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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판 같은 격자 선, 휘거나 끊겨 보이면 황반변성 의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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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호 28면

라이프 클리닉

망막은 여러 층의 세포막으로 이뤄진 눈의 가장 안쪽에 있는 막이다. 여러 신경세포와 시세포를 포함하고 있어 빛을 감지하고 시각정보를 얻어 뇌로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안구를 카메라에 비교하자면 사진 필름에 해당한다.

항산화제·비타민 먹으면 악화 늦춰 #안구 내 항체 주사 치료법 효과 커 #담배 끊고, 체중·혈압 적절히 관리 #강한 자외선 직접 노출도 피해야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에 해당하는 황반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황반은 시세포가 밀집해 있어 시력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 황반 변성의 유병률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인 만큼 이 질환은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으로 꼽힌다. 실명 가능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환자들의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50대부터 노화로 발병 가능성 높아져

황반변성을 포함해 매년 망막질환 환자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에 따르면 망막질환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0년부터 연평균 8.5%가량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황반변성 역시 마찬가지다. 2016년 14만5018명이던 황반변성 환자 수는 2017년 16만4818명, 2018년 17만7355명으로 증가한 뒤 2019년 20만명대(20만471명)에 접어들었고 지난해에는 20만1376명을 기록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평균 연령이 증가하면서 점차 망막질환의 유병률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데이터에 따르면 30대 이하 환자는 전체 황반변성 환자의 1%에 불과하지만 40대 3%, 50대 11.6%, 60대 27%로 연령에 따라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70대 이상은 절반 이상(57.3%)을 차지할 정도로 환자 수가 많다.

이런 망막질환의 원인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다. 즉, 노화와 관련성이 가장 크다. 나이가 들면서 망막 내 신호전달과정 중 발생하는 산화스트레스에 대한 처리가 젊은 시절과 비교해 원활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당뇨병이나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전신 질환이 다양하게 망막의 혈관에 주는 영향도 있다.

황반변성은 보통 연령 관련성 황반변성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50대가 되면서부터 황반변성 위험도가 높아지기 시작한다. 이외에도 유전적 소인, 심혈관계 질환, 흡연, 자외선 노출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반변성은 건성(dry)과 습성(wet)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건성에서 시작해 습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중 건성 황반변성이 황반변성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시력 저하가 크지 않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황반의 기능이 떨어지고 중심부 시력의 질이 떨어지다가 어느 시점부터는 시력 저하를 호소하게 된다.

이와 달리 습성 황반변성은 중증도가 큰 질환이다. 소위 사람들 사이에서 실명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황반변성이 바로 습성 황반변성이다. 황반변성으로 인한 실명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습성 황반변성은 황반 아래에서 비정상적인 혈관(신생혈관)이 자라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 혈관은 비정상적인 혈관이기 때문에 매우 약하고 터지기 쉬워 삼출물과 혈액이 흘러나오면 황반에 손상을 입히게 된다. 결과적으로 급격한 중심시력의 저하를 유발해 심한 경우 실명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황반변성 중 건성 황반변성의 경우 여러 가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특별한 치료방법은 아직 없다. 그러나 항산화제 및 비타민을 적절히 복용함으로써 중기에서 후기 황반변성으로 진행할 확률을 25% 감소시켰다는 대규모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따라서 중증도 이상의 황반변성 환자의 경우에는 항산화제와 비타민을 복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반면 습성 황반변성 치료는 안구 내 주사나 광역학 치료를 시행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주로 안구 내 항체 주사치료를 통해 망막의 신생혈관을 억제해 퇴행시킴으로써 중심시력을 보존하는 치료들이 많이 발전하고 있다.

‘암슬러 격자’로 간단히 황반변성 검사

황반변성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도 질환에 대한 관심을 갖고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예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금연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적절한 체중과 혈압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평소 적절한 운동과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식단이 도움된다. 운동은 1주일에 3일 이상 몸에 살짝 땀이 날 정도로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 강한 날은 장시간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집에서도 간단히 ‘암슬러 격자’를 이용해 확인해볼 수 있다. 바둑판처럼 생긴 암슬러 격자를 30㎝ 정도 떨어진 상태에서 한 눈씩 가리고 중심에 있는 검은 점을 바라보면 된다. 만약 ▶가운뎃점이 잘 안 보이거나 ▶선들이 휘어지거나 끊어져 보이거나 ▶부분적으로 안 보이는 곳이 있다면 안과에서 검진을 받아봐야 한다. 그렇지만 역시 초기에는 증상을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1~2년에 한 번씩 안과 정밀 검진을 받는 것이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는 중요한 한 걸음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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