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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결정적 순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팩플레터 54호,  2021.01.29. 

안녕하세요. 미래를 검증하는 팩플입니다.
오우, 다시 추워졌어요.. 부디 건강 조심하셔요.💪 💌 팩플_Reply 설문 결과를 보기 전에, 심서현 기자의 후기를 나눠봅니다.

지난 레터에서는 미국 행정권력 이양기에 벌어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페이스북 계정 정지 사건을 살펴봤는데요. 저는 여기서 트위터와 페이스북 CEO의 리더십 특성이 엿보여 흥미로웠습니다.

트위터가 트럼프 계정을 영구 정지한 결정은, 지난 레터에서 말씀드린 대로 최고법률책임자(CLO) 비자야 가데가 내렸다고 합니다. CEO인 잭 도시는 평소대로(...) 남태평양의 개인 섬에서 재택근무(...)를 하다가, 가데의 다급한 전화로 상황 설명을 듣고 설득을 당했다고 하죠. CLO 가데의 존재감이 돋보입니다.

페이스북의 상황은 또 조금 다릅니다. 지난 21일 페북 공홈의 공지글처럼, 지금 페북의 '감독위원회'는 트럼프 계정을 계속 정지할지 논의하고 있어요. 외부인으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중요한 일에 대해 페북의 콘텐츠 정책을 감독합니다. 자말 그린 위원장(콜럼비아대 교수)의 인터뷰에 보면, 위원회가 페북의 초기 결정에 관여한 건 아니에요. 모든 결정은 당연히 페북이 하고, 이번 트럼프 건처럼 논란이 되는 일에 대해 페북이 요청을 하면, 해당 사안에 대해 결정권을 넘겨받죠. 만약 페북의 현재 정책이 틀렸다고 판단하면 수정 제안을 하고요.

이 위원회가 작년에 생긴 건 페북의 콘텐츠 관리에 대한 문제제기에 더해, 저커버그가 너무 많은 힘을 가졌다는 지적이 그간 회사 안팎에서 계속 나왔기 때문입니다.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셰릴 샌드버그의 존재감도 예전같지 않다, 저커버그 1인 독주다, 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죠.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구조가 달라서이기도 해요. 페이스북은 차등의결권 주식이 있어서 회사가 커져도 저커버그의 경영권 걱정이 없는 반면, 트위터는 도시의 지위가 탄탄하지 않거든요(차등의결권 X). 물론 여기에는 잭 도시가 비트코인 사업에 빠져... 트위터에 집중하지 않는 것 같다는 투자자들의 불만도 있습니다.

거대 소셜미디어 두 기업의 전혀 다른 리더십-위임(혹은 그냥 귀찮?) or 꼼꼼(혹은 그냥 독재?)-이 드러난 거 같아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CEO는 실적으로 말해야죠. 장기적으로 어느 편이 회사의 가치를 만든 리더십으로 평가받을지 궁금합니다.

자, 이제 설문 결과를 보러 가시죠. :-)



SNS나 유튜브에 올라오는 콘텐츠를 '플랫폼 기업'이 책임져야(혹은 관리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팩플레터 53호에서 질문 드렸죠.

팩플레터 54호

팩플레터 54호

응답자 중 78.2%는 '책임져야 한다'고 답하셨습니다.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응답하신 분들은 21.8%였습니다.

먼저, 플랫폼 기업이 올라오는 콘텐츠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응답한 분들의 이유를 볼게요.

팩플레터 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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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선택하신 이유는 '콘텐츠 덕분에 이익을 봤다면 책임도 져야'(62.2%)였습니다. 거기 올라오는 콘텐츠를 소셜미디어가 돈 받고 파는 건 아니지만, 그 콘텐츠를 보러 많은 이들이 플랫폼에 오갈수록 소셜미디어가 돈을 벌게 되는 구조인 건 사실입니다.

'혐오·차별 콘텐츠 유통을 막으려면 플랫폼이 개입하는 게 효과적'(46.9%)과 '플랫폼 때문에 가짜뉴스와 여론조작의 위험성이 커졌으니까'(45.9%) 라는 이유가 그 다음으로 많은 선택을 받았습니다.  이건 소셜 플랫폼이 가진 힘에 주목한 입장으로 보입니다. 그들이 가진 힘을 직시하고, 그 힘을 적절한 개입에 사용하라는 뜻이겠지요.

'국회·정부가 콘텐츠에 직접 개입하는 것보다는 나아서'(16.3%)라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은 선택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플랫폼이 책임질 일이 아니다'고 답하신 분들의 이유를 살펴볼까요.

팩플레터 54호

팩플레터 54호

'플랫폼이 자의적으로 콘텐츠를 검열할 수 있어서'(78.6%)라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은 선택을 받았습니다. 플랫폼에 책임을 물으려다가, 도리어 더 큰 검열 권력을 안길 수 있다는 우려겠지요.

'사기업인 플랫폼 기업에 콘텐츠 내용 책임까지 묻는 건 지나쳐서'(50.0%), '표현의 자유는 어떤 경우에도 보장되어야 하니까'(46.4%)가 비슷한 비율로 뒤를 이었습니다.

'국회·정부 등 국민이 택한 공권력이 직접 규제하는 게 더 민주적'(17.9%)이라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많은 선택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추가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넘어가 볼까요.

현재 21대 국회에 발의돼 있는 국내 법안에 대한 의견을 여쭈었는데요. 가짜뉴스가 유통되는데 모니터링해 삭제하지 않으면 플랫폼에 과태료를 매기는 등 처벌하겠다는 내용의 법안입니다.

팩플레터 54호

팩플레터 54호

여기에 대해서는 61.3%가 '찬성', 38.7%가 '반대' 하셨습니다. 6:4로 찬성 비율이 더 높지만, 처음에 질문 드린 '플랫폼 기업의 유통되는 콘텐츠에 대한 책임'에 대한 찬반 비율 (8:2)과는 차이를 보입니다. '책임이 있다'는 건 동의하지만, '책임을 법으로 묻는다'에는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계시다는 의미겠지요.



설문 결과, 오늘도 흥미로우셨나요? 😀
팩플레터는 이렇게 운영되고 있어요.
💌화요일, 이슈견적서 FACTPL_Explain이 담긴 레터를 발송합니다.
💌금요일, 그 주 레터의 설문 결과를 언박싱한 레터를 보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