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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조작 의혹’ 관련자 공소장에 ‘문재인’ 3번 ‘대통령’ 40번 넘게 나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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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호 01면

검찰이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평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의 공소장에 ‘문재인’을 3번, ‘대통령’이란 단어를 40번 넘게 쓴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지검 형사5부는 지난 6월 30일 백 전 장관과 채희봉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불구속기소 하면서 청와대 개입 부분을 소상히 기록했다. 전체 101쪽 분량이다.

검찰, 청와대 개입 소상히 기록 #문 대통령 내부망에 댓글 이틀 뒤 #‘1호기 조기폐쇄’ 수정보고서 작성

공소장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018년 4월 2일 당시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 내부 보고시스템에 “월성 1호기 외벽에 철근이 노출되어 정비 기간을 연장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올리자 댓글로 “월성 1호기의 영구 가동 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인가요”라고 질문했다고 한다. 대통령의 댓글이 달리자 김모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실 행정관은 채희봉 산업정책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에게 전달했고, 채 비서관은 “대통령께 빨리 보고해야 한다”며 “산업부에 연락해 대통령께서 하문(下問)하신 내용을 전하고, 월성 1호기 조기폐쇄 추진 및 향후 계획을 전달받아라”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틀 뒤인 4일 산업부가 만든 ‘월성1호기 조기폐쇄 추진방안 및 향후 계획’ 보고서가 작성됐다. 산업부가 기존 ‘한시가동’ 방침을 바꿔 ‘즉시 가동중단’으로 수정한 내용이었다. 이 보고서는 당일 홍장표 경제수석비서관(현 KDI 원장), 장하성 정책실장(현 주중대사), 임종석 비서실장(현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의 중간 결재를 받은 뒤 문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검찰, 청와대가 위계·위력으로 산업부 압박 판단

다음 날인 5일 산업부 실무진은 즉시 가동중단의 위험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지만 청와대는 이미 대통령 보고가 끝났다며 묵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의 공소장은 지난해 10월 감사원 감사 결과 보고서에 ‘대통령’이란 표현이 2번밖에 등장하지 않은 것과 비교해 월성 1호기 조기폐쇄에 문 대통령의 책임론을 강조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검찰은 청와대가 위계와 위력으로 산업부 등을 압박했고, 원전 조기 폐쇄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대전지검은 지난 6월 백 전 장관과 채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또 정재훈 한수원 사장에 대해선 업무방해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수사팀은 백 전 장관에게 ‘정 사장에 대한 배임 교사 및 업무방해교사 혐의’ 적용을 위해 계속 수사를 했다. 대검과 수사팀은 백 전 장관 추가 기소를 둘러싸고 이견을 보였다. 이에 지난 18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위원장 양창수 전 대법관)가 열렸다. 심의위는 이날 ‘백 전 장관 불기소(불기소 9명, 기소 6명)와 수사중단(만장일치)’을 수사팀에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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