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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죽은 日 왕따 소녀…교감 "그럼 가해자들 미래 망칠거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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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친구들의 집단 괴롭힘에 시달리다 숨진 14세 일본 여중생 히로세 사아야. MBC 뉴스데스크 캡처

또래 친구들의 집단 괴롭힘에 시달리다 숨진 14세 일본 여중생 히로세 사아야. MBC 뉴스데스크 캡처

지난 3월 일본에서 또래 친구들의 집단 괴롭힘에 시달리다 실종된 후 공원에서 동사한 채 발견된 여중생의 사건과 관련해 해당 학교 측의 교감이 가해자를 옹호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9일 MBC 보도에 따르면 3월 23일 일본 홋카이도의 한 공원에서 14세 여중생 히로세 사아야가 숨진 채 발견됐다. 행방불명된 지 39일째 되는 날이었다. 사인은 저체온증으로, 눈에 덮여 있다가 기온이 오르며 신체 일부가 드러났다.

2019년 중학교 입학 직후부터 사아야는 또래 친구들에게 집단 괴롭힘과 성폭력 등에 시달리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았다.

실종 당일 사아야는 친구에게 “오늘 죽으려고 한다. 그동안 무서웠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

부모는 사아야가 다니던 중학교에 5차례나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했는데도 딸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 조사 결과 10명의 가해 학생이 드러났지만, 촉법소년이라 처벌을 피했고, 학교는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 변호사는 “(괴롭히는) 문자 메시지도 있고 사진도 있는데 이것을 보고도 집단 괴롭힘을 의심하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냐”며 “교감은 ‘한 명 때문에 (가해자) 10명의 미래를 망칠 것인가. 뭐가 일본의 미래에 도움이 되나? 가해자에게도 미래가 있다’라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사아야가 겪던 집단 괴롭힘에 관한 교육 당국의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지난해 일본 초중고교에서 확인된 집단 괴롭힘은 61만2000여 건으로, 지난 2013년 ‘이지메 방지법’까지 제정됐지만, 접수 건수는 6년 연속 증가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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