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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부모상담소]잔소리 오빠, 분 못 참는 동생 어떻게 할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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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괜찮아, 부모상담소’를 엽니다. 밥 안 먹는 아이, 밤에 잠 안 자는 아이, 학교 가기 싫다고 떼쓰는 아이…. 수많은 고민을 안고 사는 대한민국 부모들을 위해 ‘육아의 신’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가 유쾌, 상쾌, 통쾌한 부모 상담을 해드립니다.

남매 다툼에 매일 속이 타요

초등학교 5학년, 2학년 아들과 딸을 둔 엄마입니다. 아이들이 안 다투는 집이 어딨겠어요. 저희집도 그런데, 다툼이 벌어지면 동생의 화가 오래 가요. 학교 숙제나 양치질하기 이런 걸 하기 싫을 때, 오빠가 옆에서 잔소리를 하거든요. 오빠가 뭔가 동생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말을 한번 하면, 동생은 오빠를 때리기도 해요.

문제는 이런 일이 한번 벌어지면 30분 넘게 이어지거든요. 문제는 분이 풀릴 때까지 때리려고 해요. “소리치지 말고, 그만해”라고 말을 해도 화가 안풀리는데요. 중간중간 동생이 기분을 전환할 수 있게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으면서 풀자고 하거나, 시원한 음료수를 같이 마시자고도 하면서 달래주곤 해요. 어떨 때는 동생이 대성통곡을 하면서 끝날 때도 있어요, 속상했을 동생을 한참 꼭 안아주곤 하는데요.

동생이 화가 많이 날 땐 오빠가 없으면 좋겠다고도 해요. 아이가 조금씩 자랄수록 화를 내는 정도는 약해지고는 있는데, 걱정됩니다. 더 크면 덜하겠지 싶다가도, 이렇게 넘어가도 되는 건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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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내는 동생보다, 오빠를 함께 볼까요

어머님께선 강하게 반발하고, 화를 내는 여동생 때문에 걱정이라고 하셨는데요. 사실 2학년이면 아직 미성숙해요. 아이니까요. 그래서 자기 조절력이 떨어져요. 그래서 아이가 화를 많이 내는 건 조금 기질이 강하고 그러면 그럴 수 있어요. 저는 그것보다, 5학년이 된 오빠가 관심이 갑니다. 동생이 많이 고통스러워하는데, 오빠가 안 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동생의 시선에서 볼까요. 얼마나 오랫동안 이런 일이 반복됐으면 엄마가 아이스크림으로 달래도 안 달래지는 상황이 벌어질까요. 형제간의 싸움은 크면 괜찮아진다고는 하지만, 동생이 싫다는 데도 계속 같은 행동을 오빠가 한다면, 큰 아이가 왜 그러는지 생각해보셨으면 해요. 동생이 울고 고통스러워하니까요. 어머님이 동생을 붙들고 달랠 것이 아니라, 이 상황을 현명하게 큰 아이가 그런 말과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다시 분석을 해보시면 어떨까 해요.

모든 일에는 다 원인이 있고 결과가 있어요. 행동 이면엔 동기가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자꾸 동생에게 잔소리하는 오빠 마음 이면엔 무엇이 있을까를 꼭 한번 봤으면 좋겠어요. 동생이 점점 자라면서 자기 절제력이 올라가고 영리해지면서 대처를 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생길 거에요.

하지만 한번 생각을 해볼까요. 이 고통으로 인해 자아상에 약간 상처를 받을 수도 있어요. ‘아, 아이가 이제 좀 나아지는가 보다. 다행이다’라고 여기기보다, 아이들의 내면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생각해보셨으면 해요. 그래서 한 번쯤은 속마음을 짚어보자, 그런 여유로운 마음을 가져보세요. 지금껏 하시던 방법은 내려놓고요.

오빠와 이야기해 볼까요?

아이스크림은 오빠를 사주셔야 할 것도 같아요. 한 번쯤 방법을 바꿔보시는 거예요. 아이스크림을 사주시면서 ‘동생이 싫어하지 않니?’라며 동생의 고통을 보게끔 해주시는 것도 필요해요.

가끔 이런 경우, 엄마와 오빠 둘만의 데이트를 하라고 권하기도 해요. 오빠에게 편지를 쓴다든지, 특별한 관심을 주기 시작하면 아이가 처음에는 머쓱해 해도, 점점 좋아지게 됩니다. 둘이서 데이트를 하게 되고, 둘만 있게 되면 평소에 못하던 말도 하거든요. 오빠가 잔소리를 안 하면 끝이 나는 문제니까요. 이 일의 ‘책임성’을 인지하게 해주시면 좋겠어요. 동생은 달래고, 오빠에게 책임성을 갖도록 하지 않으면 오빠 역시 자기의 책임감을 느낄 중요한 기회를 놓치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한 번쯤 객관적으로 생각의 추를 한번 옮겨보시기를 권해요. 부모님들이 훈육은 무의식 속에서 이뤄지거든요. 최소한 부모님들께서 아이의 기질은 어떤 건지, 평소 성격이나 패턴은 어떤지, 우리 집 가족 내 역동 관계는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분석을 해보시면 좋겠어요. 다시 말씀드리면 오빠에겐 책임감을 더 느끼게 해주고, 동생에게는 자기를 조절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자기 절제력 훈련을 해볼까요

만 15세가 되기 전까지는 뇌도 많이 바뀌고요. 심리적으로도 달라지거든요. 따지고 보면 아이가 화가 났을 때, 화를 참는다는 건 전두엽의 억제 능력이 잘 먹힌다는 얘기에요. 만10세 이전에는 전두엽이 완전히 발달이 안되거든요. 그래서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는 자기 조절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해요.

자기 절제력을 갖도록 하는 방법이 있어요. 하루에 세개 정도의 규칙을 정해서 계속 실천하는 겁니다. 너무 많으면 안 되고요. 하루에 아이가 자발적으로 자기 통제를 할 수 있게끔 돕는 시간이 필요한데요. 예를 들어, 정해진 시간에 숙제하고 스스로 끝내기, 밤에 자기 전 좋은 책 한 권을 읽고 스스로 잠들기 같은 습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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