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빙상 신흥 명문 서울 광문고 "돌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한국 고교 빙상의 신흥 명문으로 자리잡은 광문고 (서울 강동구 고덕동)가 요즘 빙상계에서 화제다.
광문고는 지난 25일 끝난 제5회 회장기 쇼트트랙 빙상 대회에서 남고부 4개 전 종목을 석권, 지난 2월의 동계 체전 전관왕에 이어 완전 우승을 거듭했다.
빙상계에서는 광문의 잇따른 전국 제패를 그간 고교 빙상을 양분해온 전통 깊은 경기·서울고에 대한 「일대 반란」으로 보고 있다.
이들 학교는 그동안 배기태 이준호 (이상 서울고) 김기훈 (경기고) 등 한국 빙상의 간판스타들을 길러내면서 전국 규모 대회를 거의 독식하다시피 했었다.
여기에 광문이란 강자가 나타나 고교 빙상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광문의 팀 창단은 지난해 4월.
대학 시절 (경희대) 쇼트 트랙 국가 대표 선수로 활약했던 (84∼85년) 이내근씨 (28·사진)는 부친의 뒤를 이어 지난해 초 재단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곧바로 팀을 창단, 주니어 대표팀 상비군 코치로 있던 유태욱씨 (33)를 초대 코치로 영입했다.
대표 시절 이렇다할 국제 성적을 세우지 못한 이 이사장은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을 어린 선수들을 길러 실현하고 싶었다.
그러나 팀 구성은 간단치가 않았다. 당시 쑬만한 선수들은 전부 기존 명문 팀으로 진학하고, 오겠다는 선수가 거의 없었기 때문.
이 이사장과 유 코치는 선수를 찾아 직접 나섰다.
『빙상 대회가 열리는 곳이면 전국 어디든 찾아다녔습니다.』
대구·동두천 등 모두 지방 출신의 무명 선수 7명만으로 간신히 팀을 구성, 혹독한 훈련을 거듭했다.
이러한 외인 구단의 광문고가 팀 창단 불과 1년만에 전국 정상에 우뚝 선 것이다.
송재근 차경철을 비롯, 7명의 선수 모두가 대표팀과 상비군에 선발될 정도로 탈바꿈했고 이젠 오히려 오겠다는 선수가 줄을 잇고 있다.
학교측은 내년 3월엔 빙상 선수 훈련용 체육관 건립을 약속, 또 한단계 도약을 기약하고 있다.
빙상인들은 광문고 돌풍에 자극 받아 제2·제3의 광문 팀이 나오리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신동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