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영어공부는 10살 때 듣기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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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어린이 교육정보사이트 '잠수네 커가는 아이들(www.jamsune.com)' 대표 이신애(40)씨는 애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서는 '유명인사'다.

1999년 12월 이씨의 개인 홈페이지로 출발한 '잠수네…'은 이씨가 자신의 큰 아들(12)에게 직접 영어를 가르치는 과정을 공개하면서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여기에 "아이들 영어를 사교육에 맡겨둬서는 죽도 밥도 안되겠다"는 회원들이 하나둘씩 모여 만들어낸 독특한 영어교육법이 서서히 효과를 보기 시작하자 엄마들의 입소문은 더 빠르게 퍼졌다. 이씨의 큰 아들은 잠수네식 영어공부로 3년 만에 해리포터 영화를 보고 대본을 만들어낼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

최근 이씨가 그동안 쌓인 영어공부 비법을 공개한 책 '잠수네 아이들의 소문난 영어공부법(중앙 M&B)'을 펴냈다.

이씨는 "아이를 학원에 보내더라도 학습 주도권은 엄마가 쥐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의 특성을 가장 잘 아는 엄마가 가장 좋은 선생님이기 때문이다.

잠수네 영어공부법의 출발은 '흘려듣기'다. 6개월 동안 하루 세시간씩 영어를 들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비디오나 교육용CD롬.위성방송.동화책 테이프 등 '차고 넘치도록' 영어를 들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라는 것. 물론 영어 '소리'에 둘러싸이는 것만으로 영어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다.

이씨는 "아이에게 영어공부를 해야하는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취향의 만화나 영화를 선택해 재미를 느끼게 하라"고 말했다.

흘려듣기의 단계가 익숙해지면 '집중듣기'도 함께 시도한다. 영어동화책 테이프나 미국 교과서 교재를 이용해 글씨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듣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하루 5분 정도로 시작해 서서히 30분 정도까지 늘려간다. 집중듣기를 하면 영어글자와 어휘에 익숙해 지고, 발음규칙을 자연스럽게 익혀 저절로 글을 읽게 되는 효과가 있다.

그 다음 단계는 읽기. 1천권 이상의 다독(多讀)이 잠수네의 비법이다. 많이 읽다보면 저절로 말도 터지고 글도 쓰게 된다는 것. 말하기와 쓰기의 오류를 고쳐주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의 손이 필요할 때도 있다.

이렇게 영어교육법에 대한 책까지 펴낸 이씨지만 지나친 조기영어교육 열풍은 우려하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까지는 우리말 교육에 더 신경을 쓰라"는 것. 또 어린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학습을 시켜 충분히 놀 시간을 빼앗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경고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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