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르노삼성과 완전 결별…지분 매각키로

중앙일보

입력 2021.08.18 20:05

업데이트 2021.08.18 20:46

삼성이 르노삼성자동차와 완전히 결별한다. 1995년 삼성자동차를 출범하면서 완성차 사업을 시작한 지 26년 만에 자동차제조업과 인연을 끊는 것이다. 2000년 프랑스 르노를 대주주로 해서 출범한 ‘르노삼성’이라는 브랜드가 탄생한 지는 21년 만이다.

르노삼성의 2001년 SM525V. [중앙포토]

르노삼성의 2001년 SM525V. [중앙포토]

삼성카드는 18일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르노삼성차 지분을 모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카드는 2020년 말 기준으로 르노삼성차 지분 19.9%를 보유하고 있다. 르노그룹은 80.04%를, 우리사주조합이 나머지 0.06%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카드 측은 “잔여 지분을 전부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주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에 매각 개요를 담은 투자설명서를 배포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사실상 르노와 결별 수순을 밟았다. 지난해 8월 르노와 브랜드 사용 계약을 갱신하지 않아 당시로부터 2년 동안만 르노삼성 브랜드를 사용하게 됐다. 르노가 현 상태로 대주주를 유지한다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삼성을 뗀 ‘르노’ 브랜드를 달고 국내 생산 및 영업을 하게 된다. 삼성은 2000년 이후 브랜드 사용을 허용하는 대신 삼성 브랜드 이용권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이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해에 르노삼성 국내 매출의 0.8%를 받아왔다. 계약은 10년 단위로 이뤄졌다. 삼성카드 역시 지분 보유에 따른 배당을 받아왔다.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판매 저조로 조업 중단을 밝혔던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문이 닫혀 있다. 뉴스1

지난해 9월 판매 저조로 조업 중단을 밝혔던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문이 닫혀 있다. 뉴스1

하지만 최근 경영악화와 3년 연속 파업 등에 영향을 받아 지분 완전 정리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8년 만에 영업손실(79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초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부산공장에서는 닛산 로그를 위탁생산하면서 실적 부진을 만회해왔는데, 위탁생산 계약이 끝난 영향이었다. 르노 역시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차 선호도가 높아져 상표권 사용료를 내가며 르노삼성 브랜드를 유지해야 할 지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삼성차 측은 “삼성의 지분 정리 결정에 대해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반응했다.

르노삼성 브랜드가 사라지더라도 현재의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에 붙는 태풍 모양의 르노삼성 엠블럼은 계속 유지될 수 있다. 삼성자동차 시절에 만들어졌지만 엠블럼 소유권은 르노삼성차에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고 이건희 회장 주도로 1995년 삼성자동차를 설립했다. 98년 중형 세단 SM5를 내놓아 인기를 끌었지만 외환위기와 경영난에 봉착해 이듬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에 르노가 대주주가 되면서 신규 회사를 세워 르노와 삼성, 채권단이 출자하는 방식으로 르노삼성차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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