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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만 신는다고? NO, 국내외 '품절' 부른 이 신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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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대한민국은 '메듀즈'를 산 사람과 못 산 사람으로 나뉜다. 국내 쇼핑몰은 물론 직구 사이트까지 '품절 대란'을 만들어낸 젤리슈즈다. 가격도 3만원대로 저렴한 편. 솜사탕보다 더 달콤한 캔디의 색감과 요즘 감각의 디자인, 100% 재활용되는 소재를 사용해 지속 가능함까지 담아냈다. '비 오는 날 신는 신발'이란 고정관념을 깨고, '신고 싶다'는 욕망을 자극하고 있는 메듀즈 젤리슈즈를 소개한다.  

[민지리뷰] #메듀즈 젤리슈즈

메듀즈 젤리슈즈. 이들의 쨍한 컬러감은 포인트 아이템으로 안성맞춤이다. 색이 너무 다양해 고르는 데만 한참 걸린다. [사진 박세미, 메듀즈 공식홈페이지]

메듀즈 젤리슈즈. 이들의 쨍한 컬러감은 포인트 아이템으로 안성맞춤이다. 색이 너무 다양해 고르는 데만 한참 걸린다. [사진 박세미, 메듀즈 공식홈페이지]

어떤 신발인지 소개해주세요.

메듀즈는 1946년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브랜드랍니다. 최초로 플라스틱 샌들을 만든 브랜드라고 하니 젤리슈즈의 시초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당시 세계 2차대전으로 가죽이 부족해 새로운 소재인 플라스틱으로 신발을 만들어 본 것이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이후엔 프랑스인들의 해변용 신발로 인기를 얻었고요. 100% 재활용이 가능한 프탈레이트가 없는 PVC 소재로 만드는데, 질감이 부드러워 착화감이 좋아요. 올 초까지만 해도 인기가 높아 국내에선 사기 힘들어 직구하는 사람도 많았어요. 최근엔 국내 쇼핑몰에 가끔 재고가 풀리고 있어요.

이 아이템에 꽂힌 이유는요.

올여름 젤리슈즈가 유행할 거라는 패션 뉴스를 들었어요. 처음엔 별로 감흥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커뮤니티에서도 메듀즈 젤리슈즈가 봄부터 화제였어요. 이미 국내에선 품절이고 해외 사이트도 다 품절인 걸 확인하니 실감 나더군요. 그때부터 메듀즈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어떤 이유로 이렇게 사람들이 열광할까도 궁금했어요. 1990년대~2000년대 패션 트렌드가 다시 돌아오며 MZ세대의 어릴 적 향수를 자극하는 젤리슈즈에 눈을 돌리게 된 거라고 해요. 다만 더 세련되고, 실용적인 트렌드가 반영된 요즘 감각의 젤리슈즈로 돌아온 거죠. 인기라고 하니 갑자기 더 예뻐 보이더라니까요. 또 이런 피셔맨(어부) 샌들이 필요하기도 했어요. 지난해 장마를 겪으며 비를 맞아도 되고 발도 편한 신발을 찾고 있었거든요.

1940년대 플라스틱 샌들을 만든 프랑스 '메듀즈'에서 내놓은 젤리슈즈는 올해 유행의 정점에 선 아이템이다. 3주에 걸친 조사와 기다림 끝에 어렵게 구입할 수 있었다. [사진 박세미]

1940년대 플라스틱 샌들을 만든 프랑스 '메듀즈'에서 내놓은 젤리슈즈는 올해 유행의 정점에 선 아이템이다. 3주에 걸친 조사와 기다림 끝에 어렵게 구입할 수 있었다. [사진 박세미]

젤리슈즈 브랜드 중 왜 메듀즈인가요.

편도 20분을 걸어서 출퇴근해요. 지난해엔 여름 내내 비가 왔잖아요. 그때 장마용 신발이 하나도 없었어요. 폭우에 운동화가 쫄딱 젖어 많이 고생했어요. 장화를 하나 살까 싶다가도 장마가 금방 끝날 것 같아 버티다가 여름 내내 발이 젖은 채로 다닌 슬픈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올해엔 봄부터 작정하고 장화와 장마 대비 샌들을 장만했어요. '헌터' 부츠를 사고, '솔트워터'의 물에 젖어도 되는 가죽 샌들을 샀어요. '발렌티노'의 젤리슈즈도 큰마음 먹고 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메듀즈 젤리슈즈를 신발장에 들였어요. 올해 산 신발 중 가장 실용적이고 편해서 꼭 소개하고 싶었어요.

장마용 신발만 여러 개 마련했군요. 장단점이 있나요.

장마용 신발은 보기에도 시원하고 예쁘면서 비가 와도 끄떡없어야 했어요. 부츠는 완벽하게 비를 막아주지만 비가 그치거나 비가 적게 내리는 날 신으면 민망한 구석이 있어요. 신고 있으면 습기가 차기도 하고요. 가죽으로 된 솔트워터는 부드러워요. 물에 젖어도 되는 가죽이라 바닷가에서 신어도 될 정도예요. 하지만 밑창이 얇아서 비가 조금만 와도 물이 안으로 들어와요. 신발이 다 젖으면 마를 때까지 축축한 게 단점이에요. 발이 다 젖는 건 싫어서 비가 많이 오면 안 신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젤리슈즈를 선택했죠. 발렌티노 젤리슈즈는 오직 ‘예쁨’에 올인한 신발이에요. 재질이 딱딱해 구두와는 다른 느낌으로 발가락과 발목이 아파요. 다른 사람들의 후기에 '플라스틱이 끊어질 수도 있다'며 '비 오는 날엔 절대 신지 말라'는 말도 있었어요. 세상에 젤리슈즈를 비 오는 날 빼면 언제 신죠? 반면 메듀즈는 재질이 말랑말랑해서 너무 편해요. 굽도 살짝 있고 발가락을 가려주는 디자인이라 발이 덜 젖어요. 착화감이 약간 화장실 슬리퍼 같긴 하지만 발이 축축하게 젖을 일도 없고 오후에 비가 그쳐도 샌들을 신은 것처럼 가볍게 다닐 수 있어서 매우 만족해요.

지난해 장마용 신발이 없어서 고민한 경험이 있어 올해 초부터 장마철을 대비한 신발을 여러 켤레 구입했다. 부츠부터 샌들까지 총 네 켤레의 신발을 샀지만 가장 만족한 것은 메듀즈 젤리슈즈다. [사진 박세미]

지난해 장마용 신발이 없어서 고민한 경험이 있어 올해 초부터 장마철을 대비한 신발을 여러 켤레 구입했다. 부츠부터 샌들까지 총 네 켤레의 신발을 샀지만 가장 만족한 것은 메듀즈 젤리슈즈다. [사진 박세미]

비 오지 않는 날의 신발로는 어떤가요.

평소에 그냥 신으면 피셔맨 샌들을 신은 것처럼 독특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어요. 특유의 광택도 블랙 컬러의 경우 크게 드러나지 않아서 자세히 봐야 젤리슈즈인지 알 수 있을 정도죠. 다만 많이 습한 날은 발에 달라붙는 느낌이 들어 조금 불편할 수 있어요. 그리고 실내에선 화장실 슬리퍼를 신은듯한 꾹꾹이 소리가 난다는 점에 유의하셔야 해요.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모델들이 양말을 신은 채 메듀즈를 신고 있는 사진이 많아요. 포인트 양말을 신고, 화려한 컬러의 메듀스를 매칭하면 귀여운 스타일이 완성됩니다.

재활용되는 신발이란 점이 눈에 띄네요.

처음에는 플라스틱 재질이라 환경에 안 좋은 거 아닌가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100% 재활용이 가능한 무염소 플라스틱을 사용했다더군요. 지속 가능성을 가치를 두고 소비하는 MZ세대에게 딱 어필하기 좋은 점이었어요. 심지어 예쁘기까지 하니 ‘품절 대란’의 이유가 와 닿더라고요. 저렴하다고 색별로 여러 켤레를 사는 건 낭비지만 하나 정도 있으면 여러모로 좋은 신발입니다. 신발장 안에 비 올 때 신을 신발을 남겨놓으라고 하면 메듀즈는 필수에요.

비오는 날에만 신을 필요는 없다. 청바지 차림에 강렬한 색의 샌들은 전체 스타일을 살려주는 포인트 아이템으로 손색없다. [사진 박세미, 메듀즈 공식홈페이지]

비오는 날에만 신을 필요는 없다. 청바지 차림에 강렬한 색의 샌들은 전체 스타일을 살려주는 포인트 아이템으로 손색없다. [사진 박세미, 메듀즈 공식홈페이지]

메듀즈가 올여름 내놓은 한정판 가죽 샌들. 베지터블 태닝 가죽으로 기존의 젤리슈즈와 꼭 닮은 샌들을 선보였다. 귀여운 양말을 샌들과 함께 신은 모델의 모습은 젤리슈즈에도 적용해볼만한 스타일링이다. [사진 박세미, 메듀즈 공식홈페이지]

메듀즈가 올여름 내놓은 한정판 가죽 샌들. 베지터블 태닝 가죽으로 기존의 젤리슈즈와 꼭 닮은 샌들을 선보였다. 귀여운 양말을 샌들과 함께 신은 모델의 모습은 젤리슈즈에도 적용해볼만한 스타일링이다. [사진 박세미, 메듀즈 공식홈페이지]

또 다른 장점은요. 

가성비요. 직구로 많이 산다기에 비싼 신발일 줄 알았는데, 40만 원대의 발렌티노 젤리슈즈나 10만 원대의 헌터 부츠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해요. 심지어 4만 원대 솔트워터 샌들보다도 싸요. 가성비에서는 따라올 신발이 없어요. 내 경우엔 3주 정도 찾아보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 입고 알림을 받고 샀어요. 정가는 3만8000원인데, 쿠폰 등을 사용해 3만2900원에 '득템'했습니다. 판매처별 할인 쿠폰을 잘 활용하면 돈을 더 아낄 수 있어요. 직구를 했을 때 현지 판매가는 18유로(약 2만4000원)로 좀 더 싸요. 하지만 번거롭고 배송도 오래 걸리니 국내 쇼핑몰에서 사는 것을 추천해요.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몇 점 주겠어요.

8점입니다. 비 올 때 신을 신발을 찾던 여정의 마지막 신발로서 꽤 만족스러워요. 비가 안 오는 날 신기에도 예쁘고, 트렌디해 보이고도 하고요. 저는 페디큐어를 하지 않는데 발가락을 가려주는 점도 좋아요. 감점 포인트는 새 신발이라 그런지 버클 부분이 복숭아뼈에 닿는 게 약간 거슬려요. 버클 디자인도 좀 아쉽고요.

메듀즈 젤리슈즈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버클이다. 신발과 다른 재질과 컬러의 버클을 사용한 탓에 눈에 띈다. 약해서 금세 끊어질 듯하다. [사진 박세미]

메듀즈 젤리슈즈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버클이다. 신발과 다른 재질과 컬러의 버클을 사용한 탓에 눈에 띈다. 약해서 금세 끊어질 듯하다. [사진 박세미]

버클 디자인이 어떤데요.

신발 컬러와 다르게 버클은 불투명한 흰색의 플라스틱을 사용했어요. 보자마자 어딘가에서 많이 볼 법한 저렴한 플라스틱이 떠올랐어요. 부러질 것처럼 튼튼해 보이지도 않고요. 이 버클도 신발 컬러와 맞추고 더 견고한 재질을 사용하면 더 완벽할 것 같아요. 비싸지 않은 신발이지만 이 부분이 신발을 더 저렴하게 보이게 만들어요.

어떤 사람에게 요긴할까요.

비 오는 날 스타일링도 포기할 수 없고, 젖는 것도 싫은데 또 오래 걷기까지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메듀즈가 신세계를 열어줄 겁니다. 젤리슈즈 유행에 살짝 올라타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해요. 온 가족이 커플로 신을 신발을 찾는다면 메듀즈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세요. 여성은 물론 남성, 키즈 라인까지 있고 디자인과 컬러도 다양해요. 여러 개를 묶어서 살 경우엔 배송비가 그만큼 절감되니 직구도 나쁘지 않을 거예요.

민지리뷰는...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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