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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이낙연 정치생명 끊겠다” 송영길 “황, 금도 넘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부 갈등이 갈수록 태산이다.

황 “사장 후보 내 능력” 사퇴 일축 #이낙연 측에 “짐승” 문파엔 “악마” #정세균 “임명권자 욕보이는 일” #이재명측 지명 철회·강행론 팽팽

황씨는 18일 자신을 둘러싼 보은 인사 논란에 대해 “사장 후보자는 제 능력으로 확보한 권리”라고 반박했다. 황씨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정치인 당신들이 파시스트가 아니라면 시민의 권리를 함부로 박탈하라고 말하지 말기 바란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황교익

황교익

그는 특히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향해 “저를 죽이고자 덤비는 이낙연의 공격에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오늘부터 청문회 바로 전까지 저는 오로지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경기도의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30일로 잡혀 있다. 이낙연 캠프 신경민 상임부위원장은 전날(17일) 황씨를 두고 “한국 음식은 일본 아류라는 식의 멘트를 많이 했다. 도쿄·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같은 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친일 프레임을 덮어씌운 이낙연 측 사람들은 인간도 아닌 짐승”이라고 했던 황씨는 18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극렬 문파들은 사람을 죽이려고 덤비는 악마들”이라고 격한 어조로 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중앙대 동문 학연이 사장 내정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선 “몇 번 얼굴은 봤지만 밥 한번 같이 안 먹었다”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이쯤 되면 막말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이 지사에게 “임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황씨의 ‘인간 아닌 짐승’ 등 막말 대응은 자신의 임명권자를 욕보이는 일”이라며 “이재명 후보는 황씨 내정을 하루속히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박용진 의원도 “황씨는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 우리 당 대표를 지낸 이낙연 후보에 대해 ‘정치 생명을 끊겠다’는 등의 섬뜩한 표현을 사용하며 갈등을 격화시키고 있다”면서 “이로 인한 논란은 이재명 후보의 책임이 될 수밖에 없다. 내정을 철회하고 결자해지하기 바란다”고 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황씨 발언은 금도를 벗어난 과한 발언이 아닌가 생각한다. 논란의 과정을 통해 상식에 맞게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특정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의원들 사이에선 “너무 날 선 이야기가 나온다. 그만하셨으면 한다”(윤건영 의원)는 우려가 나왔다.

이 지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 지사는 전날 “그분 나름 전문성을 가진 훌륭한 음식문화 전문가”라고 황씨를 감쌌다. 그러면서 “도의회 인사청문회, 국민 여론을 보고 정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캠프 내부에선 지명 철회와 강행론이 모두 나오고 있다. 캠프 소속 한 의원은 “전문성·기획력이 뛰어난데 보은 인사라는 건 괜한 트집”이라며 지명 강행론을 폈다. 반면에 “내정 철회” 목소리도 꽤 있다. 캠프 관계자는 “캠프 내에서 ‘빠른 지명 철회가 좋겠다’는 보고가 이미 올라갔다. 청문회를 거친 뒤 철회를 한다는 식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 지사 선택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단 청문회까지는 지켜보자는 주장이 많다고 한다. 다만 캠프 내 다른 관계자는 “청문회까지 열흘 이상 남아 있다. 계속 난타를 당할 수 있다는 게 위험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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