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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드릴 말씀 없다” 녹취록 공방 일단락…당내서도 “그만하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9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도 저는 별로 드릴 말씀은 없다”며 공개 발언을 생략했다. 지난 17일에 이어 두 번 연속 건너뛰었다. 회의를 마친 뒤에도 취재진의 질의에 응하지 않았다.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측과의 설전에 이어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전화 녹취록 관련 공방을 주고받은 뒤 당 안팎의 비판과 우려가 커지자 스스로 입을 닫은 것이다.

최고위원회의서 공개 발언 생략 #선관위장 인선은 여전히 갈등 불씨

이 대표와 원 전 지사는 최근 통화에서 윤 전 총장과 관련된 얘기를 나누다 이 대표가 “저거 곧 정리됩니다”라고 말한 걸 두고 서로 엇갈린 주장을 펴면서 공개 다툼을 벌였다. 원 전 지사가 전날(18일) 오전 “오후 6시까지 녹음 파일을 전체 공개하라”고 했지만, 이 대표가 “그냥 딱하다”고만 하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원 전 지사가 “이 대표가 잘못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고 한 데 대해 이 대표가 계속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녹취록 공방은 일단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최고위원들도 “조금씩 양보해 정권교체하자”(정미경 최고위원)거나 “정치 싸움은 그만두고 정책 싸움을 하자”(김용태 청년최고위원)는 화합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회의장 바깥에선 녹취록 파문의 여파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인 간 통화 내용을 까발려서 논쟁을 하는 것 자체가 참 유치하다. 원희룡 후보는 상처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선 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전날 원 전 지사의 대선 후보직 사퇴를 요구한 데 이어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꼬리를 내린 것”이라며 “최소한 사과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봉합되는 듯하던 당내 갈등이 오는 26일 출범키로 한 당 경선 선거관리위원장 인선 문제를 계기로 다시 분출할 수도 있다. 원 전 지사는 이 대표가 선관위원장으로 임명하려 했던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에 대해 “서병수 위원장은 안 된다. 이 대표의 꼭두각시가 아닌 선관위원장을 세워야만 이런 분란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경선준비위원장으로서 중립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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