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간첩단’ 혐의 유일한 불구속 피의자 구속영장 재청구

중앙일보

입력 2021.08.18 15:16

업데이트 2021.08.18 15:25

2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충북 청주시 활동가 4명이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2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충북 청주시 활동가 4명이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간첩단 활동 혐의를 받는 ‘자주통일 충북동지회(이하 충북동지회)’ 사건과 관련해 유일한 불구속 피의자인 손모(47)씨에 대해 구속영장이 다시 청구됐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2일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손씨에 대한 영장이 기각돼 3명만 구속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이형걸 청주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손씨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실시했다. 심사 결과는 늦어도 19일 오전 중으로 나올 전망이다.

청주지법은 지난 2일 북한의 지령에 따라 지하조직 충북동지회를 결성해 활동한 혐의로 ‘총책’격인 박모(57)씨와 조직원 박모(50)씨, 윤모(5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도 손씨에 대해선 “구속 사유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국정원은 경찰 국가수사본부와 추가 수사를 한 뒤 다시 영장을 신청했다.

국정원은 손씨를 두고 첫 번째 영장이 기각된 직후 불구속 상태로 송치하는 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손씨가 자신을 포함한 피의자 4명의 구속영장을 언론에 공개하자 국정원은 “북한 등에 수사 상황을 알려 증거인멸을 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 수사 방침을 굳혔다고 한다.

도주의 우려도 여전하다는 판단이다. 국정원에 따르면 손씨는 2000년 이후 16차례 주소를 변경하는 등 주거 이동이 잦았고 2005년부터 2017년 중국을 10회 방문했다. 계속 불구속 상태로 수사하다간 손씨가 중국 등으로 도주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국정원의 판단이다.

청주지검, 송강 차장 지휘로 보완수사 나선다

국정원은 이번 주 안으로 이미 구속된 박씨 등 3명에 대해선 검찰로 송치해야 한다. 오는 21일 구속 기간이 만료하기 때문이다. 이날 손씨에 대한 구속영장까지 발부되면 이번 주 중으로 피의자 4명 전원을 한꺼번에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청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용식)는 사건을 넘겨받는 대로 형사3부 소속 주임검사 1명 외에 청주지검 내 다른 부 소속 검사 1명을 추가로 투입해 보완 수사를 할 예정이다. 이들뿐만 아니라 ‘특수통’으로 꼽히는 김 부장과 공안 수사 경험이 풍부한 송강(47·사법연수원 29기) 차장검사도 수사를 적극적으로 지휘할 전망이다.

당초 청주지검은 대검찰청에 “서울 관내의 검사 1명을 파견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부나 대검 공안과 등에 있는 ‘공안통’ 검사를 투입해달라는 요구였다. 하지만 대검은 “서울에 여력이 없어 불가능하다”며 거부했다. 다른 사건 수사뿐만 아니라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선거사범 관리 업무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고 한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3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3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대검, 검사 파견 요청 거부에…국민의힘 “수사방해”

이를 두고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민의힘 위원 일동은 “현 정권의 수사방해 DNA는 친북 간첩 사건에까지 발동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야권의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페이스북)를 통해 “지난 정부에 대한 적폐청산 수사를 했을 때는 검사들이 수십 명씩 파견돼 이 잡듯이 수사했다”며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간첩단 수사를 하는 데에는 단 한 명의 검사도 파견하지 못한다는 건데 국민에게 이 말을 믿으라는 건가”라고 밝혔다.

손씨 등 4명은 2017년 북한의 지령을 받고 지하조직 충북동지회를 결성한 뒤 여·야 정당의 내부 동향 등을 수집해 북한에 전달하고,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 반대 운동 등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중국 베이징과 캄보디아 프놈펜 등에서 북한 공작원들과 직접 접선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국정원은 별도로 이들이 중국 선양의 대형마트 무인 사물함을 통해 활동자금 2만달러를 지급 받은 것으로도 보고 있다.

피의자들은 국가보안법상 목적수행·회합통신 등 자신들에게 적용된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국정원이 20여 년 전부터 허위 증거를 토대로 불법 사찰, 조작 수사를 해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가운데 피의자 3명은 구속된 박모(50)씨에 대해 “국정원에 포섭된 프락치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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