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왜곡돼 집값 상승세 지속, 내년 대선이 분수령”

중앙선데이

입력 2021.08.21 05:46

업데이트 2021.08.2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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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호 03면

전문가 5인의 부동산 시장 전망

11억930만원.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11억원을 돌파했다. 수도권 평균은 7억2126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넘게 올랐다. 주간 기준으로도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8월 둘째주까지 4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인데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할 것이라 입을 모았다.

‘과도한 정부 개입’이 시장 옭아매
공급 부족 단기간에 해결 어려워
3기 신도시 입주때까지 강세 예상

시장 심리도 가격 상승 쪽에 편중
임대차 3법 폐지, 시장 정상화해야

중앙SUNDAY가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심교언 건국대 교수(부동산),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 이은형 건설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등 국내 부동산 전문가 5인에게 향후 부동산 시장 변동에 대해 질문한 결과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이견을 보이는 전문가는 없었다. 현재의 시장 환경에 변화가 없다면 3기 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는 2025년까지는 대체로 상승세가 유지된다는 관측이다.

부동산 가격의 방향성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세부적인 예측은 조금씩 차이가 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향후 부동산 가격 상승폭을 두고 다양한 전망을 했다. 이상우 대표는 예상치를 제시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폭이 클 것으로 봤다. 이 대표는 “올해 초 부동산 시장을 전망할 때 서울 부동산 가격이 연간 9.9% 오른다고 예상했는데 상반기에 이미 예상치를 넘었다”며 “역대 최고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연구원도 “내년까지는 예상치를 산출할 수 없을 정도로 전국적으로 강세장”이라며 “이후 상승폭은 둔화되더라도 2024년까지는 추세적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 3기 신도시 입주해야 숨통 트여

심교언 교수와 김학렬 소장은 3% 내외의 상승을 예상했다. 심 교수는 2022년까지 평균 상승률로 서울은 3%, 수도권 3%, 지방 1~2% 가량을 제시했다. 김 소장은 수도권은 2%, 지방 3% 상승으로 내다봤다. 거래량이 줄어 평균 상승률을 큰 폭으로 높이지 못하더라도 일부 지역에서 신고가가 나오며 상승세가 계속된다는 전망이다. 반면 박원갑 위원은 전국적으로 강보합권에서 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 위원은 “장기 상승으로 인한 피로감과 거래량 둔화의 영향에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중소형,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전문가들은 시장이 왜곡돼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원인은 크게 세가지다. 우선 공급 부족이다. 정상적인 가격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만날 때 책정된다. 그러나 정부 정책 기조가 공급이 아닌 규제에 방점을 찍으면서 신규 공급은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18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서울에서 분양한 민간아파트는 1895가구로 전년 동기(1만3782가구)보다 86% 줄었다. 수도권 전체로 봤을 때도 4만876가구가 분양돼 전년 동기(6만8492가구)의 60% 수준에 그쳤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로 지난해 분양 예정이던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에비뉴포레(1만2032가구, 둔촌주공 재건축) 등이 지금까지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3~5년 뒤의 주택 공급량을 알 수 있는 인허가 물량도 지난해 서울의 경우 5만8181가구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11만3131가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25번에 이르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방안은 이중 삼중으로 부동산 시장을 옭아매 거래 비용을 높였다. 비용은 가격에 전가되며 거래 가격을 높인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시중에 풀린 유동성 자금도 부동산 가격 상승에 기폭제다. 김학렬 소장은 “신규 공급 물량은 부족한데 정부가 정책적으로 거래를 틀어 막아놨다”며 “거래량이 부족하더라도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 가지 원인 중 한가지라도 해소되면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들지 않을까. 전문가들은 일단 충분한 공급이 이뤄진다면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2~3년 안으로는 시장 참여자들이 원하는 역세권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불가능하다.

5명의 전문가 모두 3기 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는 2025년을 전후로 부동산 시장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 전망하는 이유다. 박원갑 위원은 “3기 신도시로 인한 수요 분산을 고려하면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며 “가격은 곧바로 하락하지는 않겠지만, 상승 기조에 영향은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각종 부동산 규제 해소 역시 시장 판도를 바꿀 만한 변화다. 다만 임기 말에 접어든 정부에서 대대적인 정책 변경에 나선 전례가 없다. 대신 내년 3월 예정된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 김학렬 소장은 “내년 대선 이후에도 국회 다수당은 바뀌지 않겠지만, 행정부가 새로 구성되면 다른 정책을 시도할 수 있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연구원은 “현 정부의 정책은 집을 살 때 대출 규제, 취득 후에는 보유세, 매도시에는 양도세 중과로 거래 자체를 막아 버렸다”며 “이런 규제 정책의 기조가 바뀌고 연속성이 사라진다고 하면 시장은 빠르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 유동성 자금의 축소는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쪽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정책은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봤다. 이미 금리가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황에서 기준 금리 인상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미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40~60%로 묶어놨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오른다고 당장 부동산 시장에 매물이 나올 만큼 영향을 주기 힘들다는 점도 거론됐다. 김학렬 소장은 “기준 금리 인상은 부동산 시장에는 영향이 거의 없다”며 “수익형 부동산은 영향을 받겠지만 주거용 부동산은 크게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조정으로 이어질 정도로 기준금리를 높이면 거시경제에 줄 충격을 우려해야 할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심교언 교수는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대까지 내려왔는데 이걸 급격히 올리면 거시경제가 망가지고 부동산 시장보다 주식 시장이나 기업 금융 시장 등 다른 부분이 먼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 부동산 시장 영향 크지 않아

아파트 평균 매매가

아파트 평균 매매가

전문가들은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필요한 대책도 다양하게 제시했다. 가장 강한 상승세를 예상한 이상우 대표와 이은형 연구원은 시장 심리 정상화를 지목했다. 이 대표는 “정부 정책이 시장을 제어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제는 모두가 알아버렸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도 “정부 정책이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는 사라지고 최근 들어 군중 심리가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쪽으로 편향됐다”며 “시장 본연의 기능을 회복해야 편향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교수는 전세 시장의 왜곡을 꼽았다. 지난해 임대차3법 시행으로 전세 공급이 확 줄어들면서 전셋값이 급등했다. 계약 만료 후 전셋값을 5%만 올려주면 추가로 2년을 살 수 있는 계약 갱신 청구권을 받게 된 기존 임차인들이 대부분 재계약을 선택했다. 자기 집을 전세 주고 다른 곳에서 전세 살던 집주인들도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예전에는 100개의 전셋집을 놓고 120명이 경쟁했다면 임대차3법 이후에는 20개의 전셋집을 40명이 경쟁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집은 똑같이 20채가 부족하지만 경쟁률은 1.2대 1에서 2대 1로 높아진다.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갈 곳을 잃은 전세 세입자까지 매매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심 교수는 “지난해 임대차3법 통과 이후 전세난이 심화하며 매매 시장으로 수요가 넘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렬 소장도 전세난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는 이미 구조적으로 전세난이 있었기에 백약이 무효다. 780세대 규모인 서울 노원구 중계청구3차 아파트단지에서 거래 가능한 전셋집은 단 한채 뿐이다. 3800세대 규모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전세 매물은 18채에 불과하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해 초(1월 7일) 5만 890채에서 임대차법 시행 2개월 만인 10월 5일에는 8313채까지 곤두박질쳤다. 이후 조금씩 늘고 있지만 19일 기준 2만1015채에 그쳐 임대차법 시행 당시(지난해 7월 31일 3만8427채)와 비교하면 거의 반토막 수준이다.

김 소장은 “임대차 계약 갱신 청구권 도입 2년이 되는 내년 여름 이후에도 전세난으로 인한 매매 가격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며 “임대차 3법을 폐지해서라도 전세 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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