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배 66% 계란 70%, 우윳값도 올랐다 ‘추석 인플레’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추석을 앞두고 배·사과 등 과일과 고기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8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 [뉴스1]

추석을 앞두고 배·사과 등 과일과 고기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8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 [뉴스1]

추석(다음달 21일)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추석 차례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주요 추석 성수품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원화값 하락, 달러값 상승으로 수입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명절 앞두고 물가 상승세 가속 #한우값 10%, 쌀값도 15% 올라 #우유 쓰는 가공식품값 인상 채비 #원화값 하락에 수입물가도 들썩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으로 전통시장에서 배(신고 상품) 10개의 평균 소매가격은 5만2383원이었다. 1년 전(3만1441원)과 비교하면 66.1% 뛰었다. 사과(후지 상품) 10개의 평균 가격은 3만1167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16.9% 올랐다. 배·사과는 가을에 수확한 작물을 창고에 보관했다가 연중 판매한다. 지난해 장마로 배·사과의 수확량이 적었던 영향으로 올해 들어 높은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됐다.

고깃값도 높은 수준을 이어간다. 한우 안심(1+등급)은 100g당 1만1220원으로 1년 전보다 10.1% 올랐다. 삼겹살(국산 냉장 중품)은 100g당 2515원으로 7.3% 상승했다. 닭고기(도계 중품)는 1㎏당 5245원으로 11.3% 비싸졌다. 계란(특란 중품) 30개짜리는 7627원으로 70.6% 올랐다. 쌀(일반계 상품) 20kg당 6만1412원으로 15.1% 상승했다.

주요 추석 성수품 1년 새 얼마나 올랐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주요 추석 성수품 1년 새 얼마나 올랐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우유 소매가격도 오른다. 낙농진흥회가 정부의 만류에도 결국 원유(가공하지 않은 우유) 가격을 인상하면서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지난 17일 원유 가격 인상을 우유업체에 통보했다. 낙농진흥회는 ‘유대 조견표’에 지난 1일부터 생산한 원유 가격을 ℓ당 21원 올리는 내용을 담았다.

우유업체들은 지난 1∼15일 치 원유 대금을 낙농가에 지급할 때 인상된 가격으로 계산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원유 대금은 보름마다 정산한다. 생산비 상승 등을 고려할 때 원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낙농업계의 입장이다.

농식품부는 원유 가격 인상을 6개월 늦춰달라고 요청했지만 낙농업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낙농업계의 원유 가격 인상은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익명을 원한 서울우유 관계자는 “원유 가격 인상 폭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내부적으로 가격 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상 시기와 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우유업계 관계자는 “(우유 소매가격의) 인상 폭과 시기는 업계 1위 서울우유의 결정을 봐야 한다. 그간 물류비·인건비 등 생산비 압박 요인이 누적돼 (우유 가격) 인상 폭은 클 수 있다”고 전했다.

빵·과자·아이스크림 등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 가능성도 있다. 우유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식품의 가격을 밀어 올리는 ‘밀크 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2.6% 올랐다.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이후 4개월 연속으로 2%대를 이어갔다.

수입물가 상승,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도 소비자물가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계의 벌이는 줄어든 상황”이라며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 상승률은 훨씬 높다”고 말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공급 부족 품목의 수입을 늘리거나 정부 비축 물량을 풀겠다는 계획이다. 추석 전까지 매주 물가관계 차관회의를 열어 관련 물가 동향을 점검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