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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사랑] 그녀가 '땀' 흘리게 하려면

중앙일보

입력

이코노미스트 섹스에 관해 뻔뻔스러워지기 시작하는 중년의 남자들이 여성을 이야기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말이 곧 ‘물이 펑펑 쏟아져 나오느냐, 아니면 잘 안 나오느냐’하는 것이다. 그 맥시멈 수준에 ‘시오후키’란 말이 있는데, 신세대들은 잘 모르는 섹스 용어일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성행위 때 여성으로부터 나오는 분비물이 어찌나 펑펑 쏟아지는지 마치 고래 등줄기에 있는 분수구(噴水口)를 통해 물을 뿜어내듯 한다는 뜻의 일본어다. 섹스 애니멀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에로스를 즐기는 그들이니만큼 성에 관한 표현들도 우리보다 종류가 많고 표현도 그만큼 적나라한 듯하다.

그런데 남녀의 이런 클라이맥스에서 출현하는 증세들이 서로 잘 일치하지 않는 이유는 성교 도중에 일어나는 접촉감이 주종을 이루는 것이 여성의 성적 쾌감이라면, 남성의 경우는 여성의 그런 쾌감을 통해 반사적으로 얻는 정신적 만족이 그것을 대신한다.

여성이 섹스에 100% 만족하면 남성도 흐뭇하고 그렇지 못하면 우울해지는 것이 섹스의 특성이다. 남성의 경우는 삽입과 성교운동, 그리고 사정이라는 단순한 메커니즘이지만 그것을 되도록 오래 끌려는 이유는 바로 그런 정신적 이유, 즉 성취감 때문이다.

묘한 버릇이지만 섹스 후 시트의 젖은 상태를 꼭 확인하고 싶어하는 남성들의 이상한 행동은 바로 그런 정신작용에 의한 것이다.

야뇨증 환자가 오줌을 싼 것처럼 시트가 흠뻑 젖어있으면 크게 만족하는 반면에, 그것이 뽀송뽀송하면 매우 실망하는 것이 남성들의 일반적 성 심리다.

대체로 보아 여성을 오르가슴에 도달하게 하려면 남자가 적어도 18분 이상 성교운동을 지탱할 만큼 조루성향이 아니어야 하고, 그리고 여성을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하는 능숙한 솜씨가 필수적이다. 그러자면 자신의 쾌감 만들기보다 여성의 그것을 더 중요한 목표로 삼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최근 젊은 여성 중에는 이른바 원조교제로서 생활비를 돈 많은 사장으로부터 얻어 쓰는 여인이 많은데, 그들이 그것을 직업으로서 롱런하는 비결은 남성이 욕탕에서 몸을 씻는 동안 시트에 오줌 한두 방울을 슬쩍 흘려놓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야만 그것을 보고 흐뭇해진 사나이의 부름을 지속적으로 받아 원조교제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남성이 성적으로 흥분하면 성기로 피가 몰리듯이 여성도 성적 흥분의 초기단계에는 음부 주변 혈류가 평상시의 10배가량 증가한다. 여기에 섹스에 의한 흥분의 제2단계인 신경성 흥분의 차례가 되면 누적되는 긴장에 비례해 성기에서도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하고 곧이어 진짜 땀이 질 벽으로부터 펑펑 쏟아져 나온다. 이른바 흥분성 발한이란 생리현상이다.

그런데 체질적으로 땀을 잘 흘리는 여성이 있는 것처럼 가벼운 성적 자극에도 즉시 성기충혈과 발한생리를 보여주는 여성이 있는 법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성적 자극량이 많을수록 성기에 피가 몰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 시간에 비례해 질 분비물이 나온다. 이것은 운동이나 노동 후에 흘리는 땀과 거의 생리가 비슷하다.

그런데 여기서 흘리는 땀(질 분비물)이 몸에서 분비되는 땀과 다른 점은 그 속에 염분보다 약간의 당단백(糖蛋白)을 내포하는 점액질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피스톤 운동에서 일어나는 마찰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윤활의 목적이 고려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남성들이 꼭 알아두어야 할 사항은 여성은 질벽을 통해 땀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오르가슴에 도달하면 전신에서 땀을 흘려 피부가 마치 수막(水膜)에 덮인 듯한 형상이 된다는 사실이다. 생리학자들은 이를 인간의 성중추가 시상하부에서 발한중추 바로 옆에 존재하는 까닭에 그 공명효과에 의한 발한현상이라고 해석한다.

바꿔 말하면 여성이 비지땀을 흘리듯 흘리지 않는 섹스는 만족한 섹스가 아니라는 뜻이다. 여성의 전신이나 질에서 땀의 홍수를 이루게 하려면 그 땀의 원천인 성기 및 전신 충혈이 필수적이고, 그러자면 충분한 애무가 빼어놓을 수 없는 성희이고, 동시에 여성의 성심리를 이완시키는 달콤한 사랑의 대화나 에로틱한 표현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곽대희 피부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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