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도 "의외의 결과"...인하대 재정지원 탈락 미스터리

중앙일보

입력 2021.08.18 17:16

업데이트 2021.08.18 18:44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전경.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전경.

"이전에는 큰 감점이 없었던 정성 평가 항목에서 너무 낮은 점수를 받았다. 거의 만점을 받은 정량 평가랑 차이가 커 납득할 수 없다"(인하대 관계자)

17일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최고의 명문대로 꼽히는 인하대의 재정지원 대상에서 탈락에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학교 측은 평가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평가를 요구했다.

이번 평가에서 일반대와 전문대 52개 대학이 2022~2024년 일반재정지원 대상에서 탈락했다. 일반재정지원금은 대학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각 대학에 지급하는 돈이다. 연간 지급 규모는 올해 기준 대학은 48억원, 전문대학은 37억원 규모다.

"지역 명문대에 '부실 대학' 낙인"

정부 일반재정지원 탈락 대학.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정부 일반재정지원 탈락 대학.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가장 눈길을 끈 건 인천지역의 명문으로 꼽히는 인하대의 탈락이다. 이만기 유웨이평가연구소장은 "인하대는 서울 중위권 대학과도 견줄만한 곳으로 평가받는다"며 "입시 업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지역사회도 술렁인다. 인천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인하대는 지역의 자부심인 데다 상당수 유력 인사의 모교"라며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인하대를 졸업한 이모(31)씨는 "지역 명문대에 '부실 대학'이란 낙인이 찍혔다"며 아쉬워했다.

인하대 측은 전날 교육부 발표 직후 가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인하대는 통해 "교육비 환원율, 신입생 충원율, 재학생 충원율, 졸업생 취업률 등 정량지표를 모두 만점을 받았다"며 "이번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을 통해 재평가받겠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필기에서 만점 받았는데, 면접에서 떨어뜨린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정성 평가에서 큰 감점…"납득 못 해"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평가 표.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 항목은 정성 평가한다. [표 교육부]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평가 표.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 항목은 정성 평가한다. [표 교육부]

인하대에 따르면 학교 측은 정성 평가 대상인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에서 현저하게 낮은 점수를 받았다. 중앙일보 취재 결과 인하대는 해당 항목에서 67점(100점 만점)을 받았다. 반면 2017년 이뤄진 같은 평가에서는 92.77점을 받았다. 3년 만에 약 26점이나 떨어진 것이다.

인하대 관계자는 "교육과정 평가 외에는 예년과 비슷한 점수를 받았다"며 "교육과정 운영 한 항목에서 점수가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 항목은  전체 평가의 20%를 차지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 항목은  수업 운영 과정에서 교육과정·학습 방법 개선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평가한다. 평가위원은 주관적 평가에 따라 A~E 등급 점수를 부여한다.

교육부 "의외의 결과지만…평가는 객관적"

인하대학교 [연합뉴스]

인하대학교 [연합뉴스]

일각에선 2018년 인하대 학사부정 논란을 원인으로 추측하지만, 가능성은 낮다. 당시 교육부는 조원태 당시 대한항공 사장이 요건을 갖추지 않고 인하대에 편입했다며 학위 취소를 지시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수사·감사를 반영한 '법인 책무성'은 만점에 가까운 98.45점을 받았다"며 "당시 논란은 평가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평가는 공정하게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송근현 고등교육정책과장은 "다소 의외의 결과지만, 기본역량진단은 대학마다 1명씩 선정한 평가위원이 한다"며 "평가 대상과 관계가 있는 위원은 배제하는 등 공정성을 최대한 지켰다"고 말했다.

이어 송근현 과장은 "전날 발표한 건 가결과라 확정되지 않았다"며 "이의를 제기하면 절차에 따라 공정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종 결과는 이달 말쯤 나온다.

대교협 "정치적 개입 의심…등록금 올릴수도"

반발은 개별 대학을 넘어 대학 사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김병진 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기획혁신팀장은 "이번 결정은 분명 관련 부처나 정치권의 영향력에 의해 초래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13년 동안 대부분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해 재정이 파탄 상태"라며 "일반재정지원을 늘리지 않으면 등록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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