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화재→협약식→소방관 고립→먹방…이재명 6월17일 그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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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6월 17일 행적이 정치권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날 발생한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때 이 지사가 경남 마산에서 황교익씨와 먹방을 찍었다는 게 논란이 되고 있어서다.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이 지사의 처신이 무책임했다는 비난을 쏟아내며 “도지사직 사퇴”, “정계 은퇴”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세월호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늦장대응에 빗대 이 지사를 몰아세우고 있다. 이 지사는 현장에는 없었지만 보고를 받고 지휘를 했다며 “과도한 비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와 이 지사의 행적을 타임라인으로 정리했다.

#17일 오전 5시 36분 화재 발생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는 이날 새벽 오전 5시 36분 발생했다. 지상 4층, 지하 2층에 연면적은 축구장 15개 넓이에 맞먹는 12만7178.58㎡의 대형 건물이다. 화재는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17일 오전 5시 56분 대응 2단계 발령

신고 접수 20여분 만에 ‘대응 2단계’ 경보를 발령했다. 장비 60대와 인력 150명을 동원해 초기 진화에 나섰다.

#17일 오전 8시 19분 초기 화재 진압

화재가 발생한 지 2시간 40여분 만인 오전 8시 19분쯤 불길이 잡혔다. 앞서 발령한 경보를 순차적으로 해제했다.

#17일 오전 11시 경기도-경남도 정책 협약식

화재를 진압 중이던 이날 오전 11시 이 지사는 경남도청에서 김경수 당시 경남도지사 등과 함께 지방정부 공동발전을 위한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2월 경기도가 협약을 제안하고 경남도가 화답하며 성사됐다. 국가균형발전, 남북교류활성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공동대응, 해양 마리나 산업 육성 등 4개 분야에 대해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에서 열린 '경상남도·경기도·경남연구원·경기연구원 공동협력을 위한 정책협약식'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뉴스1

이 지사는 김 지사와 오찬 후 경남도청을 떠났다. 이후 이 지사는 경남 교육감을 만났다. 민주당 경남도당과 간담회도 했다.

이 지사는 이날 페북에 ‘원팀이어야 넘을 수 있다’라는 제목으로 이날 협약식의 내용과 의미를 설명했다. 또 이 지사는 병원 수술실 CCTV 설치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게시물을 한 차례 더 페이스북에 올렸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에 대한 포스팅은 나흘 뒤인 21일 처음으로 게시했다. 화재 진압 중 숨진 고 김동식 소방령의 영결식이 열린 날이다.

#17일 오전 11시 20분 소방대원 인명검색 투입

화재가 발생한 지 약 6시간만인 오전 11시 20분께 불길이 어느 정도 잡히자 김동식 소방대장은 동료 4명과 함께 지하 2층에 진입했다. 인명 검색을 하기 위해서였다.

17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거센 불길로 외장재가 떨어져나가고 있다. 뉴스1

#17일 오전 11시 50분 다시 치솟은 불길

오전 11시 50분쯤 건물 내부에서 불길이 다시 치솟았다. 낮 12시 5분과 12시 15분에 잇달아 대응 1, 2단계를 다시 발령했다. 건물 내부에 적재된 물건 속에 잠자고 있던 불씨가 다시 번진 것으로 분석된다.

소방당국은 오전 11시 49분쯤 진화 작업을 하던 전 직원에게 탈출 지시를 했다. 김 대장 등은 불길이 번지자 즉시 탈출을 시도했다. 동료 4명은 밖으로 빠져나왔지만 김 대장은 건물 내부에 고립됐다. 오전 11시 59분쯤엔 경기도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A소방위가 탈진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17일 오후 2시 59분 행정1부지사 현장에 도착

#17일 오후 4시 9분 건물 안전 점검

#17일 오후 7시 6분 재난방송

이천시 전역에 재난문자가 발송됐다. “화재로 인해 지속적으로 다량의 연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알리며 인근 주민에게 창문을 닫고 연기 흡입에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화재가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물류센터 붕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17일 오후 8시 30분 먹방 촬영

이 지사는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의 유튜브 채널을 녹화했다. 이날 촬영한 영상은 ‘죽기 전에 먹어야 할 음식이 있다면’(16분 29초), ‘마산 떡볶이 먹방’(16분 14초)이라는 제목으로 두편으로 나눠 게시됐다. 20일 현재 각각 6.8만회, 5.7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먹방 영상 중 배경에 보이는 음식점 달력과 시계 등을 살펴보면 6월 17일 오후 8시 30분을 전후로 촬영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유튜브 채널 ‘황교익TV’에 출연해 떡볶이를 먹고 있는 황교익씨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유튜브 채널 ‘황교익TV’ 캡처

#18일 오전 1시 32분 이 지사 현장 도착

경기도는 “이 지사는 사전에 예정된 경남 교육감 접견, 더불어민주당 도당 현장 방문, 영상 촬영 등의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화재 현장 상황을 실시간 보고받고 행정 지원 조치를 꼼꼼히 챙겼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현장 지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고성군과 협약 등 다음날 공식 및 비공식 잔여일정을 일체 취소하고 17일 저녁 급거 화재 현장으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현장을 찾아 화재 진압 상황을 보고받은 뒤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경기도 제공. 뉴스1

이 지사는 "저는 (화재 당시) 마산과 창원에 가 있기는 했지만, 실시간으로 다 보고받고 파악도 하고 있었고, 그에 맞게 지휘도 했다"며 "다음날 일정을 취소하고 마산에서 네 시간 넘게 한방에 저녁도 먹지 않고 달려 현장에 갔다"고 했다.

경기도는 이 지사가 18일 오전 1시 32분 화재 현장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17일 오전 5시 36분 화재가 발생한 지 20시간 만이었다. 김 소방대장이 화재 현장에 고립된 지 약 13시간 30분이 흐른 뒤였다.

18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6시 계속되는 불길

소방당국은 24시간 넘게 화재를 진압했다. 김 소방대장의 생사는 이때까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건물은 밤새 타올라 건물은 뼈대를 드러냈다.

#19일 오전 10시 32분 실종 소방대장 수색작업 시작

화재가 사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19일 오전 10시 32분 김 소방대장에 대한 수색 작업을 시작했다. 수색 범위 내 구조 활동에 지장이 없다는 안전진단팀의 판단이 내려지면서다. 구조대원 15명이 현장에 투입됐다.

19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경기도 안전 특별점검관, 국토교통부 건축구조기술사, 국토안전관리원 주무관 등 전문가들이 소방관과 함께 건물 구조 안전진단을 위해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19일 낮 12시 12분 김동식 소방대장 시신 수습

김 대장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건물 지하 2층에서 발견했다. 소방당국은 "수색조가 10시 32분 투입돼 실종 흔적을 10시 49분께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대장의 유해 수습은 오전 11시 31분 시작해 낮 12시 12분에 완료했다. 김대장의 유해는 지하 2층 입구에서 직선거리로 50m 지점에 있었다. 김 소방대장이 실종된 지 약 47시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