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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만 년 전 화석 '루시의 아기'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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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내셔널 지오그래픽' 최신호에 게재된 '루시의 아기' 화석(下)과 이를 복원한 그림(上).

330만 년 전 지구상에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 종의 아기 화석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발굴됐다고 21일 BBC와 A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종은 직립보행을 하고 도구를 사용한 현 인류의 조상들 가운데 인간이 발견한 것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독일의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팀은 2000년 에티오피아 북동부 디키아 지역에서 발견한 3살짜리 여자 아기 화석의 발굴을 5년 만에 완료하고 그동안의 작업과 연구 결과를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1974년 근처에서 같은 종의 여자 화석이 처음 발견돼 '루시'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이번에 발견된 것은 '셀람(에티오피아어로 평화)'이란 이름이 붙여졌으며 더 어린 나이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돼 '루시의 아기'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 화석이 루시보다 15만 년 이상 오래된 것으로 추정했다.

셀람은 유골 보존 상태가 거의 완벽해 인류 기원을 밝히는 데 큰 열쇠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갑작스러운 홍수로 퇴적물이 시체를 단시간 내 뒤덮으면서 거의 완벽한 보존 상태가 유지된 것으로 봤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는 원시 치아와 작은 뇌를 갖고 있었지만 직립해 두발로 걸어다닌 것으로 추정된다. 또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팔을 지녀 유인원처럼 나무에 오를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런 신체적 특징이 실제로 사용됐는지, 아니면 진화 과정에서 없어지지 않고 남게 된 것인지는 의문으로 남아 있다. 말하자면 유인원과 사람의 속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발굴된 유골은 온전한 두개골과 윗몸통, 팔다리 주요 부위다. 연구팀은 컴퓨터 단층(CT) 촬영으로 아직 나지 않은 치아 뿌리들을 확인해 나이를 추정했다.

최지영 기자

◆ 루시=1974년 에티오피아의 하다르에서 발견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여자 화석. 20여 년간 현생인류의 가장 오래된 조상으로 고고학계에서 평가돼 왔다. 비틀스의 노래 '루시 인 더 스카이 위드 다이아몬드'를 좋아하던 발굴학자들이 '루시'라는 이름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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