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기후위기대응법 단독처리…"2030년까지 최소 35% 감축"

중앙일보

입력 2021.08.19 18:29

여당이 19일 새벽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돼 있던 기후위기대응법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이날 환노위를 통과한 '기후위기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녹색성장법'엔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2018년 대비 35% 이상으로 하는 내용이 담겼다. 야당은 "턱없이 낮은 목표치를 담은 법안을 협의 절차도 무시한 채 밀어붙였다"며 반발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임이자 간사와 의원들이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안' 강행 처리를 규탄하고 있다. 뉴스1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임이자 간사와 의원들이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안' 강행 처리를 규탄하고 있다. 뉴스1

NDC 최저 35%…5개월 논의 마침표

이날 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기후위기대응법 통합안을 들여다보면, 구체적인 NDC는 대통령 직속 기구인 탄소중립위원회(탄중위)가 정하도록 하고 법안에는 '35%'라는 NDC 최저 기준만 명시했다. 그동안 논의돼온 여당안에는 NDC 최저 기준이 30% 이상으로 잡혀있었고, 이에 대해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목표치가 40~50%는 돼야 국제적 기준에 맞다”며 반대해왔다. 또한 국민의힘에서는 "실현 가능한 근거가 없는 법안은 애초에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약 5개월간 논의가 진전되지 않던 기후위기대응법안은 송옥주 환노위 위원장이 안건중재위원회를 소집하면서 급하게 처리절차를 밟아갔다. 안건중재위는 환노위 소속 의원 6인(여야 각 3인) 중 4명의 찬성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데, 안호영·노웅래·윤준병 민주당 의원과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소집돼 통합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18일 오전 국회 앞에서 열린 '기후위기비상행동,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 관련 기자회견에서' 황인철 기후위비상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국회 앞에서 열린 '기후위기비상행동,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 관련 기자회견에서' 황인철 기후위비상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통합안은 이명박 정부에서 사용했던 '녹색성장' 개념은 이어가기로 했다. 통합안이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대체한다는 의미로, 국민의힘이 주장한 바를 반영한 것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탄중위)는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로 이름이 바뀐다. 탄중위는 오는 10월 말 최저기준 35%를 넘는 실제 NDC를 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협의 과정 무시했다" 야당 반발

통합안이 통과되자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즉각 반박했다. 19일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실은 "야당과 협의도 없이 단독처리한 것이 우려된다"며 "실현 가능한 수준의 목표를 국제사회에 제시해야 하지만, 민주당이 처리한 법안에는 수치만 있고 근거는 없다"고 했다.

정의당 기후위기·일자리특별위원회는 "감축 목표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밝힌 목표(2017년 대비 40% 이상 감축)보다 후퇴했다"며 "정의당과 시민단체가 주장해온 대로 2010년 대비 50% 이상 감축으로 대폭 상향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11월 국제사회에 발표해야" 

19일 환노위 여당 간사인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탄소배출량이 역대 최대였던 2018년부터 탄소 중립이 되는 2050년까지 선을 그으면 2030년엔 적어도 35%까지는 감축해야 한다"며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수준과 우리 산업계의 입장을 절충한 결과"라고 했다. 의원실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1월 탄소중립위원회가 정한 NDC를 국제사회에 공표할 예정이다.

법안 단독 처리를 강행한 이유에 대해서는 "기후위기대응법안과 관련해 공청회 2회, 법안심사소위가 3회가 열리는 동안 국민의힘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며 "11월 NDC 국제사회 공표 일정을 고려할 때 야당과 당 대 당 협의를 하기 위해 더 기다릴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윤순진 탄소중립위원회 민간위원장이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위원회(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지난 5일 윤순진 탄소중립위원회 민간위원장이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위원회(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시민단체들은 민주당의 법안 단독 처리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민주당이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가는 무리수를 두었다"며 "2030 배출량이 5억t에 육박하는 목표는 황당하다"고 밝혔다.

한편 기후솔루션 소속인 박지혜 변호사는 "감축 목표를 법률로 제시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탄중위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고 했다. 김승래 한림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최저 기준으로 본다면 35%라는 수치에 문제는 없다"면서도 "앞으로 탄중위가 탄소중립으로 가는 전환 기술과 산업계의 현실을 고려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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