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미국 메이저리그에 거구가 왜 그리 많은가 했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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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김병곤의 MLB컨디셔닝스토리(18)

인체의 최대 파워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약 4초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메이저리그에서 단거리 스피드 트레이닝을 주로 하고 있다.. [사진 Wikimedia Commons]

인체의 최대 파워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약 4초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메이저리그에서 단거리 스피드 트레이닝을 주로 하고 있다.. [사진 Wikimedia Commons]

야구를 하는 대표적인 나라를 꼽으라고 하면 미국, 일본, 한국 정도를 떠올릴 수 있다. 최고의 리그라고 불리는 미국 MLB(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체력, 멘탈, 기술적 완성도가 가장 높을 것이다. 야구는 강하게 던지고, 강하게 공을 때리고, 빠르게 달려야 좋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야구에서 좋은 기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우수한 체력을 갖추어야 하고, 좋은 동작의 기술지도가 필요하며, 강력한 멘탈이 요구된다. 하지만 체력과 기술이 부족한 것을 정신력만의 문제로 단정하는 것은 잘못이다. 체력이 갖추어진 선수가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아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체력을 우선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선수 육성을 위한 우선순위 [사진 김병곤 제공]

선수 육성을 위한 우선순위 [사진 김병곤 제공]

선수의 체력을 만드는 부분 중 가장 신경을 써 트레이닝을 해야 하는 부분은 스피드 향상이다. 2021시즌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근무할 때 선수 훈련은 마치 단거리 육상 선수 같은 모습이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익숙하게 보는 모습과는 아주 달랐다. 한국과 일본 야구에서는 스테미너를 향상시킨다는 이유로 중거리(100m 이상)와 장거리 달리기(200m 이상)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달리는 거리가 길어지다 보니 운동장에서 체력 훈련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선수의 움직임은 느려지며 늘어지는 모습이 많았다. 하지만 메이저리거의 훈련 모습은 야구장에서 10분 정도의 준비운동 후 바로 기술 훈련으로 들어가며, 러닝(스피드) 훈련은 약 15분 전후 걸린다. 그것도 50m 이내의 거리를 전력질주를 하는 모습과 방향을 전환하는 민첩성 트레이닝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한국, 일본과 다른 트레이닝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고 블루제이스의 스포츠 과학자, 스트랭스 컨디셔닝 코치, 선수 트레이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근력을 만든 후 야구장에서 스피드를 향상해 선수의 파워를 완성한다고 했다. 인체의 최대 파워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약 4초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는 단거리 스피드 트레이닝을 주로 하고 있었다. 단거리 달리기 훈련은 주로 4초 전후로 뛸 수 있는 30m 정도를 뛰었으며, 민첩성 트레이닝을 하더라도 10초 이상을 넘기는 일은 거의 없었다. 훈련의 종류와 방법에 따라 선수의 몸이 변한다. 100m 달리기 선수의 몸은 근육을 많이 가지고 있어 엄청 크고, 마라톤 선수 또는 중거리 선수는 마른 체형을 가지고 있다. 이를 보면 단거리 스피드가 빨라지기 위해서는 근육 내에 에너지를 많이 저장해 속도를 높여야 하기 때문에 선수의 몸이 클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 선수가 체형이 큰 것은 그래서다. 단순하게 스피드 트레이닝 없이 근력 트레이닝만으로 몸이 그렇게 커진다면 스피드가 떨어져 둔한 움직임을 갖게 된다.

한국 선수가 기술적으로 더 완성되기 위해서는 야구의 기본이 되는 파워를 만드는 트레이닝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이 부분은 선수 개인의 준비가 아닌 야구협회, 리그, 팀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준비해 만들어 나아가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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