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추가기소 반대한 수사심의위, 이탄희 아내 참여 논란

중앙일보

입력 2021.08.19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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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백운규

백운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배임교사 혐의 추가 기소 여부와 관련해 검찰에 불기소 권고를 했다. 그러나 수심위에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배우자인 오지원 변호사가 검찰 측의 기피 신청에도 불구하고 위원으로 참여해 공정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비난 글 등 친여성향 뚜렷
검찰, 기피 신청했지만 수용 안돼
배임교사 인정 땐 청와대 직격탄
국가 상대 손배소 우려 반영된 듯

수심위는 18일 “백 전 장관이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를 지시해 한국수력원자력이 손실을 보도록 했다”는 수사팀의 추가 기소 의견을 비공개로 심의한 뒤 9대 6의 의견으로 불기소 권고 의결을 했다. 수사 계속 여부에 대해서도 위원 15명 전원이 만장일치로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백 전 장관을 한수원 직원들에게 평가서 조작 등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로 기소한 대전지검 수사팀은 곧이어 백 전 장관에게 배임 교사 혐의도 적용해야 한다고 대검에 요청했다. 백 전 장관의 지시 아래 한수원 이사회가 부당한 조기 폐쇄를 결정해 한수원이 1481억원가량의 손해를 봤고 그만큼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정부가 이득을 얻었다는 게 수사팀의 논리였다.

하지만 김오수 검찰총장은 정재훈 한수원 사장에 대해 배임 혐의를 적용하는 건 몰라도 국가 정책 추진과 관련해 배임 교사 혐의를 적용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었다고 복수의 법조계 관계자가 전했다. 직권남용과 배임 교사가 병립하기 어려운 법리라는 시각도 있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김 총장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수심위를 열어 기소 여부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로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수심위원들 중에서도 이런 시각에 뜻을 같이한 이들이 더 많았던 셈이다.

앞서 검찰 수사팀은 수심위 위원 가운데 오지원 변호사에 대해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다’는 이유로 기피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 변호사는 사법개혁 및 검찰개혁을 강도 높게 주장해온 이탄희 민주당 의원의 아내다.

오 변호사에 대한 기피 신청 기각으로 이날 출석한 15명의 위원은 모두 표결에 참여하게 됐다. 이날 수심위에서 오 변호사는 배임교사 혐의 추가 기소 의견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의견을 폈다고 한다. 앞서 백 전 장관에게 배임교사 혐의가 추가로 적용돼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으로 청와대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오 변호사는 판사 출신으로 인권변호사로 활동해오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법무부 디지털 성범죄 등 전문위원으로 위촉됐다.

지난 6월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이제 대통령 후보 아내가 룸싸롱 출신으로 같이 놀던 검사들의 도움을 받았는지까지 살펴봐야 하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수사팀이 수심위 권고를 따를 경우 정부 입장에서는 한 시름 놓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백 전 장관에 대한 배임 교사 혐의가 추가로 적용될 경우 탈원전 정책에 대한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이 잇따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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