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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스포티파이로 갈아타실 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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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레터 51호, 2021.01.19. 

팩플_51호_스포티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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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팩플레터입니다.
10여년 전 처음 아이팟을 샀습니다. 음악을 들으려 샀는데 나중엔 팟캐스트를 더 자주 듣게 되더라구요.😅입문은 당시 KBS FM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으로 했습니다. 심야 방송을 아침 출근길에 챙겨듣는 재미가 쏠쏠했죠. 그때만 해도 그저 공중파 라디오 ‘다시듣기’가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재미와 깊이 모두 잡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줄줄이 나오면서 팟캐스트는 오디오 시장 주류로 자리잡았습니다. 🙏

최근 한국 진출을 선언한 스포티파이는 3억2000만 명의 이용자를 모은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입니다. 매주 개인 취향에 맞는 음악을 추천해주는 ‘디스커버 위클리’가 강점입니다. 하지만 음원 추천만 잘해서 뜬 건 아니에요. 최근의 가파른 성장세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 또 다른 축, 팟캐스트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스포티파이는 팟캐스트 190만개 이상을 서비스하는 콘텐츠 강자👍이기도 하니까요.

오늘 레터에선 스포티파이 진출 이후 한국 오디오 콘텐츠ㆍ플랫폼 시장 변화에 대해 다룹니다.  차트와 아이돌 팬덤 위주로 성장해온 국내 시장이 글로벌 ‘메기’의 등장으로 어떻게 변할지 함께 지켜 보시죠. 🙋 오늘도 고맙습니다!

Today's Topic

스포티파이, 한국 음원 시장도 정복할까? 

팩플_51호_스포티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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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인물

1. 스포티파이 : 똑똑, 여기가 K팝 본진입니까
세계 1위 음원 서비스. 음악 시장 크기로 한국은 전세계 6위! 충분히 도전할 만 하다. 창작자님들~ 저희 타고 해외로 나가세요!

2. 멜론·지니·플로 : 또 드루와?
국내 음원 서비스들. 애플·유튜브에 이어 스포티파이까지.. 잇따른 ‘외산’들의 진출이 부담스럽다. 하지만 우리 중 대부분은 음원 유통권을 가졌으니, 방어할 길은 있음.

3. 유튜브: 내가 드루와 보니…
한국 내 음악 사업(유튜브뮤직)만 보면 신통치 않다. 점유율 5위 수준. 그런데 스포티파이까지 진출하다니 쉽지 않네.

4. 창작자: 들어오는 건 자유, 협상은 깐깐.
작사가·작곡가·편곡자 등 음악 관련 저작권자, 가수·연주자·제작자 같은 저작인접권자 등. 값 잘 쳐준다면 환영이지만 헐값에 넘길 이유는 없다.

🧾 목차

1. 무슨 일이야
2. 음원 시장(X), 오디오콘텐츠 시장(O)
3. 스포티파이가 그렇게 대단해?
4. 한국 오디오 시장은?
5. 격동하는 글로벌 오디오 시장
6. 스포티파이, 한국에서 잘 될까?

1. 무슨 일이야

"ANNYEONG, EVERYONE(모두들 안녕)" 3억 명이 쓰는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올해 상반기 중 한국에서 서비스를 런칭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국 시장에 지각 변동 예고.

● 카카오(멜론)·KT(지니뮤직)·SK텔레콤(플로)이 80% 이상 점유해 온 국내 음악 스트리밍 시장은, 스포티파이 진출 소식에 긴장한 모습.
● 수년 전부터 유튜브뮤직(미국), 스토리텔(스웨덴), 스포티파이(스웨덴) 등 글로벌 서비스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 한국 음악 시장 규모는 미국·일본·영국 등에 이어 세계 6위다. 10년 전엔 10위권이었는데 급성장했다. 글로벌 서비스도 ‘K오디오 콘텐츠’를 탐낸다.

2. 음원 시장(X), 오디오콘텐츠 시장(O)

이미 시장의 정의 자체가 바뀌는 중이다.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오디오 콘텐츠 시장으로.

● 팟캐스트·오디오북 등 오디오 콘텐츠 사업자들은 '파이'를 키우려 하고, 음악 스트리밍 업체는 ‘음원 +α’를 기획한다. 이젠 음원만 줘서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서다.
● 승부처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기술 확보. 음악 시장에서도 IT 기업이 선전하는 건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실제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시장 주류는 애플·아마존·텐센트·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이다.

3. 스포티파이가 그렇게 대단해?

스포티파이는 2006년 스웨덴에서 창업해 유럽에서 사업하다가, 2011년 애플 아이튠즈가 꽉 잡고 있던 미국 시장에 진출해 돌풍을 일으켰다. 현재 92개국 3억2000만 명이 가입해 1억4400만명이 돈 내고 쓴다. 비결은.

강력한 음악 추천 기능: 6000만곡 이상의 노래와 40억개 이상의 재생 목록, 190만개의 팟캐스트를 보유했다. 그러나 많은 음원 이상의 경쟁력이 있다. 매주 월요일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재생목록을 만들어주는 '디스커버 위클리'는 스포티파이 이용자 만족도가 가장 높은 기능 중 하나. 2015년 서비스가 나온 후 누적 이용시간은 23억 시간이 넘는다.
인디 뮤지션의 등용문: 스포티파이는 인디 뮤지션·신인 가수 음악을 적극 발굴, 유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스포티파이 내 기능인 '레이더'(RADAR)가 대표적이다.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레이더 코리아'도 만들어 트레저·알렉사·비비 등 한국 신인 가수들을 전세계 이용자들에게 알렸다.
AI 기술 확보 위해 스타트업 인수: 스포티파이도 넷플릭스·유튜브처럼 협업 필터링(Collaborative Filtering, CF)과 신경언어 프로그래밍(NLP) 등의 AI 기술을 수년전부터 활용해왔다. 이용자 취향 파악을 위해 전세계 음악의 문화적·역사적 맥락, 이용자들의 음악 리뷰까지도 학습한다. 기술 확보를 위해 2013년부터 에코네스트, 닐랜드 등 머신러닝 관련 스타트업들을 연거푸 인수하기도.

팩플_51호_스포티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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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국 오디오 시장은?

음원+α’라는 트렌드가 국내 시장에도 밀려온다. 기존 음원 강자 지위가 흔들리고 업계 합종연횡이 계속되는 중에, 기술을 지닌 IT플랫폼과 콘텐츠를 가진 출판업계도 오디오에 뛰어들었다.

● 지난해 멜론의 음원시장 점유율 40%가 깨졌다(닐슨코리안클릭 조사 : 멜론 34.1%, 지니 23.1%, 플로 16.2%, 유튜브 14.4%). 주인이 바뀌어도(SKT→SK플래닛 →사모펀드 →카카오) 견고했던 멜론의 아성이 흔들린다.
● 멜론의 ‘음원 사재기 논란’ 등 악재도 있었지만, 업계 변화(2017~2018년)의 영향이 컸다. 네이버 뮤직은 CJ엠넷과 협력을 끊고 YG와 손 잡았고, KT 자회사인 지니뮤직에는 LG유플러스·CJ ENM이 투자했으며, SKT는 멜론 매각 5년 만에 새 음원 서비스 ‘플로(FLO)’를 내놓았다.
테크 기업의 무기는 AI스피커와 음성 기술이다. 네이버는 음악 서비스 ‘바이브’와 오디오 플랫폼 ‘오디오클립’, 라이브 라디오 ‘나우’를 운영하는데, 이는 AI 스피커 클로바로도 이용할 수 있다. 콘텐츠·소프트웨어·기기를 모두 갖춘 것.
● 최근 SKT의 플로도 팟캐스트·뉴스레터·오디오북 등 음악 외 듣는 콘텐츠를 강화했다.
오디오북의 시장성도 확인되는 중. 출판사 황금가지(민음사 소속)는 SF 작가 이영도의 '눈물을 마시는 새'를 오디오북으로 제작해 지난해 7월 네이버 오디오 플랫폼에 올렸고, 출시 3개월 만에 매출 1억원을 돌파했다.

5. 격동하는 글로벌 오디오 시장 

팩플_51호_스포티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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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치열한 오디오 업체 인수전
● 아마존의 ‘원더리’ 인수(팟캐스트. 4400억원), 애플의 스카우트FM 인수
● "목표는 세계 최고의 오디오 플랫폼이다. 스포티파이로 듣는 5개 중 1개는 '비(非)음악' 콘텐츠가 될 것이다." 2019년 2월 다니엘 에크 스포티파이 CEO가 김릿(Gimlet)과 앵커(Anchor)라는 팟캐스트 전문 업체를 인수하면서 밝힌 사업 목표. 에크는 “오디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비디오 시장보다 훨씬 더 크다고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② 모빌리티, 오디오 시장의 성장 동력
● '카포테인먼트(자동차·인포메이션·엔터테인먼트의 결합)' 시장이 커지는 것도 오디오 콘텐츠 시장엔 큰 호재. 자율주행차가 보편화하면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갈수록 길어지기 때문. 애플과 구글이 각각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에 오디오 콘텐츠를 수혈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
●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와 모빌리티 기업의 협력은 계속되고 있다. KT는 이달중 테슬라 차량에 '지니' 콘텐츠를 탑재하는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지니'는 지난달 출시한 현대차 제네시스 GV70 차량에도 들어가고 있다.

팬데믹과 오디오 시장
다니엘 에크는 “앞으로 세계 인구 절반인 35억~40억명이 어떤 식으로든 ‘오디오 서비스’를 들을 것”이라며 “현재 스포티파이 유료 가입자가 3억명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10년동안 발전할 여지가 훨씬 더 크다”고 강조했다.

6. 스포티파이, 한국에서 잘 될까?

애플뮤직의 길인가, 넷플릭스의 길인가. 차이는 음원 확보와 ‘오리지널 콘텐츠’다.

① 긍정적 전망 : 시장 흔든 넷플릭스처럼
● 2016년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옥자’(2017)와 ‘킹덤’(2019)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에 힘입어 성장했다. 국내 이용자는 816만 명으로, 웨이브(370만)와 티빙(279만)을 크게 앞섰다(2020년 12월 닐슨코리안클릭).
● 넷플릭스는 K-콘텐츠와 ‘상생’을 강조한다. 기존 방송사나 유통 플랫폼보다 제작비를 후하게 쳐줬다. 저작권을 몽땅 넘겨받는 매절계약을 주로 하면서도, 콘텐츠 창작자들에게 호평받은 이유다.
● K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타고 해외에서 ‘다시 한류’를 일으킨 것처럼, 스포티파이가 한국 음악을 세계에 더 널리 알릴 수 있다면 윈윈.

② 부정적 전망 : 별 일 없던 애플뮤직처럼
● 2016년 국내 진출했지만 별 파장을 못 일으켰던 애플뮤직의 선례가 있다. 유튜브 뮤직도 아직은 ‘유튜브 프리미엄’ 영상의 연계품으로 인식된다.
● 카카오·지니뮤직 등은 ‘음원 서비스사’일 뿐 아니라 ‘음원 유통사’다. 유통사의 협조 없이 음원 서비스가 어렵다. 애플 뮤직이 그랬듯, 스포티파이의 국내 음원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
● 국내 대형 엔터사와 음원 서비스는 특수 관계다. YG는 네이버의 음원 서비스 바이브를 위탁 운영하고, CJ E&M은 지니뮤직의 2대 주주이며, 카카오는 멜론을 운영하면서 아이유·이승철·에이핑크 등이 소속된 엔터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스포티파이가 접점을 만들만한 엔터사나 유통사는 많지 않다. 이 판 자체를 흔들지 않는다면.
● 넷플릭스는 국내 OTT 시장 태동기에 들어와 한국 영상 제작 구조를 흔들었다. 그러나 국내 음악 시장은 이미 창작자-엔터사-유통사 3자 간 견제와 타협을 수차례 거쳐, 특정 플레이어가 흔들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빅히트나 SM은 이미 여러 업체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스포티파이에 콘텐츠를 순순히 내놓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팩플서베이

"스포티파이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면, 사용하시겠어요?"
(응답기한 만료) 👉설문 결과 분석은 '팩플언박싱' 메뉴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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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매년 발간하는 국내외 음악 관련 시장 보고서. 코로나19 이후 음악 콘텐츠 이용 방식의 변화는 물론 미국·중국 등 해외 시장 동향도 파악할 수 있다.

2. 스포티파이로 일상 공개한 해리 왕자 👉 기사 보기
영국 왕실에서 독립한 해리 왕자 부부가 지난달 스포티파이 팟캐스트에 데뷔했다. 목소리만 공개해 프라이버시는 지키되, 세계적 관심을 끄는 찬스로 스포티파이를 활용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