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회장직 사퇴와 함께 회사 매각을 선언했던 홍원식(71) 남양유업 회장이 올해 상반기 급여로 지난해보다 3억원 이상 더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공시된 남양유업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홍 회장은 올 상반기 회사로부터 급여로 8억800만원을 수령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총급여가 5억원 이상이 아니라 공개 대상이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1년 새 급여를 최소 3억원 이상 올린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남양유업의 등기이사 1인당 평균 보수액도 크게 올랐다. 7명 등기이사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1억48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9809만원보다 50%가량 더 올렸다. 감사를 제외한 6명의 등기이사 중 3명이 모두 남양유업 오너 일가다. 홍 회장 본인과 모친인 지종숙 이사, 장남인 홍진석 상무다.
이와 관련해 남양유업 측은 20일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받은 것”이라며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아 홍 회장의 급여 반납이 있었고, 그 기저효과 때문에 올해 늘어난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2019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홍 회장은 당시 상반기 급여로 8억원가량을 받았다.
하지만 ‘불가리스 사태’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던 홍 회장이 회사 매각을 계속 미루고 있어 일부에선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홍 회장은 ‘헐값 매각’을 주장하며 법적 소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매각 계약일 하루 전날 두 아들도 복직·승진시켰다.
당초 매각 계약을 체결키로 했던 한앤컴퍼니 측도 “홍 회장이 일방적으로 (매각 체결을 위한) 임시주총 연기를 결정했다”며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