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산주의운동사' 저자 이정식 명예교수 별세

중앙일보

입력 2021.08.18 20:30

업데이트 2021.08.18 21:54

이정식 경희대 평화대학원 교수(전 미국 펜실베니아 교수) / 2011.11.08 경희대=최승식 기자

이정식 경희대 평화대학원 교수(전 미국 펜실베니아 교수) / 2011.11.08 경희대=최승식 기자

 스승 로버트 스칼라피노 UC버클리대 교수와의 공저 『한국공산주의운동사』로 한국 공산주의의 기원과 발전과정에 관한 독보적 연구를 남긴 이정식 미국 펜실베니아대 명예교수가 17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근교 요양원에서 별세했다. 90세.
 1931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난 고인은 만주와 한반도를 오가며 성장했다.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국공내전, 한국전쟁 등 잇따른 전쟁을 겪었다. 14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동생들을 부양하기 위해 쌀장수 등을 하기도 했다. 1·4 후퇴 때 피난을 나온 이후에는 국민방위군 사관생도, 미군부대 통역 요원을 거쳤다.
 미군 장교와 선교사 등의 도움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라 1956년 UCLA(캘리포니아주립대 LA캠퍼스)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61년 UC버클리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콜로라도대, 다트머스대를 거쳐서 1963년부터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로 일했다. 고려대 연구교수, 연세대학교 용재 석좌교수, 경희대학교 평화복지대학원 석좌교수를 지냈다.
 1973년 미국에서 출간된 『한국공산주의운동사』는 일제강점기 민족주의 운동에 토대를 둔 한국 공산주의 기원부터 해방 이전 공산주의 운동이 실패한 원인, 한국전쟁 이후 북한체제 수립과 김일성 주체사상 확립에 이르는 역사를 실증적으로 분석‧정리한 역작이다. 이 책으로 스칼라피노 교수와 함께 1974년 미국 정치학회가 주는 최고 권위의 저작상인 ‘우드로 윌슨 재단상’을 받았다. 한국에선 1986년 처음 출간됐다.

『한국민족주의의 운동사』『이승만의 청년시절』『구한말의 개혁·독립투사 서재필』『대한민국의 기원』『여운형』『이정식 자서전-만주 벌판의 소년 가장, 아이비리그 교수 되다』등의 저서가 있다. 1990년 제1회 위암학술상, 2012년 경암학술상, 2018년 인촌상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우명숙씨와 두 딸 영란·지나씨, 사위 로버트 루소, 앤디 곽. 장례는 28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한인연합교회 주관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장지는 필라델피아 인근 조지 워싱턴 묘지. 국내에서는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이 사이버 조문소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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