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오병상의 코멘터리

언론재갈법..퇴임후 문재인 방탄용?

중앙일보

입력 2021.08.19 21:42

업데이트 2021.08.19 23:56

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언론중재법개정안 상임위 통과, 25일 본회의 강행처리될듯
언론사 탐사보도 위험해져..임기말이나 퇴임후 추적취재 난망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언론중재법 개정안 통과시키려는 도종환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1.8.19 임현동 기자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언론중재법 개정안 통과시키려는 도종환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1.8.19 임현동 기자

1.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마침내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재확인했습니다. 법개정이 거의 확실해졌습니다.

2. 법개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입니다.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진보정당인 정의당도 반대합니다. 국내외 주요 언론단체 대부분이 반대입니다. 언론인은 전직ㆍ현직 가릴 것 없이, 언론단체는 진보ㆍ보수성향 구분 없이 대부분 반대했습니다. 세계신문협회(WAN)와 국제언론인협회(IPI) 등 대표적 국제언론단체도 반대입니다.

3. 대표적 진보성향인 언론개혁시민연대 성명이 ‘진보’를 자칭하는 정부여당엔 제일 와닿지않을까 싶습니다. 드문 일이니까요.

‘민주당이 넘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넜다.’

‘부당한 수단으로 언론을 옥죈다면 표현의 자유가 숨 쉴 공간은 축소될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되돌아간다.’

‘언론중재법 강행처리는 다수의 횡포이며, 민주주의 후퇴일 뿐..언론개혁이라 말하는 건 후안무치한 일이다.’

4. 민주당은 개정안 가운데 문제 조항을 대부분 고쳤다고 주장합니다.
몇가지 고친 건 사실입니다. 확실히 빠진 조항은..손해배상금을 기자 개인에게 부담시킨다는 ‘구상권청구’입니다. 기자 개인으로선 부담 하나 덜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본질적인 문제는 그대로입니다. (8월3일자 [오병상의 코멘터리] 참조)

5. 사실 문재인이 대통령후보 시절 공약한 언론개혁은 이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공약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보도 제작 편성의 자율성 확보’‘온라인 표현의 자유 확대’등입니다. 다 맞는 얘기, 필요한 개혁들입니다. 문재인은 당시 ‘언론자유보장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6. 그런데 집권후 공약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란 공영방송인 KBS와 MBC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정권이 좌우하지 않고 독립성을 갖도록 한다는 취지입니다.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기본적으로 ‘표현의 자유확대’에 역행하는 내용입니다.
왜 이런 역주행이 벌어지는 걸까요. 대선이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7. 법개정에 따라 언론 입장에서 가장 어려워지는 부분이 탐사보도입니다.
팩트를 전달하는 ‘스트레이트(일반뉴스)’나 의견을 담은 ‘오피니언(사설 칼럼)’과 같은 영역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작을 겁니다. 하지만 작은 실마리라도 잡히면 추적하고 파헤치는 탐사보도는 위험해집니다. 특히 권력비리의 경우 취재와 동시에 소송에 휘말릴 겁니다.

8. 그렇게 될 경우..개정안은 대선 전후로 모두 집권여당에 중요합니다.

첫째, 대선과정에서 집권여당의 비리폭로가 어려워집니다. 통상 임기 동안 쌓였던 비리는 대선을 앞둔 임기말에 터져나옵니다.
집권세력의 권력비리는 어려운 탐사보도 영역인데..법개정으로..설상가상 위험해졌습니다. 최순실의 태블릿을 입수해도 보도가 망설여질 겁니다. 태블릿은 작은 실마리며, jtbc의 보도는 의혹제기에 불과했습니다. 법개정으로..최순실이 소송하면 탐사는 스톱입니다.

9. 둘째, 더 중요한 건 대선이후 ‘퇴임 대통령에 대한 방탄용’기능일지도 모릅니다.
권력에선 내려가기가 더 힘들다고 합니다. 퇴임하면 재임중 권력비리가 쏟아집니다. 친노들은 ‘노무현을 죽인 것은 검찰과 언론’이라고 확신합니다.
친문들도 같은 생각을 할 겁니다. 검찰 무력화가 완성된 상황에서..언론 무력화가 ‘문재인 지키기’에 꼭 필요하다고..

10. 그래서 무리한 법개정을 밀어붙인 주역이 모두 친문입니다.
법안에 시동을 건 주인공은 정청래 민주당의원입니다. 개정안에 덧칠을 반복한 주역은 ‘이스터항공 횡령’재판중인 이상직 의원, ‘검언유착 허위사실유포’로 피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대표(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입니다. 상임위에서 야당(열린민주당)이면서 여당(민주당) 편을 들어줌으로써 ‘과반수통과’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김의겸 의원은 청와대대변인 출신입니다.
〈칼럼니스트〉
202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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