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하룻밤 백패킹, 초보는 휴양림·해수욕장이 안전

중앙일보

입력 2021.08.2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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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최승표의 여행의 기술

등산과 캠핑의 인기에 힘입어 ‘백패킹’ 인구까지 늘고 있다. 하룻밤 묵는 데 필요한 짐을 짊어지고 잠시 문명과 떨어져 자연의 품에 안기는 것이야말로 백패킹의 매력이다. [중앙포토]

등산과 캠핑의 인기에 힘입어 ‘백패킹’ 인구까지 늘고 있다. 하룻밤 묵는 데 필요한 짐을 짊어지고 잠시 문명과 떨어져 자연의 품에 안기는 것이야말로 백패킹의 매력이다. [중앙포토]

큼직한 배낭을 어깨에 짊어지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 하룻밤 지내고 오는 백패킹(Backpacking)은 가장 자연친화적인 레저라 할 수 있다. 과거 장거리 산행을 다니는 소수의 산꾼이 즐기던 활동이었는데 최근에는 MZ세대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백패킹은 알아야 할 게 많다. 멋진 사진 한 장을 위해 아무 산에서 야영했다간 범법자가 될 수 있다. 주요 야영지마다 쓰레기 문제도 심각해 주의가 필요하다. 백패킹 입문자가 알아야 할 기초 지식을 정리했다.

취사·야영 금지된 백패킹 성지

양주 노고산은 북한산과 서울을 조망할 수 있어서 최근 백패커가 많이 찾는다. [사진 김현일]

양주 노고산은 북한산과 서울을 조망할 수 있어서 최근 백패커가 많이 찾는다. [사진 김현일]

백패킹은 여느 레저보다 장비가 중요하다. 무거운 짐을 스스로 짊어져야 하고 자연 속에서 예측 못 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백패킹 장비 전문업체인 ‘마이기어’ 김혜연 실장은 “취사나 휴식 관련 장비보다 야영의 핵심인 텐트·침낭·매트가 가장 중요하다”며 “취사를 하지 않더라도 저체온증을 대비해 작은 화기라도 챙기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배낭은 브랜드나 디자인만 따지면 안 된다. 어깨끈과 허리벨트, 등판이 내 몸과 잘 맞는지 착용해보고 골라야 한다. 배낭 크기는 얼마나 짐을 줄이느냐에 달려 있다. 거하게 먹거리를 챙겨가지 않는다면 여름엔 45~50ℓ정도면 적절하다. 발목을 감싸주는 중장거리용 등산화와 스틱도 필수다.

장소는 어디가 좋을까? 자연공원법에 따르면 국립공원·도립공원 등은 취사와 야영 모두 불법이다. 산림유전자보호구역·백두대간보호지역도 마찬가지다. 이밖의 산은 산림보호법에 따라 취사가 금지돼 있다. 불을 피워서 음식을 해 먹지 않는다면 야영은 해도 된다는 뜻이다. 개인 사유지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몇 해 전까지 ‘백패킹 성지’로 통했던 선자령과 신불산 간월재는 산림청과 지자체에서 아예 백패킹을 금지했다. 그만큼 마음 편히 갈 수 있는 곳이 드물다.

전문가들은 휴양림이나 공중화장실이 갖춰진 해수욕장부터 가보길 권한다. 유튜브 채널 ‘채널캠핑’을 운영하는 김현일(39)씨는 “굴업도, 덕적도 같은 서해안 섬이 백패킹을 시작하기 좋다”며 “서울 인근에서는 높지 않으면서도 전망이 좋은 양주 노고산, 남양주 예봉산, 이천 원적산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반경 10m 쓰레기 가져오기

등산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 유행하고 있다. 백패커가 눈여겨볼 대목이다. [사진 김강은]

등산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 유행하고 있다. 백패커가 눈여겨볼 대목이다. [사진 김강은]

매너도 잘 알아야 한다. 백패커가 다니는 길과 야영하는 장소는 일반 등산객이나 지역 주민도 함께 이용하는 곳이 많은 만큼 최대한 다른 이를 배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등산객의 발길이 끊기는 해 질 무렵 텐트를 설치하고 주요 등산로와 전망대를 피해 야영하는 게 상식이다. 아침에도 일찌감치 일어나 자리를 정리하고 이동하는 게 좋다.

백패킹 인기 장소마다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 음식을 과하게 챙겨가면 쓰레기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과식을 하면 용변 처리 문제도 뒤따른다. 짐도 덜고 화재 위험도 줄이는 차원에서 비화식(非火食)을 해 먹거나 발열 도시락을 챙겨가면 간편하다. 국물이나 기름은 빈 페트병에 챙겨오자. 대변은 응고제를 이용해 하산한 뒤 버리는 게 이상적이다. 이게 어렵다면 야영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30㎝ 이상 땅을 판 뒤 해결하고 휴지는 챙겨와서 버리도록 한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LNT (Leave No Trace, 흔적 남기지 않기)’를 실천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건 반가운 일이다. 2018년 ‘클린하이커스’ 그룹을 만들어 활동 중인 김강은(31)씨는 “백패킹을 한 장소에서는 내가 버린 게 아니어도 반경 10m 안에 있는 쓰레기를 주워오면 좋겠다”며 “친구 집에 놀러 간다고 생각해보기 바란다. 백패킹은 자연과 동물이 주인인 장소를 하룻밤 빌려 쓰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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