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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정보위 "김정일 개인재산 40억 달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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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개인 재산은 40억 달러로 추정된다고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가 밝혔다.

정보위는 최근 홈페이지(http://intelligence.house.gov)에 게시한 '북한의 전략적 위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그중 일부는 마약 밀매, 미사일 판매, 달러 위조로 모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보고서 내용 요약.

◆ 김정일은 헤네시 코냑 최대 구매자=북한 주민의 절대 다수가 극도의 빈곤과 억압에 시달리고 있는 반면 북한 지도자 김정일은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다. 김정일은 프랑스산 헤네시 코냑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는 구매자다. 그는 이 코냑을 사들이는 데 한 해 72만 달러를 쓰는 걸로 보인다. (참고로 최고급 헤네시 코냑의 가격은 병당 630달러다.) 김정일은 벤츠 S클래스를 200대 보유하고 있다. 그 값어치는 2000만 달러다. (최고급 승용차인 벤츠 S클래스의 한국 내 판매 가격은 1억2000만~2억5000만원이다.) 김 위원장은 영화 감상과 영화 제작에 흥미가 많다. 그는 영화 제작을 위해 상당한 돈을 써 왔다. 김 위원장은 1978년 영화 제작을 위해 남한의 감독(신상옥)과 여배우(최은희)를 납치하기도 했다.

김정일 정권은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위해 갖가지 불법활동을 통해 외화를 확보해 왔다. 90년 이래 미국 관리들은 평양이 제조한 것으로 보이는 수퍼노트(100달러짜리 초정밀 위조지폐) 4500만 달러어치를 적발했다. 국무부에 따르면 북한의 미사일 판매는 평양의 중요한 외화벌이 수단이다. 북한은 90년대 미사일 판매로 10억 달러를 벌었다. 북한은 80년대 중반부터 시리아.파키스탄.리비아.이집트에 미사일과 관련 기술을 판매해 왔으며, 2004년에는 나이지리아에 미사일 기술을, 최근엔 미얀마에 미사일을 판매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 어떻게 계산했나=미 중앙정보국(CIA)은 90년대 중반 김 위원장의 재산이 3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으나 계산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2001년 부시 행정부가 국무부와 CIA.재무부.국방부 등 14개 부처 실무자로 구성된 '북한실무그룹(North Korea Working Group)의 조사 결과 김 위원장의 재산 형성 과정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조사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80년대 중반부터 위조 달러, 무기 판매, 마약 밀수, 조총련 자금 등 4개 돈줄을 통해 연간 3억~5억 달러의 비자금을 조성해 왔다. 그는 이렇게 마련된 비자금으로 홍콩.마카오 등지에서 독일제 벤츠와 일제 가전제품, 프랑스산 코냑을 구입해 북한 군부의 장군과 노동당 핵심 간부들에게 하사하며 권력 기반을 다져왔다. 만일 김 위원장이 85년부터 연간 4억 달러의 비자금을 조성해 이 중 2억 달러를'선물 구입비'로 사용하고 나머지 2억 달러를 20년간 스위스 비밀금고에 예금해 왔다면 현재 그의 예금통장에는 40억 달러가 들어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한편 미 행정부 사정에 밝은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미 정보당국은 김 위원장의 해외 개인 재산을 소상히 파악하고 있다"며 "미국이 스위스에 있는 김 위원장의 비자금을 동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서울=최원기 기자

*** 바로잡습니다

10월 18일자 4면 "김정일 개인 재산 40억 달러" 기사 중 '독일제 메르세데스 벤츠 S 클래식'을 '벤츠 S 클래스'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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