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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공군의 호소 "탈레반이 추적중, 美 안오면 우린 처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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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는 미군들. AFP, 연합뉴스.

지난달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는 미군들. AFP, 연합뉴스.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의 한 공군 조종사가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구해주지 않으면 우리는 처형될 것”이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미국의 인터넷 뉴스 매체인 ‘불워크(The Bulwark)’는 지난 16일 ‘Please Don’t Leave Us Behind(우리를 남겨두지 마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탈레반의 추적을 피해 은신 중인 한 아프간 공군 조종사와의 이메일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2005년 아프간 국방안보군(ANDSF)에 입대했다는 아프간 공군 조종사는 “현재 탈레반으로부터 몸을 숨기기 위해 다른 조종사들과 함께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본인에 대해 미국에서 수년 살면서 영어를 배웠고 학부 조종사 훈련과 고급 조종사 훈련 과정을 마쳤다고 소개했다. 이 조종사는 “아프간 공군 조종사들은 아프간군 특수부대원들과 함께 최고의 전사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은 지난 몇 년간 우리를 추적해 왔지만, 특히 지난 1년간 심해졌다. 탈레반 암살자들 때문에 많은 친구를 잃었다”고 설명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군 특수부대원들과 무장차량들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파르완주 고르반드 지구에서 탈레반 반군과 대치하는 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정부군 특수부대원들과 무장차량들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파르완주 고르반드 지구에서 탈레반 반군과 대치하는 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 조종사는 “우리가 구조되지 않으면 탈레반은 우리를 처형할 것이다. 나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이 우리와 우리 가족들을 안전하게 데려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군이 철수한 뒤 무너진 아프간의 상황에 대해 그는 “(아프간의) 고위 지도자들은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고 사라졌고, 그들에게 화가 난다. 하지만 우리는 그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조정사는 “미국을 신뢰하는 아프간인들이 많다. 군인들도 마찬가지다. 제발 우리를 두고 가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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