점한 5700개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와 ‘스토리’를 살리는 데 집중하고 해외 진출까지 지원한다고, 무신사는 설명한다. 영상 마케팅을 위해 패션 전문 MCN ‘오리지널랩’도 만들었다.

“다른 데? 갈 필요 없지” : 무신사의 과거 슬로건은 ‘다 여기서 사’(2019년)였다. 거래액이 1조원을 돌파하자 ‘Buying(여기서 사)’을 ‘Doing(무신사랑 해)’으로 바꿨다. 쇼핑뿐 아니라, 패션의 모든 것을 ‘즐기는’ 공간이라는 의미. 전국 15~49세 남녀 소비자 1300여명을 조사했더니, 33%는 무신사를 ‘다른 곳에서 구매할 수 없는 제품과 브랜드가 있는 곳’으로 평가했다고. (패션 트렌드 리포트 2020, 시장조사기관 오픈서베이)

무신사Only 패션 : 유행에 민감한 1020이 찾는 플랫폼이다보니, 폴로 랄프 로렌이나 이자벨 마랑 같은 해외 유명 브랜드도 무신사와 손 잡는다. 지금까지 아디다스, 컨버스, 폴로 랄프 로렌, 이자벨마랑, 준지 등이 ‘무신사 에디션’(무신사에서만 파는 한정 상품)을 내놨다.

무신사Only 재미 : 이색 콜라보도 활발. 2019년 진로와 만든 ‘참이슬 백팩(400개 한정)’을 시작으로, 매일우유X본챔스, 쿠키런X이벳필드 등 이종산업과 무신사 입점 브랜드의 협업을 주선했다. 올해는 배스킨라빈스 등 파트너사와 쿠폰을 교환하는 ‘물물교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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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규제, 소송은 무신 소리야?

온라인 플랫폼 갑질 논란, ‘갑’ 무신사도 도마에 올랐다. 이와 별개의 소송도 2건 진행 중.

‘무료배송’ 강제? : 국회 정무위원회는 네이버·쿠팡 같은 대형 플랫폼의 갑질을 예방하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만들려는 중이다. 그런데 지난 4월 22일 정무위가 개최한 공청회에서 무신사가 언급됐다. 진술인으로 나온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부장은 “M사가 (입점한) 디자이너들에게 무료배송 정책을 강제한다”며 “디자이너 개인이 회사에 대응할 수 없으니, 입점사 단체를 만들어 회사와 거래조건을 협의할 수 있도록(단체구성권) 법에 넣어달라”고 요구했다. M사는 무신사. 단체구성권은 현재 정부 법안에는 없고,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의안에는 포함돼 있다.

👉무신사 입장은 : “전 상품 국내 무료배송은 2009년 커머스사업 시작 때부터 유지한 정책이다. 이 정책에 동의한 브랜드들이 무신사에 입점한다. 대신, 무신사는 판매단가가 낮은 상품의 배송비를 입점사에 지원하거나, 할인행사 시 (무신사 몫의)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입점사 부담을 낮추는 데 노력하고 있다.”

카피캣 논란? : 2018년부터 한정판 스니커즈 앱 ‘쏠닷’을 운영 중인 스타트업 퓨처웍스는 “무신사가 우리 앱을 베꼈다”며 지난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무신사가 지난해 출시한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앱 ‘솔드아웃’을 문제 삼았다. 퓨처웍스는 “무신사가 투자하겠다며 연락해 와서 사업 아이디어를 제공했는데, 투자는 않고 몇 달 뒤 유사 앱을 내놓았다”고 주장한다.

👉무신사 입장은 : “직영 스니커즈 거래 앱을 할지말지 결정하기 전에, 투자 및 협업 기회를 열어놓고 여러 사업자들과 미팅을 했다. 솔드아웃의 UI와 서비스 흐름(Flow)은 쏠닷과 완전히 다르다. 쏠닷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주장하고 있어 소송을 통해 명확히 대응할 예정이다.”

● 사진 무단사용 논란은 또 무엇? : 뉴스1, 뉴스엔 등 6개 언론사*는 지난해 8월 조만호 대표와 무신사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언론사가 저작권을 보유한 연예인 사진 1200여건을 무신사가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것.

👉무신사 입장은 : “언론사로부터 내용증명을 받기 두 달 전에 해당 게시판 운영을 중단했다. 수사기관에 소명 자료를 제출했고,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6개 언론사 중에 일간스포츠 운영사인 ‘중앙일보플러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앙일보플러스는 팩플팀이 소속된 중앙미디어그룹의 자회사입니다. 투명성을 위해 알려드립니다. 뉴스레터 내용은 이와 무관하게 취재 및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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