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사 때부터 "부패일소" 앞장|브라질 대통령에 당선된 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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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17일 29년만에 실시된 브라질대통령선거에서 중도우파인 국민재건당(PRN) 소속의 페르난도 콜로 드 멜로 후보(40)가 큰 이변이 없는 한 대통령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16년간에 걸친 군정이 끝난 지난85년 대통령에 취임한 호세 사니 현 대통령의 뒤를 이어 내년3월5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승계할 콜로 후보는 최근까지 무명인물에 지나지 않았다.
출생지인 알라고아스에서 주지사를 지내다 출마한 그는 부패공무원을 숙정하여 주정부를 쇄신한 실력을 내세움으로써 그만큼 신선한 인물로 자신을 부각시키는데 성공했다.
불과 10개월 남짓한 지난 연초에 국민재건당을 창립한 그가 대통령선거전에 뛰어들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청렴한 정부의 등장을 고대하는 국민의 기대를 포착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잘생긴 용모와 달변으로 사니 정부의 부패와 무능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그의 모습이 TV를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가자 물가고와 저임금이라는 빈곤의 악순환에 찌들어 있던 국민들이 점차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는 ▲정부부패일소 ▲비대해진 공무원감축 ▲즉각적인 외채협상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주택건설을 촉진하고 건강·교육투자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가 노동자와 빈민층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좌파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후보(44) 를 패배시킬 수 있었던 것은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교묘히 이용한 외에도 브라질의「언론제국」으로 불리는「글로보」를 장악하고 있는 로베르트 마리노의 강력한 지원 때문이다.
콜로의 가문은 TV·라디오방송국, 신문사 등 대국민 대중매체를 소유하고 있으며 마리노와 혈연으로 맺어 있다.
이번 선거유세기간 중 콜로 후보에게 각종 언론의 초점이 집중됐으며 그에 대한 미화·찬양보도가 쏟아져 선거판도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콜로 후보는 카멜레온 적인 정치적 변신을 거듭해온 인물이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 그는 늘 자신이 「체제 밖의 인물」이라고 주장해 왔으나 사실 그는 체제의 가장 강력한 후원을 받아온 인물이라는 평판을 받아왔다.
그는 군정 하에서도 군정과 친밀한 정당에서 활동했으며 네 번씩이나 당적을 바꾸어 시류에 편승한 이력이 큰 약점으로 지적된다.
콜로 후보가 중도우익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의 노선도 그리 분명하지 않다.
그는 선거유세 중 자신이 사회민주주의 신봉자라고 주장했으나 사회민주주의자들이 룰라 후보를 지지하자 이번에는 반공을 내세우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브라질국민들은 또 그가 현정부의 무능을 강력하게 비난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데는 일단 성공했으나 그가 브라질특권엘리트계층 출신이며 한번도 민주주의를 논한바 없다는 사실에 불안을 느끼고있다.
콜로 후보는 룰라를 지지했던 전국노동자들의 파업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연1천4백%의 살인적인 인플레와 1천90억 달러의 세계 최대 외채에 시달리고 있는 「파산정부」를 이끌고 첩첩히 쌓여있는 경제난국을 풀어나가야 할 큰짐을 안게됐다.<진세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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