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존중" 탈레반 공언은 허언…아프간 국기 들자 총 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8.18 21:37

업데이트 2021.08.18 22:03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첫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간 전쟁 종료를 선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첫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간 전쟁 종료를 선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온건 통치를 내세우며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1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국기 제거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권 존중과 포용적인 정책을 펼치겠다는 탈레반의 공언이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알자지라·스푸트니크·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아프간 동부 낭가르하르주의 주도인 잘랄라바드에서 탈레반 대원이 시위대를 향해 총을 발사해 최소 2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당시 시위대는 아프간 국기를 들고 이를 다시 국기로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탈레반은 최근 정권을 장악한 이후 기존 정부의 국기를 탈레반 상징 깃발로 교체하고 있었다.

아프간 현지매체인 파지호크 아프간이 공개한 영상에는 총소리가 들리는 거리에서 사람들이 혼비백산하며 달아나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폭스뉴스에 따르면 지난 17일 아프간 타하르주 주도 탈로칸에서 한 여성이 피투성이가 된 채 숨져 있고 여성의 부모와 주변 사람들이 어쩔 줄 몰라하는 사진이 찍혔다. 폭스뉴스는 이 여성이 부르카(온몸을 모두 가리는 여성 의복)를 착용하지 않고 외출했다가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전날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아프간 수도 카불 점령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사면령이 선포된 만큼 이전 정부나 외국 군대와 일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복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슬람법의 틀 안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고 엄격한 사회 통제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성의 취업과 교육도 허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탈레반의 이 같은 공언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는 잔혹한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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