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 비리, 교육감 채용으로 해결' 개정안에 뿔난 사립학교

중앙일보

입력 2021.08.20 15:46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건을 상정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건을 상정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임현동 기자

사립 초·중·고교 교사를 뽑을 때 교육청이 반드시 관여하도록 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사립학교 채용 비리가 불거지자 여당에서 내놓은 대책인데, 교육계에서는 찬반이 엇갈린다.

19일 국회 교육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사립학교 교사 신규채용 시 지금처럼 학교 법인이나 경영자가 채용을 담당하게 두지 않고 학교가 소재한 시·도의 교육감에게 시험을 맡기도록 강제하는 내용이다. 이에 반대해 온 국민의힘 의원들은 안건조정위원회 회의 때부터 항의의 뜻으로 퇴장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강행 처리했다.

"사립학교가 공영학교냐" 사립학교·한국교총 반대

사립학교 측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는 20일 "이 법이 개정되면 사립학교법이 공영학교법으로 전락하는 것"이라며 "사학의 자주성을 짓밟고 학교법인의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법률 개정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는 규탄 성명을 냈다.

협의회는 "사학 비리를 빌미 삼아 사립학교법을 개정하는 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했다. 그동안 일부 사립학교에서 비리가 있긴 했지만, 문제가 된 학교에 형사 처벌, 경영 주체 변경, 행·재정적 제재 등 불이익을 주면 되는데 모든 사립학교의 채용 권한을 교육청에 넘기게 하는 건 과하다는 주장이다.

사립학교 교원 신규채용시 전형을 교육감에 위탁하도록 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상임위를 통과했다. 본회의는 이달 말이다. 국회 홈페이지 캡쳐

사립학교 교원 신규채용시 전형을 교육감에 위탁하도록 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상임위를 통과했다. 본회의는 이달 말이다. 국회 홈페이지 캡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같은 의견이다. 교총은 이날 "교원 임용 1차 시험을 의무적으로 교육감에 위탁하게 하면 사학의 자율성을 근본적으로 침해하게 된다"면서 "사학의 채용, 운영 비리는 엄단해야 하지만 그것을 빌미로 모든 사학을 획일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사립의 존재 의미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교육청서 보조금 받는데 관리·감독 당연" 의견도 

반면 환영하는 교사들도 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이날 "일부 사립학교의 경우 친인척 관계나 금전을 이용하여 교원을 선발하고 있다"면서 "사립학교법 개정안 교육위 통과를 환영한다"는 성명을 냈다. 서울교사노조는 "서울에 있는 사립 중·고교의 89%가 교육청의 지원을 받는데 이를 두고 자율성 운운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사립학교도 국민의 세금에 재정을 의존하고 있는 만큼 납세자로부터 채용에 대한 관리·감독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이외에도 19일 회의에서는 고교학점제 근거를 마련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학급당 적정 학생 규모화를 유도하는 교육기본법 개정안, 국가 차원의 기초학력 보장책임을 명시하는 기초학력 보장법안, 디지털 기반의 원격교육 활성화 기본법안 등 6개 법안이 함께 처리됐다. 이날 통과한 법안들은 25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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