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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 '파로스 등대' 다시 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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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그림으로 전해지는 고대 이집트의 '파로스 등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이집트 '파로스 등대'의 복원이 추진되고 있다. 이집트 고유물위원회는 "700년 전 지진으로 지중해 속으로 사라진 파로스 등대를 원래 있던 곳으로 추정되는 알렉산드리아 항구 서편의 카이트 베이 성채 옆에 다시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이집트 연구팀은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아 올해 초부터 파로스 등대 건축에 사용된 석재의 출처를 조사하는 등 이 등대의 재건립을 위한 자료 수집 작업을 하고 있다. 타당성 조사가 모두 끝나는 대로 재건립 공사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높이가 135m나 됐던 이 등대는 기원전 3세기 이집트를 지배한 프톨레마이오스 2세의 지시에 따라 건축가 소스트라투스에 의해 세워졌다. 등대의 밑단은 4각, 중앙단은 8각, 윗단은 원통 모양을 한 3단 구조로 알려져 있다. 알렉산드리아 항구와 제방으로 연결됐던 파로스 섬에 우뚝 선 이 등대는 1100년과 1307년에 일어난 두 차례의 대지진으로 무너졌다.

14세기에 살았던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는 대지진으로 완파되기 전 파로스 등대를 본 사람들의 말을 빌려 "하늘 높이 솟은 방형 건물이었다"고 묘사했다. 등대 안쪽에는 나선 모양의 통로가 옥탑까지 나 있었고, 선박들에 길을 안내하는 불빛이 나오는 옥탑 위에는 거대한 여신상이 솟아 있었다. 세워진 등대 꼭대기 옥탑에서 나오는 불빛은 40여㎞ 밖에서도 보였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2300여 년 전 이 등대가 어떻게 세워지고 운영됐는지는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집트는 파로스 등대와 카이로 인근 기제의 '케옵스(쿠푸)왕 피라미드' 등 7대 불가사의 중 두 가지를 보유하고 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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