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먹튀, 이정도면 사기"라던 吳, 결국 형사고발 나섰다

중앙일보

입력 2021.08.19 18:00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태양광 업체들이 보조금을 받은 후 고의로 폐업한 것과 관련, 서울시가 이들 업체를 사기죄로 고발하기로 했다.

보조금만 빼먹고 ‘고의 폐업’ 의심

서울시는 19일 ‘베란다형 태양광 보급사업’ 참여 업체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까지 총 68개 업체가 참여해 보조금 536억원이 지급됐다.

사진 SNS 캡처

사진 SNS 캡처

그 중 14곳이 서울시 보조금을 수령한 뒤 3년 내에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1개 업체는 보조금을 받은 지 1년도 안 돼 문을 닫았다. 특히 폐업업체 중 3개 업체 대표는 폐업 후에 다른 법인 명의로 서울시 베란다형 태양광 보급사업에 재참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폐업업체들은 총 118억원의 보조금을 챙겼다.

이같은 의혹을 중앙일보가 8월 12일자 8면에 보도([단독]'박원순 태양광' 업체들, 보조금 120억 챙기고 폐업했다)한 다음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태양광 사업 재고하라! 이 정도면 사기 아닙니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강도높은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폐업한 업체들이 ‘보조금 수령 후 5년간 정기점검 및 무상 하자보수 의무’가 있음을 알면서도 고의로 폐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사기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형사고발 조치를 할 계획이다.

사기죄 고발에 손해배상도 청구

일부 업체들은 서울 지사를 폐업한 뒤 지방에 사무실을 두고 다른 영업을 계속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업체들은 ‘재정 악화’를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태양광 유지보수 비용과 사무실 임대료 등을 아끼기 위해 폐업 신고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시는 형사 고발 외에 손해배상도 청구한다. 업체가 하자보수 의무를 수행하지 않아 서울에너지공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연간 2만 6000여건의 민원이 발생한 데다, 폐업업체가 설치한 베란다 태양광 관련 애프터서비스(AS) 요청도 최근 1년간 113건에 달했다. 시민들의 AS 민원이 끊이지 않자 서울시는 지난해 별도로 유지보수 업체와 계약해 1억 5000만원의 예산을 지출했다.

보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발견되면 시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형사고발하고, 환수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폐업 후 명의를 변경해 신규사업에 선정된 3개 업체는 선정 및 계약을 즉시 취소하고, 향후 5년간 서울시에서 실시하는 보조금 관련 사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배제키로 했다.

과거 감사원 “업체 선정 특혜 있었다”

또 향후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부정 업체의 입찰ㆍ계약 등 참여를 제한해 퇴출시키고, 타 지자체 사업에도 참여할 수 없도록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태양광 보급업체 휴ㆍ폐업 시에는 지자체장의 승인을 의무화하는 ‘사전 승인제’ 도입을 추진하는 등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기존 보급업체에 대한 사후관리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태양광 관련 잡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9년 감사원은 서울시에서 특정 협동조합에 특혜를 주었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았다. 서울시의 책임론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보조금 수령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미니태양광 사업 자체가 부실했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다”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차원에서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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