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총알받이 대역' 2명 있다"

중앙일보

입력 2006.10.02 09:44

업데이트 2006.10.02 10:42

"김정일 '총알받이 대역' 2명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자신을 쏙 빼닮은 대역(代役)들을 활용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동아일보는 정보당국자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자신을 닮은 배역 2명을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정보당국자는"대역들은 성형수술까지 받으면서 외모를 김 위원장과 비슷하게 가꾸고, 행동거지도 (닮았다는 평가를 받도록) 계속 훈련하는 까닭에 수행하는 사람들도 가짜라는 생각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보당국자는 "김 위원장은 주요 행사에는 직접 나서지만 군부대나 농장방문 같은 현지지도에는 대역을 자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UPI통신, 영국 텔레그래프지 등 외신도 이 소식을 인용해 보도하며 관심을 보였다.

정치인들이 대역을 쓰는 일은 종종 있는 일이다. 일본 전국시대에는 암살을 피하기 위한 이른바 '가게무샤(影武者)'가 많았고, 수년 전까지 미국이 노렸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지도자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등도 대역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과연 대역을 사용할까. 과거 만났던 몇몇 북한문화예술계 인사와 탈북자들도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증언을 남긴 바 있다.

-다음은 관련된 증언

○ 문화예술분야 출신 A 씨

"북한에는 김일성 주석의 젊은 시절 역을 맡은 영화배우가 3명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역을 맡은 공식배우는 없다. 시도한 적은 있다. 1988년 남포갑문 건설과정을 담은 영화 '큰 심장'이 만들어졌다. 이 영화 원본에 처음으로 김 위원장 배역을 썼다. 아첨꾼인 영화부문 고위 간부들이 김 위원장도 모르게 배역을 뽑아 2년간 훈련 끝에 영화에 출연시킨 것이다. 마지막 현지지도를 하는 역이었다. 문제는 시연회에서 발생했다. 항상 그렇듯이 김 위원장이 첫 관객이었다. 영화를 보던 김 위원장이 배역을 쓴 장면이 나오자 '저건 기록영화(다큐멘터리)에서 따온 것이냐'고 물었다. 본인도 대역을 구별 못한 것이다." 대역이라는 답변을 듣자마자 바로 김 위원장은 단마디('단 한마디'의 북한식 표현)로 '삭제해'라고 지시했다."

○ 평양 출신 B 씨

"1991년 겨울, 평양에서 가장 좋은 목욕탕인 창광원 앞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곳은 새벽부터 줄을 서야 표를 구할 수 있다. 이날 줄 섰던 사람들은 어슬어슬한 어둠 속에 고급 승용차가 정문에 서고 김 위원장이 내리는 것을 보았다. 한순간 모두가 '장군님 만세'를 부르며 달려갔다. 차에서 내리던 김 위원장은 황급히 다시 차에 올라 사라졌다. 이날 평양에는 '장군님이 아침에 창광원을 현지지도했다'는 말이 돌았다. 그러나 다음 날 '창광원에 왔던 사람은 사실 장군님 배역을 맡은 배우였다'는 소문이 다시 꼬리를 물었다."

○ 김 위원장을 지척에서 봤던 C 씨

"2000년대 초반 우리 부대에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가 있었다. 나는 영접하는 기회를 맞았다. 행사 직전 한 간부가 우리를 모아 놓고 '장군님께 말을 걸어도, 손을 내밀어도 안 된다'고 주의를 줬다. 차렷 자세를 한 우리는 선글라스를 끼고 코앞을 지나는 김 위원장을 바라만 보았다. 예전에는 만세도 부르고 악수도 했다. 당시 나는 김 위원장의 말을 한마디도 듣지 못했는데 며칠 뒤 신문에는 2개면에 걸쳐 무슨 '말씀'을 했다고 소개됐다. 신문에 나오는 '말씀'은 지금도 달라진 게 없다. 나는 친한 동료들끼리 '부대에 온 거, 가짜 장군님 아니냐'며 수군대기도 했다. 북한에는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디지털뉴스[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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