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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보고 따라하는 간청소, 대체 뭘 믿고?

중앙일보

입력

직장인 한 모씨는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간청소'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다.

올리브유와 오렌지주스 등을 섞은 간청소 음료를 복용하면 체내의 담석이 대변을 통해 배출되어 변비 뿐 아니라 간암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간청소 방법에 솔깃해 한참을 찾았지만, 나오는 방법마다 모두 다를뿐더러 딱히 의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찾을 수 없었다.

다만 성공사례 등이 전부인 간청소 방법에 귀가 솔깃해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생기지만 그렇다고 그냥 해보기엔 부작용이 생기거나 오히려 더 큰 병에 걸릴까봐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대체의학'의 개념인 간청소 방법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리브유에 오렌지쥬스를 섞어 복용하고, 자몽이나 포도, 그리고 소금이나 죽염 등을 혼합한 뒤 복용하면 간이 해독된다는 것.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에 따르면, 혼합액을 복용하고 소금물을 맥주컵 2컵으로 마신 후 이후 5 ̄10분 간격으로 1.8리터의 소금물을 모두 마셔야 한다.

2 ̄5일 등 총 걸리는 기간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보통 널리 알려진 것은 이틀. 채식위주의 식사를 하고 기름진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당일 오후부터는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밤에 복용하고 반드시 편안하게 누워 잠을 자야 한다고 한다는 것이 경험자들의 설명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대변을 통해 설사를 여러 번 하게 되는데, 초록색과 황갈색의 크고 작은 덩어리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이는 간에서 빠져나온 간석과 담석, 그리고 콜레스테롤이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이러한 방법들은 민간단체인 대한간협회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의료계에서도 일부 한의원에서 간청소를 통한 치료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한간협회는 간청소 방법을 홍보하는 단체로 성공사례를 제시하며 국내 뿐 아니라 중국 등지에서도 간청소 방법을 교육하고 있으며, '간청소음료'를 선전한다.

협회 관계자는 "간청소 음료는 건강기능식품과 건강음료의 모호한 경계선상에 있다"며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의학적인 효능 및 효과는 검증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의학적으로 검증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사실이며, 간청소 음료가 아닌 인터넷을 이용한 방법도 한번 정도는 효과가 있다는 것.

이는 의학적으로는 입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가운데 인터넷 등을 통해서 널리 확산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조차 의견이 분분하다.

간청소 방법으로 진료를 하는 한의원 홈페이지에는 성공 사례가 끊임없이 올라온다. 한의원에서는 간해독 청소를 통해 간경화 등 간질환의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체내 콜레스테롤 감소와 지방간 해소 뿐 아니라 담이 걸리고 뒷목이 뻐근했던 증상도 해소가 된다며, 아울러 피부 알레르기 현상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

이에 대해 한의학 단체 관계자는 "아직은 구체적으로 검증되거나 연구된 분야가 아니며 단지 알려지기 시작한 단계"라며 "효과가 없다고 할 수 도 없고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라고 말했다. 한의학에서도 아직까지는 효능을 검증받거나 인정받은 방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의사단체에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대부분이다.

대한간학회의 핵심 관계자는 "말도 안돼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간질환과 담석으로 인한 질환은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질환인데, 어떻게 '간청소'라는 이름이 되느냐며 이름조차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설정이라고 못 박았다.

뿐만 아니라 간을 청소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힘든 일일뿐더러 담석과 간의 질환 자체가 연관성이 없는 얘기라며 의아해 했다.

대한내과학회 관계자 역시 '처음 듣는 얘기'라며, 정말 효과가 있다면 논문 발표 등으로 객관적이고 타당한 주장을 통해 인정을 받아야지 몇몇 사례만 제시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인냥 선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간경화나 간암 등 간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피해야 한다는 부작용 주의경고에 대해서도 간을 해독하는 방법이면서, 정작 간 질환자는 피해야 한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효능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한 가운데서도 이러한 방법이 인터넷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 우려하는 반응이다.

일단 환자의 상태에 따른 진단이 먼저라는 것. 부작용 가능성이 큰 사람도 있고, 간청소를 하면 안돼는 질환을 가진 환자도 있는데, 무분별하게 몸에 좋다고 무조건 따라한다는 것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미국에서 처음 들여온 방법으로 비 전문가들의 모두 다른 해석이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어, 의학적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해석에만 의존한 방법들을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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