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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개선” 강조한 정부…불안한 내수, 오르는 물가는 고민

중앙일보

입력

정부가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고용 개선 흐름이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 영향으로 내수 경기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기획재정부는 20일 발간한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한국 경제에 대해 “코로나 재확산 등으로 대면 서비스업 등을 중심으로 내수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그린북은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한 정부의 시각을 담은 보고서다. 정부가 4차 유행 직전에 잠시 언급을 멈췄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역대 월간 수출액 상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역대 월간 수출액 상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기재부는 우려에 앞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견조한 수출 호조세 및 고용 개선 흐름이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실제 최근 수출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에 힘입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수출액은 554억4000만 달러(약 63조8668억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6% 늘었다. 무역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5년 만에 최고 실적이다.

주요 고용지표도 개선된 모양새다. 7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54만2000명 증가했다. 실업률도 3.2%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자영업자 비중 사상 최저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통계청]

자영업자 비중 사상 최저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통계청]

고용지표를 세세히 뜯어보면 평가는 엇갈린다. 지난해 고용 충격의 기저효과가 작용한 터라 취업자 수 증가폭은 5월(61만9000명)과 6월(58만2000명)에 이어 석 달 연속 줄어들고 있다. 고용을 유발하는 자영업자도 계속 감소한다. 취업자 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지난달 5.3% 줄어 32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대로 고용원 없는 이른바 ‘나홀로 사장님’은 2.1% 늘었다.

추석을 앞두고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는 물가도 정부의 고민이다. 7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강세가 이어지며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소비자물가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날 이억원 기재부 제1차관은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어 “주요 농축수산물 가격은 공급 여건 개선 등으로 지난주 대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달걀의 경우 12일 6000원대에 진입한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요 성수품 공급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생활물가 안정을 모색하고, 서민·취약계층과 함께하는 따뜻한 명절을 위해 위기극복 지원, 나눔·배려를 위한 방안을 이르면 이달 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가 이날 그린북에서 발표한 소비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달 할인점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9.5% 늘며 지난 6월(-2.4%) 이후 증가 전환했다. 카드 국내승인액도 온라인 소비 확대 등으로 7.9% 증가했다. 그러나 국산 승용차 판매량은 5개월 연속 감소하고, 백화점 매출액은 4개월 연속 증가폭이 둔화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7개월 만에 하락했다. 기재부는 “승용차 판매 감소와 CCSI 하락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한 달 반 넘게 지속되고 있고 2주 연장도 발표됐다”며 “소비지표 전체는 괜찮지만, 대면 서비스업 중심으로는 감소하고 있어 음식·숙박·여가 관련 업종은 장기화될 경우 피해가 좀 더 누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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