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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몸값 100조? 당근 가능" 3조 당근마켓 김용현 승부수

중앙일보

입력 2021.08.19 05:00

업데이트 2021.09.0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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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당근마켓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18일 1789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로 기업가치 약 3조원을 인정받으면서다. 2년 전 2000억~3000억이던 몸값이 10배 이상으로 뛰었다. 롯데쇼핑(코스피 시총 2조 9900억원)이나 신세계(시총 2조 5800억원)보다 미래가치가 더 높다는 얘기. 2015년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시작한 중고거래 서비스는 어떻게 6년 만에 '로컬 슈퍼앱'을 노리게 됐을까.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교보타워에 있는 당근마켓 본사에서 김용현 공동대표를 만나 물었다.

김용현 당근마켓 공동대표가 13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김용현 당근마켓 공동대표가 13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페북·트위터 투자자 "앱부터 한번 보자"

이번에 기업가치 3조원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시장을 보는 관점이 바뀌었다. 한국을 세계 톱5 시장 중 하나로 본다. 한국에서 카카오나 쿠팡처럼 국민앱이 되면 100조 이상의 기업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하더라. 당근마켓은 로컬 비지니스로 확장성과 '수퍼 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받았다.
글로벌 확장성보다 한국 시장을 보고 투자했단 말인가?
해외 어디에도 당근마켓 같은 앱이 없어 평가가 쉽지 않았다. 국내 시장가치 만으로도 앞으로 몇십조 원의 서비스가 될 수 있다고 봐줬다. 물론 당근마켓의 글로벌의 성공 가능성도 철저히 따졌고.
페이스북·트위터·그루폰 초기 투자사로 유명한 DST글로벌(리드투자사)도 투자했던데.
시리즈C(2019년) 투자 마무리후 DST 쪽에서 사무실로 직접 찾아왔다. "이렇게 방문 빈도가 높고 체류시간이 긴 커머스 앱은 처음본다"는 반응이었다. 이후 계속 화상 미팅을 이어왔다. DST글로벌 대표인 유리 밀러(Yuri Milner)는 줌 미팅에서 "회사 설명은 할 필요 없고, 앱부터 보여달라"고 하더라. "커머스와 커뮤니티 성격을 동시에 가진 유니크한 앱"이라며 바로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금은 어디에 쓸 계획인가.
인재 채용, 기술 고도화를 위한 인공지능·머신러닝 투자, 글로벌 진출에 쓰려고 한다.  
당근마켓 투자 현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당근마켓 및 벤처캐피탈 취합]

당근마켓 투자 현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당근마켓 및 벤처캐피탈 취합]

당근마켓의 넥스트, 생활밀착 · 당근페이

당근마켓은 7월 기준 가입자 2100만명을 기록했다. 전체 가구 2092만 가구(2020년 기준, 통계청)를 넘어섰다. 앱사용 지표인 MAU도 2018년 1월 50만명에서, 올 7월 1500만명으로 30배 늘었다. 1000만 MAU까지 걸린 시간은 2년 8개월, 쿠팡(3년)이나 배달의민족(5년 5개월)보다 빨랐다.

'당근 중독'이란 말도 나온다. 소비자를 어떻게 붙잡았나.   
가끔 버스에서 당근마켓 쓰시는 분들을 만나는데, 카톡 보다가 유튜브 보고, 다시 당근마켓 피드를 보다가 유튜브로 가더라. 물건 사려고 쓰는 게 아니라 콘텐트를 소비하듯, SNS를 하듯 당근마켓을 쓴다. 사용자들이 당근마켓에서 물건 득템하는 재미, 동네생활 둘러보는 재미를 얻는다고 본다. 
가입자가 2000만을 넘었는데, 여기서 더 커질 수 있을까.
카카오나 네이버의 월사용자는 4000만명이 넘는다. 저희도 일상서비스가 되면 그 정도까진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중고거래 뿐 아니라 동네 가게를 찾거나 모임을 만드는 등 진짜 생활 밀착 서비스가 된다면 가능하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
우선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담는 플랫폼이 되겠다. 청소·세탁·배달·이사·차량세차·인테리어 등 O2O(online to offline) 앱이 수천개인데, 대부분 독자적으로 신규 사용자를 늘리기가 쉽지 않다. 스타트업들이 당근 마켓의 1500만 트래픽을 이용하고, 사용자는 파편화된 생활 앱과 서비스를 당근마켓에서 편하게 쓰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생활 서비스들이 입점하는 플랫폼?
지금도 '내근처' 메뉴 안에 세탁특공대·미소 같은 앱이 추가돼 있다. GS편의점 마감할인도 들어왔다. 향후 이런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당근 계정과 연동해, 개별 서비스에 신규가입·로그인할 필요 없이 당근마켓에서 다 쓸 수 있도록 하겠다. 준비 중인 결제시스템 '당근페이'로 결제도 가능해질 것이다.
당근페이는 언제 나오나.
준비는 끝났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금융업 등록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초기엔 앱에서 당근페이로 동네가게 상품을 결제하고 사용자가 물건만 픽업해오는 모델부터 시작한다. 생활 밀착형 앱 연결 등 다양한 비지니스로 확장하는 데 당근페이가 중심이 될 거다.   
당근마켓 월간사용자(MAU) 증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당근마켓 월간사용자(MAU) 증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하이퍼로컬, 그리고 커뮤니티

당근마켓은 중고거래를 반경 6km 내로 제한하고, 공동체의 가치를 강조한다. 왜? 
공동체 회복이라는 선한 가치와 비지니스는 함께 갈 수 있다. 지역공동체 서비스가 되면 트래픽이 따라오고, 그걸 바탕으로 비지니스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지금은 중고거래가 트래픽을 불러오지만, 앞으로 커뮤니티가 핵심이 될 거다.
하이퍼로컬(hyper-local · 좁은 지역)을 그렇게 강조하는 이유는.
슬리퍼 신고 다닐 만한 '슬세권'에 집중하겠다는 거다. 사실 동네 골목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카페나 상점이 많다. 이런 동네 생태계를 재발견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만드는 게 저희 목표다. 그게 '하이퍼 로컬'이다. 이런 커뮤니티가 강화되면 커머스도 자연히 붙게 된다. 동네 기반 커머스 시장이 엄청난데 국내에선 이걸 제대로 하는 데가 없다. 온·오프라인이 연결되는 새로운 '로컬 커머스'를 우리가 하겠다.  
김용현 당근마켓 대표가 13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김용현 당근마켓 대표가 13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경쟁자는 누군가.
국내에선 네이버다. 지금도 동네 가게를 찾을 때 네이버에서 위치나 리뷰를 검색하고, 네이버엔 주문 픽업 서비스도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이던 네이버카페는 최근 '이웃 탭'도 만들었다. 하이퍼로컬의 중요성을 잘 아는 회사다. 하지만 커뮤니티는 우리가 더 앞섰고, 네이버가 추격자다.

글로벌 당근, 도약은 2022년

현재 미국·캐나다·영국·일본에 진출해 있다. 성과는?
아직까진 테스트 중이다. 지난 2년간 해외서 얻은 피드백으로 앱을 개선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글로벌에 최적화된 앱을 여러 국가에 동시에 선보이고, 도약할 것으로 본다.  
국가별로 문화나 환경이 다를 텐데.
차이가 진짜 크다. 서울은 반경 4㎞면 모든 게 가능한데, 미국·캐나다는 그게 30~40㎞는 돼야 하더라. 시·군·구 같은 행정체계도 한국처럼 명확하지 않아 고민이다. '동네 인증' 방식을 유지하면서 현지화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선 누가 경쟁자인가.
로컬 커뮤니티 앱은 페이스북이 압도적이다. 한국엔 네이버카페나 밴드가 강하지만 글로벌에선 페북이 커뮤니티 기반으로 지역 중고거래까지 한다. 5년 안에 페북과 진짜 경쟁하게 될 것 같다. 
상장 계획은.
아직은 없다. 상장은 대중에게 저희 회사 주식을 사라고 권하는 건데, 수익성을 탄탄히 한 뒤 추진하고 싶다. 당분간 전문 투자사의 투자를 받으려 한다.
당근마켓 하면 사람들이 뭘 떠올렸으면 하나.
우리동네, 로컬이다. 중고거래도 하고 동네사람도 만나고, 가게도 발견하고, 구매도 하고, 질문도 주고 받으면 좋겠다. '우리동네 하면 당근'이 바로 떠오를 때 저희가 진짜 '로컬 수퍼 앱'이 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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