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전해지는 고대 이집트의 '파로스 등대'.
이집트 연구팀은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아 올해 초부터 파로스 등대 건축에 사용된 석재의 출처를 조사하는 등 이 등대의 재건립을 위한 자료 수집 작업을 하고 있다. 타당성 조사가 모두 끝나는 대로 재건립 공사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높이가 135m나 됐던 이 등대는 기원전 3세기 이집트를 지배한 프톨레마이오스 2세의 지시에 따라 건축가 소스트라투스에 의해 세워졌다. 등대의 밑단은 4각, 중앙단은 8각, 윗단은 원통 모양을 한 3단 구조로 알려져 있다. 알렉산드리아 항구와 제방으로 연결됐던 파로스 섬에 우뚝 선 이 등대는 1100년과 1307년에 일어난 두 차례의 대지진으로 무너졌다.
14세기에 살았던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는 대지진으로 완파되기 전 파로스 등대를 본 사람들의 말을 빌려 "하늘 높이 솟은 방형 건물이었다"고 묘사했다. 등대 안쪽에는 나선 모양의 통로가 옥탑까지 나 있었고, 선박들에 길을 안내하는 불빛이 나오는 옥탑 위에는 거대한 여신상이 솟아 있었다. 세워진 등대 꼭대기 옥탑에서 나오는 불빛은 40여㎞ 밖에서도 보였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2300여 년 전 이 등대가 어떻게 세워지고 운영됐는지는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집트는 파로스 등대와 카이로 인근 기제의 '케옵스(쿠푸)왕 피라미드' 등 7대 불가사의 중 두 가지를 보유하고 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