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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변화시키는 긍정의 심리학 '행복의 공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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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무엇일까? 세상에서 가장 추상적이고 고차원적으로 보이는 이 질문은 인류가 이성을 갖기 시작한 이래 끊임없이 탐구되어 온 주제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행복에 대한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참다운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그저 기분이 좋다고 느끼면 행복한 것일까? 단순히 삶이 만족스럽다고 느끼면 행복한 것일까?

슈테판 클라인은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한다. 유럽 최고의 학술 저널리스트로 평가받는 그는 ‘전문 지식의 대중화’의 모범적 사례로 손꼽히는 자신의 대표작 《행복의 공식》에서 철학, 뇌과학, 심리학, 사회학 등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들며 학자들의 논문 속에 숨어 있는 최신 연구결과를 토대로 행복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을 끊임없이 우리에게 전달한다. 이 책을 통해 그가 밝혀낸 사실 중 가장 핵심적인 두 가지는 행복은 머리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것, 그리고 행복은 연습 가능한, 반복적으로 학습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행복은 과학이다. 체계적인 연습으로 찾아낸 행복
슈테판 클라인은 두뇌 연구와 심리학, 사회학의 새로운 통찰들에 기대어 행복의 공식을 찾아간다. 무엇보다도 슈테판 클라인이 주목한 것은 ‘우리의 머리 속에서 어떻게 행복을 인지하는가’였다.

그에 따르면 우리 두뇌에는 기쁨과 즐거움, 환호를 위한 회로들이 설치되어 있다. 즉, 태어날 때부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장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우리는 행복을 ‘마음’이 아닌 ‘머리’로 느끼게 된다.

행복의 감정은 무의식적인 육체적인 느낌을 인지한 후 의식적으로 발생한다는 것도 이 책에서 밝히는 흥미로운 사실이다. 뇌과학자인 안토니오 다마시오가 실행한 연구를 통해, 감정이 몸의 반응 다음에 나타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35쪽). 육체가 행복한 상태에 도달했을 때 우리의 뇌가 그것을 감지하고, 이를 통해 우리는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명상을 하는 수행자가 마음의 안정을 찾고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단순히 ‘마음 다스리기’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육체가 안정적인 상태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슈테판 클라인이 이 책에서 강조하는 더욱 놀라운 사실은 사람의 뇌는 계속해서 변한다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일정한 시기가 되면 뼈의 성장이 멈추듯 뇌 역시 어른이 되기 전에 성장이 끝난다고 믿었다. 하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우리가 무엇인가를 배우면 뇌에 있는 회로는 변화하기 시작한다. 뇌 안에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수많은 신경세포들은 우리의 노력에 따라 전혀 새로운 연결고리를 형성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새로운 것을 익숙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서양인들이 매운 음식을 계속해서 먹다 보면 어느 순간 매운맛을 즐기게 되는 것이나, 주차 공간을 새치기한 얌체 운전자에게 화를 내다 보면 다음번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더 강하게 화를 내는 것도 이러한 뇌의 변화에서 기인한다.(4장, <달라이 라마가 실험실로 간 까닭은>)

이러한 사실들은 행복은 연습해서 습득할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어느 상황에서 행복함을 느끼게 되는지,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순간 우리 몸에서 어떤 현상들이 발생하는지 알고 있다면 우리는 행복의 상태를 경험하려는 노력을 반복해 지속적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우울증에 빠진 유럽에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린 21세기 행복학 교과서
《행복의 공식》은 첨단 연구자들의 실험실과 논문에서 건져 올린 행복에 관한 새롭고 놀라운 사실들을 흥미진진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렇고 그런 처세서들이 제시하는 추상적인 행복의 의미와는 달리,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으로 유럽의 독자들을 신선한 충격에 빠지게 한 이 책은2002년 출간 당시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며 유럽 전역에 행복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제시하였다. 이후 우울증의 나라 독일을 위시해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일본 등 전 세계 25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각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라 ‘행복학의 교과서’로 불리는 책이기도 하다.

1부에서는 행복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왜 우리는 좋은 감정을 원하게 되는지를 알아본다. 좋은 느낌, 행복한 감정이란 육체적?정신적 상태가 위협받지 않을 때 나타난다. 우리가 행복을 원하는 까닭은 몸과 마음이 가장 편안한 상태가 생존에 가장 도움이 된다는, 진화의 과정에서 터득한 지혜 덕분이다. 또한 우리의 뇌는 쾌적한 기분을 생산해내고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훈련될 수 있다. 여기서는 ‘행복을 어떻게 학습하는가’에 대한 대답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뇌의 구조에 관한 설명이 이루어진다.

2부에서는 행복한 느낌을 갖도록 도와주는 우리 몸의 호르몬들을 살펴본다. 우리 몸의 호르몬은 어떤 순간에 방출되는지, 어떤 호르몬이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지, 담배나 알코올, 약물 같은 중독성 물질에서 쾌감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지, 이러한 쾌감이 진정한 행복이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다채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바람둥이가 되는 원인은 새로운 것에 강한 매력을 느끼는 뇌의 회로와 도파민의 협력 작용 때문이며(133쪽), 쇼핑이나 약물 중독에 빠지는 것은 기쁨에 대한 욕망이 지나칠 때 발생하는 ‘행복 시스템의 오류’라는 사실(166쪽)들은 쉽게 만족하거나 즐거움을 찾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대목이다.

3부는 행복을 얻기 위해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이야기다. 행복을 감지하는 능력, 부정적인 감정을 행복한 감정으로 바꾸는 능력을 어떻게 활용해야 우리가 정말로 행복해지는가를 탐구한다.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을 많이 만들기, 긍정적으로 사고하기,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몰두하기, 일상 속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일 등 사소해 보이지만 실천의 유무에 따라 개인의 미래를 뒤바꿀 수도 있는 행복을 위한 원칙들을 제시한다.

앞에서 언급한 머리 속의 행복 시스템을 바꾸는 데에는 개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사회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본문에서는 물질적 재산의 양에 구애받지 않고 삶에 대한 커다란 만족감을 창출하는 인도 남부의 도시 케랄라의 사례(320쪽)와 공동체가 무너지면서 구성원들의 행복이 어떻게 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로제토 마을 이야기를 통해(324쪽) 사회적 유대감이 개인의 행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펴본다. 이와 더불어 내 힘으로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사회 참여의 기회, 사회적 평등과 균형이 이루어질 때 개인의 삶이 더욱 큰 의미를 갖게 되고, 더 커다란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유럽 최고의 학술 저널리스트, 슈테판 클라인의 흥미로운 지적 탐험
《우연의 법칙》을 통해 이미 방대한 양의 연구 결과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흥미로운 서술을 보여준 슈테판 클라인은 이 책에서도 유럽 최고의 학술 저널리스트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지금까지 심리학의 한 영역이라고만 생각했던 ‘행복’이라는 주제를 뇌과학과 심리학, 사회학, 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를 가로지르며 체계적으로 접근한다.

결국 슈테판 클라인이 주장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행복의 감정은 두뇌 속의 프로그램이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고, 이 프로그램들의 연결망들을 긍정적인 감정 중심으로 바꾸는 것인데, 가장 중요한 방법은 일상 속의 학습과 훈련에 달려 있다. 공부 방법은 무척 간단하다.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충분히 만끽하는 것. 그리고 이 책을 통해 행복과 불행의 감정이 어떻게 육체 속에서 만들어지고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독자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행복을 공부하고 훈련할 수 있을 것이며, 자기만의 행복의 공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지은이 : 슈테판 클라인(Stefan Klein)
1965년 독일 뮌헨 출생. 유럽 최고의 학술저널리스트로 평가받고 있다. 철학, 물리학, 뇌과학, 심리학, 사회학 등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들며 학자들의 논문 속에 숨어 있는 최신 연구들을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출세작인 《행복의 공식》과 《우연의 법칙》은 전문 지식의 대중화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대학에서 철학과 물리학을 공부하고 바이오물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슈피겔>과 에서 기자로 일했다. 1998년 게오르그-폰-홀츠브링크 학술저널리즘 상을 받았다.

■ 정가 : 13,000원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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