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쫌쫌따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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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정민 기자 중앙일보 중앙SUNDAY 문화부장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

‘쫌쫌따리’는 친구인 듯 보이는 두 사람의 SNS 글이 퍼지면서 유명해졌다. 한 친구가 “닭뼈에 살이 너무 없긴 하지만 그래도 맛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자 또 다른 친구가 약 올리듯 이런 댓글을 붙인다. “니가 뼈에 쫌쫌따리 붙어 있는 거 긁어서 티끌 모아 태산 맛 느끼고 있을 때 난 질겅 양념 제대로 느끼고 있다.”

의성어인지 의태어인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그 쫀득한 어감에 재미를 느낀 MZ세대는 닭뼈에 붙은 살처럼 ‘매우 적고 하찮은 양’을 말할 때 이 단어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뒤늦게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표현에 무게를 두고 ‘조금씩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라는 긍정의 의미로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기계발을 위해 글쓰기 또는 외국어 공부를 시작한 친구에게 “쫌쫌따리 해!” 외쳤다면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니 열심히 해”라는 응원이다. 주린이(주식 초보자)에게 “쫌쫌따리 투자해”라고 했다면 “로또 따위 기대 말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종목에 투자하라”는 조언이다.

1996년 남성듀오 ‘클론(구준엽, 강원래)’이 발표한 1집 앨범 커버 앞면. 전주만 들어도 흥이 절로 나는 노래 ‘꿍따리 샤바라’가 수록돼 있다. [사진 인터넷 캡처]

1996년 남성듀오 ‘클론(구준엽, 강원래)’이 발표한 1집 앨범 커버 앞면. 전주만 들어도 흥이 절로 나는 노래 ‘꿍따리 샤바라’가 수록돼 있다. [사진 인터넷 캡처]

1996년 남성듀오 ‘클론(구준엽·강원래·사진)’이 발표한 명곡이 있다. 1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전주만 들어도 전 국민이 어깨춤을 추며 흥을 폭발하게 되는 노래 ‘꿍따리 샤바라’. “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할 땐 산으로 올라가 소릴 한 번 질러봐 나처럼 이렇게 가슴을 펴고 꿍따리 샤바라 빠빠빠 누구나 세상을 살다 보면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어 그럴 땐 나처럼 노랠 불러봐 꿍따리 샤바라 빠빠빠~.”

꿍따리든, 쫌쫌따리든, 식빵이든, 지치고 힘들 때 활력을 불어 넣어줄 주문 하나씩 가져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