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이랑GO] 유아차·휠체어도 걱정없어요…모두가 신나는 무장애 정원

중앙일보

입력

아이랑GO

아이랑GO’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쓰기 숙제를 해야 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주는 모두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서울 어린이대공원 ‘무장애 통합 정원’을 소개합니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 무장애 시설

아이를 높은 공중화장실 세면대에 안아 올려주거나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대신 눌러준 경험, 부모라면 낯설지 않은 일이다. 우리가 이용하는 대부분의 공공시설이 성인을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 체구가 작은 아동뿐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장애인·임산부 등을 위해 물리적·심리적 장벽을 제거하는 운동이 바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우리말로 ‘무장애(無障碍)’다.

지난 1974년 국제연합 장애인생활환경전문가회의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현재 물리적인 장벽을 넘어 자격·시험 등을 제한하는 제도적·법률적 장벽은 물론 각종 차별과 편견 등 마음의 벽까지 허물자는 움직임으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시 광진구 서울 어린이대공원에 생긴 모두를 위한 ‘무장애 통합정원’을 찾아봤다.

추현준·김다은·백채희(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서울어린이대공원 ‘꿈틀꿈틀 놀이터’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추현준·김다은·백채희(왼쪽부터) 학생기자가 서울어린이대공원 ‘꿈틀꿈틀 놀이터’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보행로를 따라 정원으로 들어가자 일반 화단보다 높게 꾸며진 화단이 가장 먼저 이용자를 맞이한다. 장애인이나 어르신, 임산부, 어린이 등 이동에 불편을 느끼는 교통약자도 가까이에서 꽃과 나무를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된 높임 화단으로, 휠체어 높이에 맞게 조성돼 앉은 상태 그대로 꽃향기를 맡고 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허리를 살짝 굽히고 향기를 만끽한 소중 학생기자단은 “불편하게 쭈그려 앉지 않고도 가까이에서 꽃을 관찰할 수 있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후각을 이용해 자연을 만끽했다면 이번엔 촉각으로 느껴볼 차례다.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식물 학습 공간에는 단풍잎·은행잎·솔잎 등 다양한 나뭇잎 모형이 새겨진 촉각 설명판이 가득하다. 눈을 감고 손을 뻗으면 모형마다 각기 다른 모양·질감을 뽐내고 있다는 게 손끝으로 느껴진다. 메타세쿼이아잎은 단단하고 뾰족한 느낌, 은행잎 모형은 넓게 퍼진 부채꼴 모양의 줄기가 도드라지는 식이다. 손성일 서울 어린이대공원 시설팀장은 “모든 모형은 실제 식물의 질감과 유사하게 만들어졌다. 잎을 보거나 설명을 듣기 힘든 시·청각장애인도 손끝으로 모형을 만지며 나무 이름과 잎의 특징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스테인리스 봉이 설치된 소리 정원에 바람이 불면 은은한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시각장애인도 바람의 모양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됐다.

스테인리스 봉이 설치된 소리 정원에 바람이 불면 은은한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시각장애인도 바람의 모양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됐다.

손 팀장은 “ ‘날개’를 뜻하는 순우리말 ‘나래’를 활용한 명칭으로, ‘장애·비장애 어린이 모두의 꿈을 날개처럼 활짝 펼칠 수 있는 정원’이라는 의미에서 꿈나래 정원”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특징은 단차 없는 보도. 꿈나래 정원 입구부터 구석구석까지 평지로 이어진 길에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 적용됐다.

손 팀장은 “유니버설 디자인은 성별·연령·국적·문화적 배경·장애에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제품 및 사용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손 팀장은 “지하철 내 다양한 높낮이의 손잡이, 휠체어 탑승이 용이한 저상버스, 경사로 등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갔던 곳에서도 쉽게 유니버설 디자인을 찾아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꿈나래 정원 한쪽에서 은은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크기가 다른 스테인리스 봉이 설치돼 바람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소리정원에서 들려오는 노래다. 바람이 한차례 휙 불자 실로폰을 떠올리게 하는 영롱한 연주가 시작됐다. 소음을 고려해 약한 바람에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설계됐다. 소리정원 역시 시각장애인을 위한 공간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꽃·나무를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 소리를 듣고 바람의 모양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정원을 둘러본 뒤 서울 어린이대공원의 또 다른 무장애 통합시설인 ‘꿈틀꿈틀 놀이터’로 향했다. 장애·비장애 어린이 모두 마음껏 상상하고 활동하며 재미를 나누는 곳으로, ‘어린이들이 꿈틀꿈틀 몸을 움직이는 놀이터’ ‘모든 아이의 꿈을 담은 틀’이라는 뜻을 담았다. 놀이터 중심에 있는 조합 놀이대는 유아차나 휠체어를 끄는 보호자에게 인기 만점. 휠체어 장애 아동의 경우 보호자가 아동을 안고 계단을 오른 뒤 미끄럼틀까지 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조합 놀이대는 통로가 넓고 완만한 경사로로 이어져 유아차나 휠체어를 탄 상태로도 이동할 수 있다.

세 학생기자가 휠체어 장애인과 함께 탑승할 수 있는 회전무대를 체험하고 있다.

세 학생기자가 휠체어 장애인과 함께 탑승할 수 있는 회전무대를 체험하고 있다.

어린 시절 놀이터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회전무대(뱅뱅이)도 눈에 띈다. 김계영 서울 어린이대공원 시설팀 차장은 “평지와 같은 높이로 만들어져 휠체어나 유아차를 탄 어린이도 쉽게 기구 안으로 진입할 수 있다”며 “휠체어 칸막이에 들어가면 아무리 세게 회전무대를 돌려도 떨어지거나 밀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등받이와 안전 벨트가 구비된 카시트형 그네.

등받이와 안전 벨트가 구비된 카시트형 그네.

꿈틀꿈틀 놀이터에서 가장 인기 많은 놀이 기구는 등받이에 안전벨트까지 달린 카시트형 그네다. 힘이 없어 줄을 꼭 쥐거나 중심을 잡기 힘든 어린이도 안전하게 앉아서 탈 수 있다. 엉덩이가 쏙 들어가도록 설계돼 안정감 있고, 벨트 덕에 떨어질 위험도 없다. 이밖에도 휠체어를 탄 어린이도 자유롭게 이동하며 모래 놀이를 할 수 있는 모래 놀이 벽, 이동과 활동이 편리하도록 고무 매트가 깔린 미니 암벽 등 놀이터 곳곳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을 발견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7년 교통약자 이동 편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교통약자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28.9%에 달한다. 국민 10명 중 3명이 이동권 제약으로 소외된다는 뜻이다. 배리어 프리는 사회적·교통약자의 물리적·심리적 장벽을 허물고 모두가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이번 주말, 우리 아이와 함께 주변에 숨어있는 유니버설 디자인·무장애 시설을 찾아 나서보는 건 어떨까. 우리가 당연하게 누려왔던 환경에서 작은 차이점을 발견하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배리어 프리 운동에 동참할 수 있다.

▶ 서울 어린이대공원 ‘꿈나래 공원’·‘꿈틀꿈틀 놀이터’

-장소: 서울시 광진구 능동로 216 서울 어린이대공원 내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이용문의: 02-450-9311

※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따라 이용이 제한될 수 있으니 방문 전 홈페이지·전화 확인 필수

아이랑GO를 배달합니다

이번 주말 뭘 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아이와 가볼 만한 곳, 집에서 해볼 만한 것, 마음밭을 키워주는 읽어볼 만한 좋은 책까지 ‘소년중앙’이 전해드립니다. 아이랑GO를 구독하시면 더 많은 아이를 위한 즐길 거리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부모를 위한 뉴스, 중앙일보 페어런팅에서도 아이랑GO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