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말대로 손 안대고 코 풀려고? 尹의 침묵 진짜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2021.08.20 15:42

업데이트 2021.08.20 16:27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광복절인 지난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독립운동가 7위 영정을 모신 의열사를 찾아 예를 올린 뒤 안중근 의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광복절인 지난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독립운동가 7위 영정을 모신 의열사를 찾아 예를 올린 뒤 안중근 의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공개 행보가 최근 부쩍 줄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주 들어 윤 전 총장의 공개 일정은 이틀 뿐이었다. 지난 15일 광복절을 맞아 서울 효창공원에 있는 백범 김구 선생 묘역 등을 참배했고, 지난 18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12주기를 맞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다.

일정을 줄였을 뿐 아니라 입도 굳게 닫았다. 지난 15일 “국민의힘부터 먼저 공정과 상식으로 단단하게 무장돼야 한다”고 말한 게 현안과 관련한 마지막 발언이었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광폭 행보를 하는 가운데 윤 전 총장이 잠행을 하자 정치권에선 이를 둘러싼 해석이 분분하다.

먼저 “전략적으로 일정을 줄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정식품’이나 ‘후쿠시마’ 논란 등 상당수 설화가 인터뷰 등 잦은 언론 접촉으로 빚어진 만큼 의도적으로 일정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실제 윤 전 총장 캠프에서도 본인이 직접 나서야 할 꼭 필요한 게 아니면 메시지를 줄이는 게 좋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한다.

당내 갈등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일정 줄였을 가능성 

최근 이준석 대표와 윤 전 총장 캠프 인사가 갈등을 빚고, 이 대표와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저거 곧 정리됩니다” 발언을 둘러싼 녹취록 공방을 벌인 것도 일정을 축소하는 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경선관리위원장 문제부터 이 대표와의 갈등 문제까지, 공개 일정을 하면 기자들이 물어볼 건 뻔한 상황”이라며 “무슨 말을 해도 자칫 의도하지 않은 해석을 낳을 수 있는 상황이어서 굳이 일정을 많이 소화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윤 전 총장과 오찬 회동을 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이튿날인 지난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이) 너무 시끄러우니까 별로 대응하지 말고 참고 지내라’는 정도 이야기를 (윤 전 총장에게) 한 것”이라며 “‘당 내부에 소위 분란이 있는 것처럼 외부에 비치면 좋지 않으니까 누구 하나가 참아야 되니까 참고 견디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내가 그 얘기만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부터 이틀간 예정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등록을 앞두고 준비 차원에서 일정을 줄였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최근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총장 측 갈등의 단초는 경선준비위원회가 마련한 토론회 참석 문제였다. 경선관리위원회가 아닌 경선준비위가 토론회를 개최하는 문제를 놓고 월권이냐, 아니냐의 다툼이었다. 하지만 후보 등록을 하고 경선관리위가 정식 출범하면 토론회 참석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의 문제가 된다. 이미 홍준표 의원이나 유승민 전 의원 등 경쟁자들은 “토론에 자신이 없으면 그만두라”고 공격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에 시간을 쏟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후보 등록을 하게 되면 바빠지게 되는 만큼 경선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그게 꼭 토론만을 준비하는 건 아니고 캠프 내부 인사와 만나 의견을 주고 받는 식으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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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의 잠행을 음모론적 시각에서 보는 이도 있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20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윤 전 총장이 최근 공개 일정이 없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라며 “(그동안) 이준석 대표와 관계가 껄끄러웠는데 원희룡 후보가 대리전을 치렀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윤 전 총장 입장에선) 손 안 대고 코가 풀리는 중이니까 가만히 있어야죠”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이 마치 이준석 대표와 원희룡 전 지사의 갈등 상황을 일부러 지켜보는 것처럼 주장한 것이다.

尹 캠프, 25일 비전 발표회 갑론을박 하다가 결국 참석키로 

이런 가운데 윤 전 총장 캠프 내부에서는 25일 예정된 국민의힘 경선 후보 ‘비전 발표회’ 참석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일부 캠프 고위 인사는 “(애초 이 행사가 경선준비위가 마련한 것이기 때문에) 참석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 반면 다른 쪽에선 “참석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대립했다는 것이다.

그러다 20일 오후 윤 전 총장 캠프의 장제원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은 “경선준비위에서 주관하는 발표회는 전례도 없고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당의 화합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뤄내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받들어 발표회에 참석하기로 했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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