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7단체, 언론중재법 강행에 "위헌 소송 등 동원해 저지할 것"

중앙일보

입력 2021.08.19 18:16

업데이트 2021.08.19 18:51

19일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자 언론단체ㆍ시민단체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언론중재법 개정안 통과시키려는 도종환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언론중재법 개정안 통과시키려는 도종환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한국신문협회와 관훈클럽ㆍ대한언론인회ㆍ한국기자협회ㆍ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ㆍ한국여기자협회ㆍ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국내 언론 7개 단체는 이날 오후 공동성명을 내고 “언론에 재갈 물린 위헌적 입법 폭거를 규탄한다”며 “반민주적 악법으로 전락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지금이라도 폐기할 것을 국회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을 내는 등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을 분명히 밝혀 둔다”고 천명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해 “이번 법안 처리 과정에 대해 일절 언급 없이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며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반헌법적 개정안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세계신문협회(WAN)와 국제언론인협회(IPI) 등 전 세계 언론단체들과 한국언론학회 등 학술기관,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들이 한목소리로 개정안 철회를 요구했는데도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의석수를 믿고 힘으로 밀어붙였다”고 비판했다.

특히 개정안이 이날 국회 문체위에서 강행 처리된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지적하며 “국회법의 취지를 무시한 반민주적 행태로 규정한다”고 못박았다. “국회법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처럼 반대 의견이 있는 법안을 처리할 때는 여야간 이견조정을 위해 여야동수로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숙의 과정을 거치도록 돼 있다. 그런데도 도종환 위원장은 여당의원 3명과 법안 옹호에 앞장섰던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을 야당 몫의 위원으로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켰다”는 것이다.

또 원래 개정안의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 대상에서 고위공직자와 대기업 임원 등을 제외하는 등 일부 문구가 수정된 데 대해 “악법의 본질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면서 “문체위를 통과한 개정안의 내용 중 징벌적 손해배상의 근거가 되는 허위ㆍ조작 보도는 그 개념이 불분명하고 자의적으로 해석돼 언론을 손쉽게 통제할 수 있는 길을 터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WAN이나 IPI는 이른바 ‘가짜뉴스’법을 제정해 언론보도를 통제하려는 시도에 대해 선진국에선 찾아보기 힘들며 언론 자유를 침해한다고 비판했으나, 이러한 지적을 반영한 내용은 개정안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짚었다.

이들 7개 단체는 국회에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25일 본회의에 상정처리하는 것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여ㆍ야 대선 주자에게도 “이번 개정안에 대한 찬ㆍ반 입장을 밝히고, 개정안 강행 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국내외 언론 단체들의 충정 어린 노력에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허성권 KBS노조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앞에서 열린 언론중재법 철폐투쟁 범국민 공동투쟁 위원회 결성식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성권 KBS노조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앞에서 열린 언론중재법 철폐투쟁 범국민 공동투쟁 위원회 결성식에서 삭발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송기자연합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 등 4개 현업 언론단체들도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늘 강행처리로 민주당은 또다시 언행불일치와 내로남불의 늪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고 말았다”며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법사위 및 본회의 처리 일정을 멈추고 국회 내 언론개혁 특위 구성과 사회적 합의 절차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또 “언론에 대한 정치적 기득권 강화를 위한 모든 행위를 중단하고, 언론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며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그동안 촛불 권력임을 자임해 온 민주당에 대해 신뢰의 끈을 놓지 않으려 버틴 우리가 먼저 결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성향의 시민단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는 높았다. 언론개혁시민연대도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당에 대해 “넘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넜다”면서 “부당한 수단으로 언론을 옥죈다면 표현의 자유가 숨 쉴 공간은 축소될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되돌아간다”고 비판했다. 또 “언론중재법 강행처리는 다수의 횡포이며 민주주의 후퇴일 뿐”이라며 “언론개혁이라 말하는 건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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