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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축 빌라 깡통전세 속출…강서구 83% 도봉구 55%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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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빌라(다세대·연립주택)로 눈을 돌리는 실수요자가 많다. 그런데 최근 신축 빌라가 다수 들어선 강서·도봉·금천구 등에서 전세보증금이 매매가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서는 이른바 ‘깡통주택’이 속출하고 있다.

상반기 전세거래 2752건 조사 #27%가 전세가율 90% 웃돌아

18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지어진 신축 빌라의 상반기 전세 거래 2752건을 조사한 결과, 전체 중 26.9%(739건)가 전세가율 90%를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전셋값이 매매가와 같거나 더 높은 경우도 19.8%(544건)에 달했다.

서울 신축빌라 깡통주택 비중

서울 신축빌라 깡통주택 비중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서구의 깡통주택 비율이 가장 높았다. 올해 거래된 신축 빌라 전세 351건 중 290건(82.6%)이 전세가율 90%를 넘어섰다. 한 예로 올해 입주한 화곡동 A빌라의 경우 2분기(4월~6월) 전용면적 29.39㎡가 전세, 매매 모두 2억9400만원에 거래됐다. 전세가율이 100%에 달한다.

도봉구는 40건 중 전세가율 90%를 넘는 전세가 22건으로 55%에 달했다. 금천구도 121건 중 62건(51.2%)으로 깡통주택 비율이 절반을 넘겼다.

신축 빌라에서 깡통주택이 많이 나타나는 건 매수자를 수월하게 찾기 위해 빌라 건설 사업자가 준공 이후 세입자를 먼저 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세입자 전세보증금을 끼고 매수자가 최소한의 자기자본으로 집을 장만할 수 있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다방 관계자는 “전세 수급 불균형에 따른 전셋값 상승으로 신축 빌라를 중심으로 깡통주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빌라의 경우 아파트만큼 매매가 쉽지 않고, 시세도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전세보증금을 일부 떼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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