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사례비 욕심에…22년전 살인, 방송 인터뷰로 딱 걸린 그놈

중앙일보

입력 2021.08.20 17:36

업데이트 2021.08.20 17:48

 제주 대표 장기미제 사건인 '제주 변호사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김모씨(55)가 지난 18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살인교사 혐의로 입건된 김씨는 제주의 한 폭력조직인 유탁파 조직원으로, 지난해 6월27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유탁파 두목 백모씨(2008년 사망)의 지시를 받고 동갑내기 조직원인 손모씨(2014년 사망)를 통해 변호사 이모씨를 살해했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김씨는 올해 6월 캄보디아에서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적발돼 추방됨에 따라 지난 18일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뉴스1

제주 대표 장기미제 사건인 '제주 변호사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 김모씨(55)가 지난 18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살인교사 혐의로 입건된 김씨는 제주의 한 폭력조직인 유탁파 조직원으로, 지난해 6월27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유탁파 두목 백모씨(2008년 사망)의 지시를 받고 동갑내기 조직원인 손모씨(2014년 사망)를 통해 변호사 이모씨를 살해했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김씨는 올해 6월 캄보디아에서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적발돼 추방됨에 따라 지난 18일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뉴스1

22년 전 발생한 살인사건 피의자가 뒤늦게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최근 이 남성을 캄보디아에서 송환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20일 제주경찰청은 살인 교사 혐의로 A(55) 씨를 입건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1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영장 심사를 받는다. 제주지역 조직폭력배로 활동해온 A씨는 이 사건의 강력한 용의자다. 경찰은 A 씨가 1999년 11월 5일 제주에서 발생한 '이승용 변호사 살인 사건'을 교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1999년 11월 5일 제주경찰서 형사과 관계자들이 이모 변호사 피살사건이 발생한 제주시 삼도2동 제주북초 북쪽 삼거리에 세워진 승용차에 대해 감식하고 있다. [한라일보제공=연합뉴스]

1999년 11월 5일 제주경찰서 형사과 관계자들이 이모 변호사 피살사건이 발생한 제주시 삼도2동 제주북초 북쪽 삼거리에 세워진 승용차에 대해 감식하고 있다. [한라일보제공=연합뉴스]

1999년 당시 44살이던 이승용 변호사는 제주시 제주북초등학교 인근 삼거리에 세워진 자신의 승용차에서 운전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차량과 도로 곳곳에서는 다량의 혈흔이 발견됐다. 이 씨의 가슴과 배는 흉기에 수차례 찔린 상태였다. 그러나 돈과 소지품은 그대로여서, 원한을 품은 계획범죄로 무게가 기울었다.

숨진 이씨는 검사 출신 변호사로, 사법연수원 14기다. 김진태 전 검찰총장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홍준표 국회의원 등과 동기다. 경찰은 인근 지구대에 수사본부를 설치하는 등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이승용 변호사 살인 사건은 지난 2014년 11월 5일 자정을 기해 공소시효가 만료된 것으로 보였다.

2007년 형사소송법 개정 전까지 살인죄 공소시효는 15년이었고, 당시 개정으로 공소시효가 25년으로 늘어났지만 이전 사건에 소급 적용되지 않았다. 이후 2015년 형사소송법이 다시 개정되면서 살인죄 공소시효는 완전히 폐지됐다. 경찰은 A 씨가 2014년 공소시효 만료 이전에 수십 차례 해외를 드나들어 공소시효가 끝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형사소송법 253조는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동안 공소시효를 정지하고 있다.

A 씨는 지난해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해 자신을 과거 조직폭력배 '유탁파' 조직원으로 소개하고, 자신이 당시 조폭 두목의 지시를 받고 조직원 중 한 명에게 이 변호사를 위협하라고 교사했다고 말했다. 범행을 실행한 조직원은 부산 출신으로 '갈매기'라 불리는 동갑내기 조직원 손모씨(2014년 사망)이라고도 말했다. A씨는 이 인터뷰에서 범행에 사용된 흉기를 직접 그렸고, 이동 동선과 골목길에 가로등이 꺼진 정황 등 경찰도 모르는 구체적인 상황을 자세히 묘사했다. 이 방송을 본 경찰은 재수사에 돌입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본인의 공소시효가 만료된 줄 알고 인터뷰에 응했다고 한다. 또 A씨는 경찰에 "당시 이 변호사의 관련 인물이 수사 대상에 오른 것에 대한 미안함과 억울한 누명을 풀어주면 유족으로부터 사례비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에게 범행을 지시한 조직폭력배 윗선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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