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해군 성추행 상관, 피해자 투명인간 취급”… 2차 가해 확인

중앙일보

입력 2021.08.20 11:33

서욱 국방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부석종 해군참모총장과 해군 성추행 사망사건 관련 질의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서욱 국방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부석종 해군참모총장과 해군 성추행 사망사건 관련 질의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사망한 해군 여군 중사를 성추행한 같은 부대 상관이 피해자를 투명인간 취급하는 2차 가해를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20일 국회 국방위 현안보고 자료에서 성추행 가해자인 해군 모 부대 소속 A 상사(구속)는 성추행 발생 당일인 5월 27일부터 8월 6일까지 주임상사(입건)로부터 ‘행동 주의’ 조언을 받았으며, 이후 “피해자를 무시(투명인간 취급)하는 행위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2차 가해 정황을 국방부가 공식 확인한 것이다. 해군은 그동안 2차 가해 의혹에 대해“수사 중”이라며 함구했다.

성추행 경위를 국회에 보고한 국방부 현안보고 자료에 따르면 A 상사는 5월 27일 민간식당에서 피해자와 식사를 하던 중 손금을 봐준다며 손을 만지는 등 성추행했다. 복귀 과정에서는 재차 팔로 목 부위를 감싸는 일명 ‘헤드록’을 했다.

피해자는 피해 직후 주임상사에만 관련 사실을 보고했다. 국방부 설명을 종합하면, 당시 주임상사가 피·가해자 물리적 분리 조치 없이 A 상사에게 ‘행동 주의’만 줬고, 이를 통해 보고 사실을 알게 된 A 상사가 2차 가해를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피해자는 성추행 72일 만인 8월 7일 감시대장(대위)과 기지장(중령) 등 2명과 잇단 면담을 통해 피해 사실을 뒤늦게 털어놨다. 이틀 뒤인 9일에는 정식신고 접수와 함께 다른 부대로 전속되면서 가해자와 물리적 분리가 이뤄졌다.

직접 면담했던 기지장은 피해자가 부대를 떠난 뒤 “(부대 내에서) 소속 대 간부들을 소집해 피해 사실을 추정할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교육을 실시했다”며 추가 2차 가해 정황도 있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해군 군사경찰은 현재 가해자 A 상사를 군인등강제추행 혐의로 구속했다. 주임상사와 기지장 등 2명을 ‘신고자에 대한 비밀보장을 위반한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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